화석 돌말류로 밝혀낸 상주공검지의 생성과 변천사
화석 돌말류로 밝혀낸 상주공검지의 생성과 변천사
  • 김경아 기자
  • abzeus@nate.com
  • 승인 2020.02.13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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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1,400년 이전에도 자연 습지’ 확인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최대 6,000년부터 쌓인 상주 공검지 퇴적층의 화석 돌말류를 분석하여 자연습지였던 이곳이 1,400년 전에 인공 저수지로 축조됐다는 사실을 생물학으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공검지는 경상북도 상주시 공검면에 있는 저수지로, 영남지방 최대의 농경문화 중심지인 상주지방의 농업용수를 충족시켜준 못이다. 상주 공검지는 우리나라 논 습지 중 처음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환경부, 2011년 6월 29일)된 곳이다. 조선 초기에 작성된 《고려사》(김종서, 정인지 등 편찬)에는 1195년(고려 명종 25년) 공검이라는 큰 못에 축대를 쌓아 저수지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1959년 말 서남쪽에 오태저수지가 완공되자 이곳은 모두 논으로 만들었고, 1993년 옛터 보존을 위해 1만 4,716㎡ 크기로 개축하였다. 2009년 5월 공검지 복원공사하면서 발굴한 옛 수문을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이곳의 축조 시기가 약 1,400년 전으로 추정됐다(상주시청 문화예술과, 2011).

공검지 내부 시추.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2019년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상주 공검지 일대 2곳에서 시추작업을 하여 퇴적층을 분석했다. [사진=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공검지 내부 시추.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2019년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상주 공검지 일대 2곳에서 시추작업을 하여 퇴적층을 분석했다. [사진=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상주 공검지 일대 2곳에서 각각 9m와 8.5m 깊이로 땅을 파내고, 공검지 생성 시기에 관한 생물학적인 근거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퇴적층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퇴적층에 보존된 화석 돌말류의 출현량과 출현종의 특성을 분석하여 공검지의 생성 시기와 과거 수환경 변화를 규명했다.

분석 결과, 공검지의 6,000년 전 퇴적층(5~6m 깊이)에도 화석 돌말류가 발견되어 축조 이전(1,400년 전)에는 공검지가 자연 발생한 습지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1,400년 이후에는 4단계의 수위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150년여 전 퇴적층(1.5~2m 깊이)에서 각종 돌말류와 수생식물에 붙어 사는 돌말류가 최대로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이 시기에 최대 수위를 보였다가 이후 육상화가 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공검지 변천 과정.  [자료=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공검지 변천 과정. [자료=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공검지 변천 과정

0단계 : 물이 많지 않은 자연습지 시기로, 육상화 지표종(한치아 엠피오식스)과 약산성 환경을 좋아하는 종(유노티아 펙티날리스, 유노티아 바이덴스)이 발견됐다.

1단계 : 제방이 축조되어 수위가 높아졌던 시기로, 전체 돌말류 양이 증가됐다. 약알칼리 환경을 좋아하는 종(자이로시그마 아큐미나튬)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2단계 : 약 400년 전, 수위가 낮아지는 시기로 자이로시그마 아큐미나튬이 계속 출현했으나 전체 돌말류 양이 감소했다.

3단계 : 약 150년 전으로, 공검지의 수위가 최대가 되는 시기이다. 자이로시그마 아큐미나튬이 계속 출현해 약알칼리 환경임을 나타냈으며, 많은 양의 돌말류가 존재하는 시기이다. 특히, 수생식물의 증가로 인해 수생식물에 붙어서 사는 돌말류인 코코네이스 플라센툴라가 출현했다. 대표적인 부유성 돌말류인 아울라코세이라 그라뉼라타가 발견됐다.

4단계 : 약 150년 전 이후의 시기로, 육상화 지표종인 한치아 엠피오식스가 다시 출현해 공검지가 약산성화 되면서 육상화 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유추된다. [자료=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또한 공검지 퇴적층에서 32종의 미기록 화석 돌말류를 발견했다. 발견된 미기록 화석 돌말류 중 가장 오래된 종은 피눌라리아 엑시도비온타(Pinnularia acidobionta)로 공검지를 만들었을 당시에 살았던 돌말류로 추정했다. 이 종은 2003년 일본 도쿄 우소리호에서 처음 발견된 종으로 습지환경에 주로 서식한다.

정상철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미생물연구실장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상주박물관과 함께 상주 공검지의 옛 규모를 정확히 밝히기 위한 후속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며 “벽골제, 수산제, 의림지 등 역사 가치가 높지만 아직 생물학으로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기원 전후로 추정되는 고대 저수지로 연구를 확대하여 국가습지보호지역 보전 연구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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