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조시기 《승정원일기》작성을 위해 기록한 초고로 추정되는 성균관대학교 존경각 소장 ‘선조 기축년사초宣祖 己丑年史草’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다.

'선조 기축년 사초'. (왼쪽) 9월 3일 기사에 9월 4일 기사가 추가 삽입되어 있다. (오른쪽) 새로운 문장을 넣은 부분. [사진=서울시]
'선조 기축년 사초'. (왼쪽) 9월 3일 기사에 9월 4일 기사가 추가 삽입되어 있다. (오른쪽) 새로운 문장을 넣은 부분. [사진=서울시]

승정원일기는 조선 전기부터 작성되었으나 선조 이전 일기는 임진왜란으로 불타고, 임진왜란 후 인조 원년까지 기록도 1624년 이괄의 난으로 대부분 소실된 상태이다. 그러므로 선조 22년(1589) 기축년 7월 29일부터 9월 27일까지 승정원을 통해 처리된 왕명의 출남, 행정사무가 기록된 ‘선조 기축년사초’는 희귀성이 높다.

특히 작성 후 그 내용을 수정, 보완해 나가는 과정이 드러나 날짜순서가 뒤바뀐 기록, 내용을 지우고 다시 기재한 부분, 문장을 새로 기재해 넣은 부분 등을 통해 정리가 완전히 되지 않은 초고라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기재방식에서 일부 《조선왕조실록》과 유사한 점이 나타나 〈선조실록〉에 누락된 기사들도 자세히 기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해당 내용과 실록 편찬 과정을 살펴보는데 유용해 학계의 심도 있는 검토가 기대된다.

‘선조 기축년 사초’에는 그날의 날씨가 ‘청(晴)’, ‘음(陰)’, ‘우(雨)’ 등으로 기록되었고, 이어 승지나 대간 등이 올리는 계사와 그에 대한 임금의 전교, 경연에서 군신이 논의한 대화, 신하들의 헌의 등 국정관련 내용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