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내리던 지난 1일 대구낙동강수련원에서 제12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국학기공대회가 열렸다. 경상북도 대표로 출전한 모화초등학교학생들은 이른 아침 출전을 앞두고 호흡을 맞추었다.

“몸이 가는 데로 기운이 따라가고, 시선은 1미터 앞을 지그시 바라보고! 잘 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의 마음과 내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야 합니다.” 모화초등학교 국학기공 동아리는 장지화 교감이 직접 지도했다.

지난 1일 대구낙동강수련원에서 열린 제12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 경연을 펼치는 경북대표 모화초등학교 선수들. [사진=김민석 기자]
지난 1일 대구낙동강수련원에서 열린 제12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 경연을 펼치는 경북대표 모화초등학교 선수들. [사진=김민석 기자]

마냥 장난꾸러기 같이 뛰어다니던 아이들도 기공음악이 울리고, 장 교감의 지도에 맞춰 친구들과 호흡을 맞출 때는 한 동작, 한 동작에 마음을 실어 정성껏 해냈다. 이날 대회에서 모화초등학교는 국학기공 전통종목을 응용한 창작기공으로 뛰어난 균형감과 조화를 선보였다.

대회에 출전한 김현석(모화초 6) 학생은 “교감선생님이 오셨을 때부터 국학기공을 2년 간 수련했어요. 그동안 운동을 해보지 않았는데 국학기공을 하면서 몸이 훨씬 단련이 되었어요.”라며 “특히 하체가 튼튼해져서 공연 때 중앙에서 한 다리로 서서 버티는 것도 잘 하게 되었죠. 전에는 딱 초등학생같이 산만했는데 집중력이 좋아졌어요. 그게 공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라고 했다.

제12회 학교스포츠클럽국학기공대회에서 창작기공을 펼치는 경북 모화초등학교 선수들. [사진=김민석 기자]
제12회 학교스포츠클럽국학기공대회에서 창작기공을 펼치는 경북 모화초등학교 선수들. [사진=김민석 기자]

김석현(모화초 6) 학생은 “국학기공을 하면서 몸이 많이 유연해졌어요. 국학기공을 하기위해 매일 아침 다른 친구들보다 40분 먼저 학교에 오는데, 이젠 힘들지 않아요. 전에는 일찍 일어나지 못했거든요.”라며 “함께 수련하다보니 우리 반뿐만 아니라 다른 반 친구들과도 친해져요.”라고 답했다.

이상걸(모화초 6) 학생은 “국학기공을 하다 보니 머리도 맑아졌어요. 친구들과 마음을 맞춰서 연습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게 좋아요. 무대에 서면 긴장이 되지만 마치고 나면 뿌듯해요. 지난 경상북도지사기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는 뛸 듯이 기뻤어요.”라며 “다른 친구들도 국학기공을 같이 경험했으면 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동아리를 직접 지도하는 경북 모화초등학교 장지화 교감(중앙 뒤)과 학생들. (왼쪽부터) 이상걸 학생, 김석현 학생, 김현석 학생. [사진=김민석 기자]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동아리를 직접 지도하는 경북 모화초등학교 장지화 교감(중앙 뒤)과 학생들. (왼쪽부터) 이상걸 학생, 김석현 학생, 김현석 학생. [사진=김민석 기자]

모화초등학교는 경주시 외동읍에 위치해 울산과 경계지역으로 생활권은 주로 울산광역시라고 한다.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동아리를 지도하는 장지화 교장은 “처음 학교에 발령받았을 때 증축공사 중이어서 운동장을 쓸 수 없었다. 밖에서 야외활동이 어렵고, 실내에서도 운동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며 “당시 야외에서 뛰놀지 못한 학생들이 스트레스가 높았고, 조금만 부딪혀도 싸움이 일어나곤 했다.”고 했다.

장 교감은 고민하던 끝에 국학기공을 도입하여 작은 강당에서 희망자를 받아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시작했다. 매일 오전 8시20분부터 40분, 점심시간 20분씩 국학기공 수련을 지도했다.

그는 “보통 청소년 활동이 격렬하고 활동적인 편이라 처음에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호흡을 맞추는 정적인 국학기공을 생소하게 여겼다. 그러나 대회에 나가서 기량을 발휘하면서 성취감을 얻고 재미있어 한다. 이제는 스스로 국학기공 수련을 하자고 한다.”며 “친구들과 많이 다투던 아이들도 달라져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배려할 줄 알게 되었다. 좀 더 많은 아이들을 참여시키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초등부 경기를 마친 모화초등학교 학생들. [사진=김민석 기자]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초등부 경기를 마친 모화초등학교 학생들. [사진=김민석 기자]

장지화 교감은 “국학기공을 10년 전부터 수련하고 있고, 3년 전 심판 전문과정을 이수했다. 국학기공을 하면서 몸도 좋아지고 마음도 안정이 되어 건강에 자신을 갖게 되었다.”며 “여러 운동이 있지만 국학기공은 심성을 길러준다는 면이 특징이다. 다른 운동이 기능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국학기공은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학교폭력 예방에 적합한데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강사가 많이 보급되면 좋겠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교감은 “지금은 아이들과 좀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도록 선생님에게 국학기공을 전수 중이다. 이번 대회에도 함께 와서 인솔하고 있다.”고 했다. 승패를 가리지 않는 이번 대회에서 경북 모화초등학교는 기쁨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