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대구낙동강수련원에서 열린 제12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 개최지 대구광역시 중등부 대표팀은 신아중학교(교장 최남길)였다. 2학년과 3학년으로 구성된 18명의 선수들은 국학기공 전통종목인 임독맥형 경연을 펼쳤다. 자연을 노래한 서정적인 음악과 호흡하듯 학생들은 부드럽고 기운찬 공연으로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제12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 중등부 대구광역시 대표로 출전한 신아중학교 학생들의 임동맥형 경연 모습. [사진=김민석 기자]
제12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 중등부 대구광역시 대표로 출전한 신아중학교 학생들의 임동맥형 경연 모습. [사진=김민석 기자]

이날 출전한 장금비(신아중3) 학생은 “1학년 때부터 국학기공을 수련했어요.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전통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던 게 정말 좋았어요. 국학기공을 하면서 집중력이 높아지고 제 자신을 바라보는 힘이 커졌죠. 자신에게 ‘할 수 있다’고 응원하니까 제 자신을 사랑하는 힘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덤벙대는 편이었는데 수련하면서 차분해지고 더욱 밝아졌어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호흡을 맞추면서 공감하려고 노력하니까 친구들과도 소통이 더 잘 되고요.”라고 했다.

또한, 금비 학생은 “매년 대회에 나가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을 수 있어 학교생활에서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어요. 친구들도 정말 멋지다고 응원해주고요. 중학교에서 마지막인데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 대구 대표로 출전해서 기쁩니다. 강사님과 선생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아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팀을 맡은 김숙연 선생님(가운데)와 장금비 학생(오른쪽), 김하은 학생. [사진=강나리 기자]
신아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팀을 맡은 김숙연 선생님(가운데)와 장금비 학생(오른쪽), 김하은 학생. [사진=강나리 기자]

김하은(신아중 3) 학생은 “저는 올해부터 국학기공을 했어요. 평소 제 또래하고는 금방 친해지는데, 후배나 선생님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죠. 국학기공을 하면서 후배들과도 관계가 돈독해지고 선생님들과도 소통이 잘 돼서 좋아요. 집중력이 높아져 공부에도 도움이 많이 되요. 가족과도 국학기공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라고 했다.

신아중학교는 대구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구 신암중학교와 아양중학교를 통합한 학교로,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차상위 계층 학생이 많아 한때는 복지대상자가 70%에 이르렀고 올해는 50%정도로 낮아졌다고 한다.

학생들이 국학기공을 한 것은 올해로 3년이 되었다. 김숙연(57) 교사가 제안해 처음 도입해서 동아리로 출발했고, 대구광역시국학기공협회에서 박세인 강사가 파견되어 인성교육과 접목해서 국학기공을 지도한다.

김숙연 교사는 “전에는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존감이 낮고 학습의욕도 낮고 학습능력도 부진했었죠. 교장선생님께서 체육활동과 음악, 미술 등 예술수업, 그리고 인문 독서교육에 중점을 두면서 3년 만에 교사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될 정도여서 자부심이 큽니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중 전통스포츠로 국학기공을 하고 있어요.”라며 “아이들이 서로 친한 그룹이 달라도 연습할 때는 함께 의논하고 자발적으로 열심히 연습하면서 잘 어울립니다. 본인들 실력에 대한 자긍심도 크죠. 처음 대회에 나갈 때는 두려워하던 아이들도 이제는 앞에 서게 해달라고 할 정도로 무대체질로 바뀌었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신아중학교 학생들은 부드럽고 기운찬 경연으로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사진=김민석 기자]
신아중학교 학생들은 부드럽고 기운찬 경연으로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사진=김민석 기자]

김 교사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뇌교육학과 석·박사과정을 수료하면서 뇌활용 스포츠로 국학기공을 접하게 되었다. 그는 “뇌와 몸, 운동이 서로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게 되어 당시 근무하던 학교에서부터 국학기공을 도입했어요. 심리적 정서조절과 자존감 향상, 학습능력 향상은 함께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브레인스포츠로 국학기공이 적합하다고 보았죠.”라고 말했다.

또한, “국학기공을 하면서 아이들이 자존감을 찾고, 주변 환경 때문에 침체되었던 아이들도 거침없이 자기 의견을 발표를 하게 되었어요. 수업참여가 어려운 학생도 있었는데 국학기공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유대감이 생기고 서로 이해하며 소통이 되었죠.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단톡방에서 ‘인성이 중요한 대회다. 개최지 대표로서 긍지를 보여주자’고 했더니 크게 호응해주었어요.”라고 했다.

김숙연 교사는 “교사로서 학생들이 변화 발전하길 바라는데 공부만 시킨다고 변화되는 게 아닙니다. 자기 몸을 단련해서 힘든 걸 이겨내는 힘을 기르고, 자신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때 변화할 수 있죠. 바른 인성이 되면 공부도 잘 합니다. 이 활동으로 몸이 좋아지는 과정에서 뇌를 쓰고 학교 적응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더군요.”라고 했다.

신아중학교 최남길 교장. [사진=강나리 기자]
신아중학교 최남길 교장. [사진=강나리 기자]

대회에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참석한 최남길 교장은 “국학기공은 서로 협력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양보하는 마음이 기저에 있어야 할 수 있는 운동이라 학생들이 많이 성숙했어요. 자발적으로 하고자 하다 보니 3년 만에 대구광역시 중등부 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결실을 맺게 되었죠.”라며 “학생들의 무기력한 면이 극복이 되었고, 긍정적으로 바뀌어 학교생활에 재미를 찾고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활동하게 되었어요. 선생님들도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많이 느끼고 있죠.”라고 했다.

최 교장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학교에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아는 게 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인성이 중요하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게 필요하죠. 자존감은 자기 스스로 살아갈 힘을 만들어주는 것이니까요. 아이들이 예술체험과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등 여러 문화적 체험을 하고 다양한 삶을 겪어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진로를 고민하게 되면 공부를 해야 할 이유를 찾고 스스로 공부하게 되죠. 국학기공은 단순한 체육활동이 아니라 집중하면서 잡념도 사라지고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이어서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