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은 첫 단추만 바로 끼우면 된다
우리 교육은 첫 단추만 바로 끼우면 된다
  • 신미조 기자
  • mjshin05@naver.com
  • 승인 2018.05.13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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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기획 좌담회]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는 ‘학교모범(學校模範)’에서 “스승을 쳐다볼 때 목 위에서 봐서는 안 되고, 선생 앞에서는 개를 꾸짖어서도 안 되고, 웃는 일이 있더라고 이빨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율곡 선생은 요즘 세태를 보면 뭐라고 할까? 지난달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는 한 초등학교 교사의 청원이 올라왔다. 찬성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청원의 사유에 관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선생님들을 만났다. 30년 차 손정향 교사(서울 삼양초), 21년 차 강선희 교사(경기 안양서중), 20년 차 강현숙 교사(대전 반석고). 세 분 선생님과 ‘지금 우리나라 교육에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왼쪽부터) 강현숙, 강선희, 손정향 교사가  ‘지금 우리나라 교육에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스승의 날을 앞두고 (왼쪽부터) 강현숙, 강선희, 손정향 교사가 ‘지금 우리나라 교육에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곧 스승의 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스승의 날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 손정향 : 1958년 5월 8일에 청소년적십자단 단원들이 세계적십자의 날을 맞이하여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교사를 위문하기 시작하면서 스승의 날을 제정하자는 의견이 처음 제기되었다고 합니다. 1963년 제12차 청소년적십자사 중앙학생협의회에서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정하여 기념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1964년에는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변경하고 5월 26일로 일자를 변경했다가, 1965년에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이 되었답니다. 이후 1973년에는 국민교육헌장 선포일인 12월 5일로 통합 폐지되었고, 1982년에 다시 채택되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해요. ‘스승의 날’에는 스승에 대한 존경하는 마음을 널리 선양하기 위해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여러 행사를 각급 기관과 단체별로 실시해 왔고, 교육유공자 포상과 음악회, 체육대회 등을 열어왔습니다.

그러니까 정부에서 먼저 만든 기념일이 아니고 민간단체에서 시작한 것이고, 이후 정부가 도입하여 확대한 거지요. 그리고 날짜도 세종대왕 탄신일로 한 거구요.

▶‘스승의 날’이 아니라 ‘교사의 날’ 혹은 ‘교육노동자의 날’로 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있더군요. 빠르게 시대가 변화하면서 ‘스승의 날’을 둘러싼 문화도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 손정향 : 1980년대 말에 처음 학교에 부임했어요. 그때부터 90년대까지 ‘스승의 날’은 1년 중 가장 큰 학교행사였어요. 교문 앞에서 학생들이 교사들에게 꽃을 달아주었어요. 선생님들이 선물을 받거나 함께 식사 대접을 받기도 했고요. 당시에는 선생님이 스승으로서 존경받고 권위를 인정받았던 시기였어요. 그때 학생 수가 많아서 초등학교를 2부제, 3부제, 그것도 한 학급에 50명이 넘었습니다. 그래도 지금보다 힘들지 않았어요.

○ 강선희: 90년대에 고등학교에 있었는데, 학교에서 학생회 주도로 꽃을 달아주곤 했어요. 교무실에서 선생님들 간에는 약간 불편한 마음이 있었어요. 꽃이나 선물을 많이 받는 선생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선생님도 있었는데, 꼭 인기평가 같았어요. 일찍 퇴근하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도 계셨지요. 아예 ‘교사의 날’이라면 선생님들끼리 즐겁게 보낼 수도 있었을 텐데 보이지 않는 불편함 때문에 피곤했던 것 같아요. 우리 교사의 의식이 좀 더 컸더라면 스스로 자정도 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어요.

○ 강현숙: 처음 교직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스승의 날에 학생들과의 시간이 마냥 좋기만 했어요. 좀 쑥스럽기도 했지만 즐거웠어요. 학생들의 응원을 받는 것 같았어요. 진심이 담긴 편지나 작은 선물을 받을 때 감동했고요. 그러다 몇 년이 지나서 어떤 학생이 선생님은 선물을 많이 받아서 좋겠다고 말을 듣고, “학생들에게 스승의 날은 무슨 의미일까?” “나는 과연 스승인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후로는 ‘스승의 날’에는 스승으로서 제 마음가짐과 역할을 돌아보고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스승의 날’에 대한 선생님들의 복잡한 심경과 교권이 추락한 분위기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손정향 : 이해찬 교육부 장관 시절에 교사들이 명예퇴직을 많이 했어요. 그때부터 교육에 경제논리가 들어왔어요. 나이 많은 교사 한 사람이 그만두면, 젊은 교사 몇 명을 뽑을 수 있다는 그런 논리를 폈어요.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력 있는 교사들이 나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스승의 날에 교사들의 촌지 등 비리가 매스컴에 등장하는 분위기가 되었어요. 교사를 부정부패의 대명사처럼 만들고, 2000년대에는 스승의 날이 있는 주간은 청렴복무 강조기간으로 감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요즘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촌지, 선물, 꽃 등이 일절 금지되어 교사들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합니다.

교단에 선 지 30년차인 손정향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교단에 선 지 30년차인 손정향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 강현숙 : ‘스승의 날’이 되면 선생님들이 더 조심스러워졌던 때도 있었어요. 또 몇 년 동안은 ‘스승의 날’에 자율휴업을 해서 당연히 쉬는 날로 여겨지기도 했고요. 요즘은 그냥 선생님을 졸라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수업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날 정도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감사’라는 것은 서로에게 강요되거나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표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약에 ‘스승의 날’이 아니라 원래 ‘존사애제(尊師愛弟)’의 의미대로 ‘사제의 날’라면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서로를 존중하고 감사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날이 될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 강선희 : 저는 홍익교원연합 활동을 하면서 ‘스승의 날’을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다지고, 가치 있는 날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 전에는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교사들이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상황에 화가 났지만 어떻게 대처할 수 없었어요. 대부분 선생님이 그랬을 거예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었어요.

이제 시대가 변했으니까, ‘스승의 날’이 교사가 학생에게 존중이나 무언가를 받는 날이 아니라, 우리 교사들이 주도적으로 새롭게 의미를 창조하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없애는 것이 아니라, 교사로서 1년을 돌아보고 다시 1년을 계획하고 심기일전하는 날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모습을 보고 배운다”라고 하는데, 가장 많이 보는 어른이 부모와 교사여서, 교사에게는 직업 이상의 헌신과 역할이 요구되지요.

○ 손정향 : 요즘 초등학교는 돌봄기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저학년 학부모는 약 먹이는 시간에 맞추어서 먹여달라는 요구도 자연스럽게 합니다.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부모를 위해 7시에 아침돌봄을 운영하고, 저녁 8시까지 돌봄교실에서 아이를 돌봅니다. 교사의 역할이 가르치는 것보다 보육 돌봄의 개념이 더 강조되는 상황입니다. 숙제를 많이 내준다고 학부모가 민원을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사가 학부모의 개별적 요구를 맞춰줘야 합니다.

○ 강선희 : 경기도는 고등학교에 의무 야간자율학습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원하는 학생들만 모아서 몇 학급만 운영합니다. 그래서 중학교 선생님들이 고등학교로 많이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교사가 중학교 발령을 원치 않으면서, 중학교 선생님들은 화장실 갈 틈도 없이 업무가 많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가운데 교사 수가 적은 학교가 있는데, 그런 학교의 경우에 교사들이 수업시수와 업무가 많아서 고충이 많습니다. 교육청에 실무행정사 파견을 요청하지만, 불가하다고 답변을 받는다고 합니다. 수업 마치고 바로 업무를 해야 하니까, 학생들을 만날 시간이 없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불러서 이야기라도 한 번 더 해 주고 싶은데, 눈을 가리고 달리는 경주마 같은 학생에게 한 번 더 시선을 줘야 하는데, 당장 떨어진 일을 하는 데 너무 급급하다는 겁니다. 업무에 쫓기고 학생들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기가 힘든 경우가 많아지니까 교사들이 몸과 마음이 아파서 병 휴직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학교부터 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가 심한데, 교사들이 세심하게 깊은 관심을 쏟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 강현숙 : 요즘은 학생들이 학원가서 공부하고, 학교에는 친구들과 놀러옵니다.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기도 하고, 밤늦게까지 게임이나 SNS를 하니까 잠이 부족합니다. 그러니까 학교에서는 대부분 부족한 잠을 잡니다. 학생들의 수면관리와 생활관리가 안 돼요.

고등학교 교사가 상대적으로 시간이 있다고 해도, 학생들을 불러서 이야기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학교에 있는 시간이 길긴 하지만, 입시에만 몰입하여 불러서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점심시간, 쉬는 시간 잠깐 정도예요. 그런데 학생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부터 쌓여왔던 문제가 고등학교에 와서 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체가 없는 문제라고 해요. 굉장히 복잡 미묘해요. 너무 눌러두고 왜곡되어서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겁니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이해하고 상담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끈기 있게 오랜 시간 동안 지도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교사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강현숙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강현숙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교육이념이 홍익인간인데요. 교육이념에 대한 이해와 정책 실현은 어떤가요?

○ 강현숙 : 홍익인간이 우리나라 건국이념이라는 건 알지만, 사범대에 다닐 때나 교사가 되어서도 홍익인간이 교육이념이고 교육정책에 구현된다는 것을 들은 적이 없고 체감한 적이 없습니다. 그냥 명문화된 문장일 뿐입니다. 우리나라 교육이념이 홍익인간이라는 걸 아는 선생님이 10%는 될까요?

홍익인간 교육이 ‘인성회복 교육’을 의미하기 때문에, 교육이념만 제대로 알고 교육정책으로 실현을 해도, ‘스승의 날’ 폐지문제나 ‘입시경쟁 위주 교육의 폐해’가 생기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교육문제와 학교문제, 청소년 문제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교육부와 교사가 교육이념을 모르고 지키지 않고 있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요?

○ 손정향 : 학생들이 학교에서 한 학생을 따돌리면 ‘왕따’라고 하고, 국가끼리 해당 국가는 제외하고 논의를 하면 ‘패싱’이라고 하더군요. 좀 더 솔직히 말해서 대한민국 교육이념이 ‘왕따’ 당하거나 ‘패싱’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국학강사가 강연에서 그러시더군요. “우리나라 교육부는 대한민국 교육기본법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교육이념은 홍익인간이라고 되어 있는데, 학교에서 ‘홍익인간이 돼라’라고 하지도 않고, 홍익인간이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지도 안 가르칩니다. 교사 여러분도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때 얼굴이 화끈거렸어요. 할 말이 없더군요.

‘남보다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 성공하기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주입하고 있습니다. 홍익인간과는 정반대의 길을 강요하고 있는 거지요.

○ 강선희 : 저도 공감합니다. 홍익인간 교육이 진정한 한국인이 되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으로서 국가와 민족과 인류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라고 교육을 해야지요. 예전에 국립현충원에 학생들과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교장 선생님께 여러 번 말씀드려서 국학강사를 초빙해서 ‘독립운동 이야기’를 강의를 듣게 했어요. 그때 뒤에서 듣고 계시던 다른 선생님들이 ‘우리나라 교육이념이 홍익인간이냐?’고 하시더군요. 독립운동 이야기를 들으면서 홍익인간 교육이념을 들으니까 그게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아요. 그런 교육이 교사들에게도 없었던 겁니다.

▶선생님들은 스스로 ‘홍익교사’라고 하시는데요. 모든 교사는 홍익교사여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 강선희 : 예,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교육이념’이 실종된 교육현장에서 ‘홍익인간이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이라는 것을 먼저 깨닫고 홍익인간 교육을 위한 국학과 뇌교육을 바르게 알고 알리기 시작했어요. 제가 먼저 홍익인간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스스로 ‘홍익교사’를 다짐했습니다. 저 자신에게도, 학생들에게도, 다른 선생님과 학부모들에게도 이로움을 주는 교사, 희망과 용기를 주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저 자신의 심신 건강과 인격 수양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 강현숙 :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라는 ‘천지인(天地人) 정신’이 있었고, 거기에서 홍익정신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간애와 지구애를 가진 홍익정신은 21세기 인류사회에도 부합하는 선진적인 이념입니다. 우리나라 교육이념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알고 이를 실현하는 교육정책으로 빨리 전환해야 합니다.

홍익정신을 알려주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학(國學)입니다. 그리고 홍익인간이 되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 우리 민족의 고유 선도를 뇌과학과 결합해 현대화한 뇌교육입니다. 그래서 이미 우리는 홍익인간이 되는 교육, 21세기형 인성교육의 훌륭한 방법론이 있습니다. 홍익교사로서 학교현장에 적용하면서 많은 긍정적인 효과와 사례를 보았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가 홍익교사로서 저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손정향 : 등잔 밑이 어두워도 너무 어둡습니다. 인간교육의 가장 기본은 자신을 알게 하는 것이고, 목적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지를 스스로 찾아가게 도와주는 사람이 교사이고, 그래서 교사가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어떤 삶을 살지를 선택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홍익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적인 것이 홍익교육입니다.

이런 훌륭한 가치가 우리 안에 있는데도 발견하지 못하고, 자꾸 눈을 밖으로만 돌려서 외국에서 무언가를 가져오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미국과 일본, 독일이었다면, 요즘에는 북유럽의 나라들에서 가져오려고 하지요. 저도 한때 교사로서 답답함을 느껴서 그렇게 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안 맞는 겁니다. 정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안 맞아요. 옷에 자기 몸을 맞추는 억지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홍익정신과 뇌교육을 만났을 때는 편안한 옷을 느낌이었어요.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교육에서 주객이 분리되지 않고 대상화되지 않는 혼연일체의 느낌이 절로 들었습니다.

강선희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강선희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 학교에서 홍익교육을 실천하신 선생님들의 경험담을 들려주시겠습니까?

○ 손정향 : 처음에 홍익교육과 방법론으로 뇌교육 연수를 받고 의지가 충만했지요. 그래서 좌충우돌했던 것 같아요. 전달하는 기술은 좀 떨어졌어요. 의지만 갖고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니 아이들 몸이 굉장히 건강해졌어요. 단전이 빵빵해져서. 하하.

지금은 대학생이 된 제자들이 가끔 물어요. “선생님, 요즘도 뇌교육 하세요?” 선생님은 꼭 뇌교육을 하셔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자신이 공부를 잘 하지는 못해서 재수도 하고 전문대를 갔지만, 선생님과 뇌교육을 한 초등학교 6학년 이후로도 자신이 한 번도 자존감을 잃어버린 적이 없대요. 지금도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행복해 하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될 거라고 했어요. 그때는 어려워서 이해를 못 했던 선생님 말씀이 이제 자기의 가슴 속에서 들린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도 그런 존재가 되셔야 하니까 계속 뇌교육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때 가슴으로 느꼈어요. 이것이 내가 진짜 원했던 스승의 모습이고 교사의 모습이 아닐까 하고요.

○ 강현숙 : 저는 홍익인간이라는 말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느낍니다. 그전까지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을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교사가 되는 게 목표였고, 그냥 열심히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홍익정신을 접하고 뇌교육 교사 연수를 받으면서 “어떻게 하는 게 사랑이지? 어떻게 애들한테 사랑을 주지?” 이런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요. 아이들이 뇌교육을 하면서 인성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는 게 행복했어요.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이야기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지금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힘들겠지만,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더 넓은 세상이고, 작은 나에서부터 더 크게 자기를 성장시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홍익인간은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인간으로서 세상을 향한 열린 마음을 갖고 서로 교류하면서 체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홍익인간으로서 교육하는 것이 이 시대 교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강선희: 어떤 선생님이 “왜 의사나 다른 직업은 20년을 하면 명의도 되고 명인도 되는데, 교사는 명교사, 스승이 되지 않는 거냐?”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것은 교사는 기술을 가진 직업이 아니고, 정신과 철학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래 한다고 절로 명교사, 스승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가져야 할 정신과 철학이 무엇인지를 정해야 명교사도 나오고, 스승도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일깨워주고 도와주는 교사공동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교사들이 학교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료의식이 살아나야 합니다. 저는 ‘101마리 원숭이의 교훈’을 생각합니다. 비록 지금은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을 이해하고 교사로서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수가 적지만,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전체 대한민국 교육이 제정신을 찾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 홍익교원연합이 선생님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습니까?

○ 강현숙: 홍익교원연합은 1997년에 ‘이 땅의 아이들을 밝고 건강하게’라는 모토로 시작했고요. 교사가 먼저 밝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워야지 아이들을 그렇게 기를 수 있겠다 해서, 교사 행복하기 운동을 해서 많은 연수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뇌활용 행복교육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사와 학생의 의식을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 손정향: 홍익교원연합에서 활동하면서 ‘정말 행복하다’라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많은 선생님에게도 알려드리고 싶어요. 제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의식이 성장해야 합니다. 교사의 의식이 성장해야 아이들의 의식이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 강선희: 교육은 살아가는 그릇을 만들어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홍익교원연합 활동을 하면서 저는 교사로서의 그릇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제가 스승으로서의 꿈을 갖고 교사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주었으니까요. ‘스승의 날’을 정말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드는 교사가 되겠다는 다짐도 저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고요.

스승의 날을 앞두고 만난 교사들은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 규정된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을 바로 세우면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스승의 날을 앞두고 만난 교사들은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 규정된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을 바로 세우면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 일선 교사로서 교육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강현숙: 과감한 교육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홍익교육을 위해서 전반적인 교육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익정신을 담고 홍익인간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긴 안목을 갖고 통일시대를 위한 교육을 준비해야 합니다. 통일시대의 교육은 당연히 홍익정신이 아니면 안 됩니다.

○ 강선희: 주인의식을 가지고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정말 한국인으로서 올바른 정체성을 키우는 교육이 되고, 앞으로 세계시민 시대에 맞는 공존과 평화의 정신을 가진 인재를 키우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에 과감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학생이 행복하고, 교사가 행복하고, 학부모도 행복한 교육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이 각급 학교와 교사양성에 제대로 반영되었으면 합니다.

○ 손정향 : 이제는 교육의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상황을 지속하여서는 안 됩니다. 목적은 목적이고 수단은 수단입니다. 교육의 목적을 분명하게 교육이념에 맞게 제시해야 하고, 학교현장에서 교사는 교사다워야 하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합니다. 더 이상 닫힌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열고 찾아가는 정체성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정체성 교육, 의식 확장 교육, 인성회복 교육, 이 세 가지가 저는 대한민국 교육이 바로 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첫 단추가 잘 못 끼워져 있습니다.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을 바로 세우면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단순하고 명쾌한 진리가 알려져야 합니다.

▶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 교육문제 해결의 열쇠가 있다는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습니다. 오늘 긴 시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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