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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수호신, 도깨비의 부활국학 칼럼 : 『국학을 통해 바라본 우리 역사』91 -도깨비처럼 살았고 도깨비가 되고자 했던 한민족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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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5  10:57:25
민성욱 박사  |  culture@ikoreanspirit.com

도깨비 신부 : “아저씨, 나 누군지 알죠?”
도깨비 : “내 처음이자 마지막 도깨비 신부”

도깨비 신드롬을 일으키며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모 드라마의 엔딩 장면이다. 흔히 사랑받는 드라마 한 편으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경우를 간혹 보기도 한다. 드라마 한 편이 기존의 도깨비 이미지를 사랑스럽고 찬란한 존재로 바꾸어 놓았다. 물론 드라마와 주연 배우의 인기 덕분이겠지만 한 동안 도깨비는 주목받는 대상이 되었다가 잊혀질 것이다.

   
▲ 민성욱 박사

국정농단에 성난 민심이 촛불을 켜게 했고, 그 촛불이 하나 둘 모여 어둠을 밝히고 있다. 이것은 한민족 역사에서 볼 수 있었던 일종의 자정작용과 같은 현상이다. 어쩌면 그 촛불을 불어 껐을 때 한민족의 수호신, 도깨비가 나타나 한국인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한민족의 수호신, 도깨비는 어떤 존재였나?

도깨비는 찬란하고 쓸쓸한 神, 즉 영원불멸의 존재이다. 우리 역사 속에 살아 있었고 잊혀지기도 했었지만 다시 부활되어야 할 역사문화적 가치임에는 틀림이 없다. 도깨비는 도를 깨달아 순간에서 영원을 보고 영원에서 순간을 보는 존재, 이것은 선도수행의 한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 선도수행은 한민족이 지켜온 수행문화이고 이것을 선도문화라고도 한다. 이렇게 한민족은 수행과 깨달음으로 그들의 역사와 정신을 지켜왔다. 우리는 이렇듯 역사를 통해 순간에서 영원까지 머물 수 있다.

오늘은 도깨비같은 삶을 살았던 그리고 도깨비를 통해 그 정신을 일깨워 주고자 했던 한민족의 역사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도깨비에는 한민족의 생활철학과 삶의 단면이 오롯이 담겨져 있다. 도깨비는 한민족에게만 존재한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특별한 존재이자 의미로 다가 온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도깨비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도깨비라고 하면 연상되는 모습은 우뚝 솟은 두 개의 뿔, 부릅뜬 눈, 긴 어금니, 허리에 두른 짐승의 가죽, 손에 든 철퇴, 그리고 원색의 피부 등. 정말 그런지 우리나라 역사책에 등장하는 도깨비를 살펴 보자. 우선 『삼국유사』 기록에 보면 신라 제25대 진지왕 그가 죽은 후 왕의 혼과 도화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반인 비형랑이 존재하였다.
 『삼국유사』 「기이편」 ‘도화녀 비형랑’조의 기록에 따르면, "진평왕이 비형을 불러 묻기를 “네가 귀신을 거느리고 논다는 말이 사실이냐.” 하자 비형랑이 대답하길 “그렇습니다.” 하였다. 왕이 “그러하면 너는 귀신의 무리를 이끌고 신원사의 북쪽 도랑에 다리를 놓아 보도록 하여라.” 하였다. 비형은 칙명을 받들고 그 무리들로 하여금 돌을 다듬어 하룻밤사이에 큰 다리를 놓았다. 왕이 또 묻기를 “귀신의 무리 가운데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조정을 도울 만한 자가 있느냐?” 하자 비형이 말하기를 “길달이란 자가 있사온데 가히 국정을 도울 만합니다.”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데리고 오도록 하여라.” 하였다. 이튿날 비형이 길달과 함께 왕을 알현하니 길달에게 집사라는 관직을 내렸는데, 과연 충직한 것이 비길 자가 없었다.“

다음은 『고려사』의 기록이다. 『고려사』 「열전」 이의민 관련 기록으로, "이의민은 글자를 몰라 오직 무당의 말을 믿었다. 경주에 나무도깨비가 있었는데, 그 지역 사람들은 두두을이라고 불렀다. 이의민은 집에 당을 만들고 나무도깨비를 가져다가 안치하고, 날마다 제사를 지내면서 복을 빌었다. 어느 날 갑자기 당 안에서 곡소리가 들리니, 이의민이 괴이하게 생각하여 묻자 나무도깨비가 말하기를, “내가 오랫동안 너희 집을 지켰는데, 이제 하늘에서 장차 재앙을 내리려고 하니 내가 의지할 곳이 없어서 운다.”라고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의민이 패망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을 보자. 경주에 영묘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그 터는 본시 큰 못이었다. 그걸 두두리 무리가 단 하룻밤에 메우고 절을 지었다. 비형랑 이후 두두리를 크게 섬겼다. 이렇게 비형랑이나 두두리는 유능한 토목공사 집단이자, 잡귀를 물리치는 신이한 존재이며, 신앙의 대상인 고대의 도깨비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조선시대에 이르면 더욱 친숙한 도깨비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씨름하길 좋아하고, 금은 보화를 안겨주는 재물신, 사람을 골리기가 취미인 장난꾼, 여자를 그렇게 밝히며 밤새 놀고, 수수떡, 메밀묵, 술이라면 사죽을 못 쓰며, 못 된 사람을 욕보이고 딱한 사람은 돕는다. 이렇게 해질녘에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한바탕 어울리고는 동틀녘 손때 묻은 물건으로 돌아가는 그들이 바로 조선시대 도깨비의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잘 아는 도깨비 이야기인 혹부리 영감 이야기를 살펴 보면 우리의 도깨비가 누구인지를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한 혹부리 영감이 살았다. 하루는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해가 저물어 근처 빈집에서 묵게 됐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무서움을 달래고 있는데, 도깨비들이 그 노랫소리를 듣고 우르르 나타났다. 그 중 대장 도깨비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

대장 도깨비 : “영감, 그 아름다운 소리는 어디서 나오지?”

영감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자기 혹을 가리켰다.

혹부리 영감 : “내 노래주머니에서 나오지!”

혹을 노래주머니라고 믿은 도깨비는 바로 금은보화와 혹을 맞바꾸었다.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혹부리 영감의 소문이 이웃마을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 귀에도 들어갔다. 욕심쟁이 영감도 똑같은 방법으로 도깨비를 만났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금은보화 대신 남의 혹까지 하나 더 붙여서 겨우 살아 돌아왔다. 이 이야기 속 혹부림 영감은 어느 나라 사람일까?

답은 일본인이다. 우리가 그렇게 잘 알고 있는 혹부리영감이야기는 대일항쟁기 한 교과서에 실린 최초의 도깨비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즉 그 이야기는 고부도리지이상(高負荷にもりシジ以上)이라는 우리 이야기로 둔갑한 일본의 전래 민담이었다.
일본은 그 나라의 역사를 공유한다는 미명하에 내선일체라고 강조하며 역사까지 왜곡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도깨비 왜곡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책 속에 등장하는 친숙한 도깨비의 모습은 다 바로 일본의 ‘오니’이다. ‘오니’는 바로 일본의 요괴로 인간을 벌하는 잔학무도한 괴물이다. 그리고 현대로 이어지면서 여전히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들…. 그리고 요즈음도 자주 보이는 이러한 도깨비의 얼굴, 특히 어린이 프로에 자주 등장하는 도깨비는 다 그러한 모습들이다. 그것을 보고 자라난 우리 아이들의 뇌속에는 도깨비 하면 부정적인 존재로 각인될 것이다. 도깨비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우리의 선조들이 그렇게 알리고자 했던 정신문화를 모르는 채 일본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역사와 문화로 인해 한국인의 진정한 모습을 헤아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민족에게만 존재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원형인 도깨비는 원래 어떤 모습이었을까? 우선 뿔이 없다. 덩치가 크고 온 몸에 털이 많으며 바지저고리를 입고 패랭이를 쓰고 다닌다. 그리고 손에는 나무 방망이를 쥐고 다닌다. 그런데 이처럼 정형화된 모습도 엄밀히 말하면 아니었다. 우리의 도깨비는 무엇보다도 사람을 좋아하고 그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를 좋아했다. 좋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고 나쁜 사람들에게는 혼을 내줌으로써 정신차리게 해 주었다. 그래서 한민족의 도깨비는 도를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며 가르쳐 주는 성인이자 스승의 존재이기도 하였다. 어쩌면 역사상 최초의 도깨비는 단군이 아니었을까.

시대의 변천과 더불어 이어져 온 도깨비 이야기 속에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쉰다.

도깨비 관련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도깨비가 사람을 해롭게 하거나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오히려 수많은 도깨비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는 도깨비의 참모습을 알게 되면, 다소 엉뚱하고 신기한 재미난 도깨비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 더불어 도깨비와의 만남이 단순한 흥미나 호기심 충족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 전통, 문화는 물론 선조들의 생활상까지 알게 될 것이다. 단순히 도깨비를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몰랐던 혹은 잘못 알았던 역사의 진실과 마주하게 될 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깨비가 있다. 허깨비, 도깨비, 참깨비가 그것이다. '허깨비 짓을 한다'는 말을 하는데 허깨비란 재주나 피우고 실속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고대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특출난 능력을 지녀서 일을 뛰어나게 해내는 사람을 ‘도깨비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도깨비의 진정한 의미는 더 깊다. 도깨비는 도를 깨닫고 알려주는 사람이다. 아주 사랑스럽고 좋은 의미이다. 도깨비가 열심히 도를 알리고 실천을 하면 ‘참 진리를 체율체득한 참깨비’가 된다. 그래서 참깨비는 홍익인간이고 신선이다. ‘도깨비 같은 사람’이 매력적인 이유가 다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많았던 한민족의 도깨비들은 어디로 갔나?

어디로 간 것은 아니고 그저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혀졌을 뿐이었다. 우리의 기억 인자 속에서 항상 살아 있었고 언제라도 호출하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도깨비라는 말은 어원은 어떻게 되는가?

우연의 일치인지 ‘매력(魅力)’이라는 말 속에도 도깨비가 있다. 매력적인 사람이란 바로 도깨비처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을 뜻한다.

조선 세종 때에 나온 『석보상절』이라는 책에 ‘돗가비’라는 이름이 처음 쓰였는데 돗은 ‘불’이나 ‘씨앗’의 의미로 풍요를, ‘아비’는 성인 남자를 상징한다. 돗가비 > 도까비 > 도깨비로 변형되었고, 풍요를 관장하는 남신이었다. 고로 도깨비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물과 희망을 주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말 속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어있다. 도깨비는‘도를 깨우친 아비’, ‘도를 깨우치고 널리 알리는 사람’이란 의미로 쓰였다.한민족의 중심철학이 사라진 이 시대에 도깨비 같은 사람이 절실하다.

우리는 ‘틀이 없고 변화무쌍해서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을 이를 때, ‘도깨비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기존의 관념을 깨고 변화를 창조하는 사람, 어둠 속에서도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고 더욱 신나게 즐기는 사람, 한번 불이 붙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력투구하는 사람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그러고 보면‘도깨비 같은 사람’은 시대와 국적을 초월해 모든 사람들이 동경하고 사랑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이다. 그러니 도깨비 같은 사람이라고 하면 최고의 극찬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도깨비의 수많은 특징 중에서도 대표적인 게 ‘잘 노는 것’이다. 도깨비는 놀이의 대가다. 자기하고 잘 놀고, 주변 사람들하고도 잘 논다. 요즘도 도깨비처럼 잘 노는 사람, 잘 놀아주는 사람이 인기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잘 놀 수 있는가? 자기라고 알고 있는 자기 몸과 이름, 직책과 명성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또 그동안 이룩한 성공과 실패에도 갇히지 말아야 한다.

도깨비는 또한 신비스러운 힘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깨비 방망이로 뭐든지 창조할 수 있다.

삶이 지루하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때마다 도깨비들의 방망이를 두들기는 소리를 상상해 보면 어떨까. 아마도 뇌가 깨어날 것이다. 우리의 뇌 속에도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가 있다. 그것이 무엇이라도 간절히 원한다면 이루어질 것이다. 정유년 새해 벽두부터 한민족의 수호신, 도깨비의 부활이 기다려 진다.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정의롭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 나와라,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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