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기남부학습관이 지난 11월 13일부터 수원에서 개최한 페스티벌 취재를 갔다. 10대 청소년이 기획·연출한 페스티벌이라 참석자들이 또래 친구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막상 현장에 가보니 어른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지역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오고, 염태영 수원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은 축전까지 보내 페스티벌 개최를 축하했다.

▲ 지난 11월 13~15일 벤자민학교 경기남부학습관 학생들이 기획연출한 페스티벌 모습(사진=벤자민 학교 제공)

지난해 27명으로 개교한 벤자민학교는 설립 1년 만에 479명의 2기 신입생이 입학하며 성적과 입시 위주의 대한민국 교육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최 측은 학생, 학부모, 교육관계자까지 페스티벌 기간 3일 동안 약 300여 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는데 그만큼 벤자민학교에 대한 대중들의 큰 관심을 알 수 있었다.

경기남부학습관 40여 명의 학생들은 지난 10개월 간 직업체험, 프로젝트, 멘토링을 통해 성장한 점을 춤, 노래, 그림, 서예, 성장스토리 발표 등으로 마음껏 뽐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페스티벌이 인상 깊었던 것은 벤자민학교의 교육철학인 ‘홍익정신’이 페스티벌에도 그대로 녹아났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페스티벌 첫 공연으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리멤버(Remember) 20140416’ 퍼포먼스 선보였다. 안산시가 있는 경기남부학습관 학생들은 세월호로 유명을 달리한 단원고 학생 250명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이번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세월호로 희생된 학생들이 나비가 되어 날아가 노란 리본이 되는 스토리는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자신들의 장기를 뽐내고, 즐기는 페스티벌 그 이상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페스티벌 둘째 날 어려운 이웃의 고충을 마음으로 나누고자 요양원을 방문해 청소와 어르신 돕기 등을 진행했다. 또 페스티벌 마지막 날은 그동안 아낌없는 사랑과 지원을 해 준 부모님을 초청해 편지 낭독과 어버이 노래를 부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페스티벌을 총기획한 김현수 양(17)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주기 위한 꿈이 아니라 진짜 꿈을 찾은 학생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당차게 밝혔다. 학생들의 페스티벌을 보며 나 혼자 성공하고 잘 사는 경쟁이 아닌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나누는 삶을 실천하는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