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의 영혼의 지도'를 30년 가까이 연구해 내놓은 쉽고도 깊이 있는 개론서

"이 책은 일종의 안내서다. 내가 기대하는 진짜 독자는 융이 설파한 것을 알고 싶어 하지만 그 광대한 저작과 복잡한 사유에 아직 제대로 입성조차 하지 못한 초보자들이다. 물론 그에 대한 이해의 초보적 단계를 넘어선 사람들 역시 이 책을 읽고 얻는 것이 있기를 바란다." _ 책 본문 중에서

프로이트와 더불어 20세기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이자 '분석 심리학' 창시자인 칼 구스타프 융. 그의 사상과 이론은 현대에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중의 높은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심리학뿐 아니라 철학, 신학, 사회학, 인류학, 신경과학, 천문학, 물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아우르고 가로지르는 융 심리학의 깊고 넓은 배경과 바탕은 그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일반 독자들에게 그야말로 '넘사벽'과도 같다.

융 심리학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머리 슈타인 박사는 그 벽을 낮춘다. 아니, 허물어준다. <융의 영혼의 지도>는 머리 슈타인 박사가 몇십 년 동안 융의 심리학을 깊이 있게 연구한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한 개론서이다.

'영혼의 지도'라는 제목이 시사하듯이, 저자는 융의 분석 심리학 이론을 지도 제작 과정에 빗대어 그 영혼의 맨 위 표면에 해당하는 자아에서 출발해 콤플렉스, 리비도 이론, 그림자, 아니마/아니무스, 자기, 개성화, 동시성 등 점점 더 복잡한 영역들로 탐구해 들어간다. 그 결과는 밋밋한 2차원 평면 지도가 아니라 융 심리학을 입체적이고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3D 지도이다.

이 책을 읽으며 경험하게 되는 매력 중 하나는 적절하고 절묘한 묘사와 비유다. 예를 들면, '무의식의 세계'를 '미스터리의 바다'로 표현하거나, '융'을 '내면세계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즉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탐험가이자 지도 제작자로 표현한 것이다. 융이 여러 저작들에서 표현한 용어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그에 대한 설명은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도록 다듬었다.


머리 스타인 저 ㅣ 문예출판사 ㅣ 344페이지 ㅣ 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