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인 나’, ‘이기적인 나’
나를 생각할 때 나는 어떤 나인지, 선뜻 답하기가 어렵다. 어떤 면에서는 이타적이기고 하고, 또 다른 면에서는 지극히 이기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어떤 점을 갖고 있든 순수함이 발현되는 순간, 모든 것이 하나의 감동으로 이어지는 체험을 했던 기억이 있다.
벤자민학교 대전학습관 학생들에게 작은 나를 넘어 지구를 생각하는 지구시민의식, 그리고 사회적 관심이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만한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청소년기는 감수성이 아주 예민하기 때문에 그 때 접하게 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이 아주 오랫동안 남게 된다. 그래서 청소년기에 많이 접했던 것들이 후에 직업으로 이어지든지 취미나 특기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그 시기에 경험했던 사건들이 인간적인 성장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장애로 남기도 하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 시기에 마주하는 사람들과 겪어내는 일상은 삶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느끼기에 나는 우리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에게 확장된 의식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픈 마음에 욕심을 내곤 한다.
우리 학생들이 지구시민의식, 사회적 관심을 발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장애인공동체 시설을 찾기도 하고, 복지관을 찾기도 했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나와 내 주변에서 벗어나 좀 낯설기도 하고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만남을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기를 바랐다.
장애우 시설을 방문했을 때였다. 누군가를 위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다는 것이 그렇게 귀하게 느껴질 수 없을 만큼 감동이었던 순간이 있었다. 자원봉사를 하러 간 우리를 대접하겠다고 커피콩을 느릿느릿 갈아서 물을 붓고 커피를 내리는 작은 여성장애우의 손을 보면서 ‘정성’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몽글몽글 올라 뭉클했던 시간이 있었다. 한 올 한 올 실오라기를 이어서 천을 짜듯이 커피를 내리기위해 한 방울 한 방울 커피 물을 붓는 그 손은 너무 가녀리고 작아 아직도 내 가슴에 그림으로 남아 있다.
또 한 번은 우리 학생들에게 사회복지 마인드를 체험하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도록 하고자 복지관을 방문했다. 복지관을 소개하는 직원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이 주변은 다른 곳과 다르게 7명 중 1명이 장애우입니다. 자원봉사를 오시는 분들 중에 평소 자주 접하던 환경이 아니기에 장애우를 보면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거나, 지나친 관심을 갖기도 하고, 때로는 피하기도 합니다. 그런 거리감 자체가 장애우들에게는 상처가 됩니다. 그래서 자원봉사를 오시는 분들에게 교육이 필요하고 봉사를 원하시는 분과 봉사를 받고자 하는 분을 잘 연결하여 서로가 힐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봉사자들이 시간 날 때 와서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받는 분들이 필요한 시간에 봉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적선하듯이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직원의 말에 순간 나의 시간이 멈춘 듯 했다.
내가 얼마나 나 중심적으로 생각을 했는지, 내 위주로 아이들을 이끈 것은 아닌지,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는데 내가 그들을 얼마나 헤아리고 있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었다. 나의 신념도, 나의 사랑도 서로 통했을 때 모두에게 힐링이 되고,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텐데!
정말 진한 감동은 꾸미지 않은 순수함 자체를 대하게 되는 순간이다. 우리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전학습관 학생들이 순수한 마음을 쓰고, 그 경험을 통해 타인을 바라보고 세상을 무대로 희망과 꿈을 펼쳐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마음이 자라 지구시민의식을 실천하고 세상 속에서 펼쳐나갈 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고대해본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전학습관 교육부장 이나경
http://www.benjaminschool.kr
-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뇌교육학과 석사과정
-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 브레인트레이너 전문강사(브레인트레이너 협회)
- PBM(Power Brain Method) 트레이너
- 뇌교육 진로지도/인성교육 전문강사(국제뇌교육협회인증원)
- 좋은학교만들기 대전지역 후원회 대표
- 대전뇌교육협회 사무처장
- 사회복지사 1급(보건복지부)
- 前 대전시 사회복지직 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