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때였던가? 아주 잘생긴 톰 크루즈가 나오는 ‘사관과 신사’라는 영화를 학교 친구들과 봤다. 시험 끝난 토요일이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안 선생님이 “영화를 보는 것은 불량학생이 하는 행동”이라며 치마 입은 내 종아리를 피가 나고 물집이 잡히도록 회초리로 때렸다. 그리고 그게 선생님의 사랑이라고 당연하게 말했다.

그런 나의 학창시절, 1980년대에 나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에게 가장 귀한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오로지 생존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부모님들을 보면서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공부 잘하는 한 가지밖에 없었기에 공부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늘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 성적 걱정, 욕구불만 등이 나 자신을 아주 힘들게 했던 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꿈을 찾는 프로젝트를 위한 시간이 있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경제활동을 해보고, 내 삶의 가치를 알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변을 탐색하고 멘토를 찾아 내 삶의 여정을 살찌울 기회들이 나에게 주어졌다면...나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전·광주·전라학습관 학생들이 지난 6월 17일부터 18일까지 충남 천안 국학원 본원에서 진행된 워크숍에 참가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학생들은 책임감과 자립심을 키우고 경제관념을 가질 수 있도록 1년 중 3개월간 유급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중 한 여학생은 음식점에서 일하는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후 얼마 안 돼 집이 거리 먼 곳으로 이사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러 이동하려면 왕복 두 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집이 멀어서 매일 헐레벌떡거리며 힘들게 출근을 하던 어느 날 모처럼 마음먹고 서둘러 집에서 출발하여 평소보다 일찍 음식점 주변에 도착한 날이었다. 하필이면 그 날 사장님이 “오늘은 쉬세요.” 라고 문자를 보낸 것이다.

그 학생은 정말 그때 엄청나게 짜증이 났고, 욕도 나고 화가 났다고 한다. 친한 친구에게 투정을 부리면서 그 사장님을 욕하고 화를 내는 문자를 친구에게 보냈는데, 그 문자가 사장님에게 간 것이다!

이를 어쩌나. 바로 그 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왔고 “얼굴은 착하게 생겼는데 착하지 않은 학생인가보다” “내가 사람을 잘못 봤다”라면서 전화로 얘기하시는데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펄쩍펄쩍 뛰면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싹싹 빌었다고 한다.

그 뒤 이 학생에게 깨달음이 있었다. ‘정말 인성영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그 후 그 학생은 ‘선택하면 이루어진다’ 는 보스(BOS)법칙을 선택했다.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긍정적인 말과 행동을 계속 선택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그런 선택을 집안에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고, 잘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으며,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대하게 됐다고 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경제에 대해 눈을 떴고,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고 변화를 선택하고 이루어가는 학생을 보면서 내 가슴에 무엇인가 몽글몽글 피어나는 것이 있다. 그 무엇보다도 순수함에 가슴이 설레는 것뿐만 아니라, 밝고 환한 학생의 모습을 떠올리며 얼굴에 저절로 웃음이 깃드는 오늘, 나는 참 가슴이 훈훈해진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전학습관 교육부장 이나경
http://www.benjaminschool.kr

-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뇌교육학과 석사과정
-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 브레인트레이너 전문강사(브레인트레이너 협회)
- PBM(Power Brain Method) 트레이너
- 뇌교육 진로지도/인성교육 전문강사(국제뇌교육협회인증원)
- 좋은학교만들기 대전지역 후원회 대표
- 대전뇌교육협회 사무처장
- 사회복지사 1급(보건복지부)
- 前 대전시 사회복지직 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