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세월호 1주년을 맞아 지난 16일 '인성함양진흥재단법' 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인성함양진흥재단법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인성교육진흥법에 이은 인성 관련 두 번째 법안으로, 성인 대상의 인성교육을 진흥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성인들의 인성함양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인성캠프, 인성강의 등 청소년을 위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많으나 기업, 관공서, 평생학습관 등 정작 성인을 위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턱없이 모자란다. 

게다가 올 7월 시행을 앞둔 인성교육진흥법은 초ㆍ중ㆍ고교생의 인성교육에 치중되어 있어 범국민적인 차원의 인성교육을 시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법의 인성교육계획이 교육부 주관으로 수립되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가 가정 및 지역사회와 연계해 인성교육을 진행한다고는 하나 성인 인성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가정 및 지역사회와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 못지 않게 성인의 인성 또한 중요하다.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의 인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바로 '어른'이다. 세월호참사를 비롯해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건ㆍ사고들이 이 사회를 책임지는 어른들의 인성부재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12월 2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의 '2014 성인 정직ㆍ윤리인식 조사'에서, 성인의 윤리의식이 청소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탈세해도 괜찮다', '상사의 부정을 알고 모른 척한다' 등 25개의 문항을 중심으로 윤리의식을 평가한 결과, 성인의 정직지수가 100점 만점에 58.3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나온 74점보다 15.7점 낮은 수치였다.

이 법안을 발의한 정 의장 역시 어른의 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부산시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제3회 인성 심포지엄에서 정 의장은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바른 인성을 기대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인성교육진흥법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성인들의 인성함양을 위해 재단을 설립하고 지원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성함양진흥재단법안 발의가 법제화로 이어져 성인 인성교육에 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인성지수를 높이기 위해 국민인성회복운동 캠페인, 행복가정운동 등 현장에서 시행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액션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인성 핵심역량 강화 교육 또한 지식 위주가 아닌 체험 위주의 교육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