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Stress).

대한민국 사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 1위가 바로 ‘스트레스’다. 하고많은 외래어 중에서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스트레스’라니.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이 염려되지 않을 수 없다.

언니라고 예외일 리 없다.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로부터 ‘심인성 질환’이라는 말을 들었다. ‘심인성 질환’이 무엇인고 물어보았더니 결국은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말이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긴장감을 형성하고 동기부여가 되어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을 모두 지치게 만든다. 지나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그 결과라는 것이 너무나 어마무시하고 광범위하여 말하기도 겁난다.

그런 스트레스가 지금 당신의 삶을 훔치고 있다면? 오싹하지 않은가.

언니네 책방에서 이번에 소개하는 책 <뇌는 늙지 않는다>(다니엘 에이멘)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며, 누구나 뇌에 좋은 습관을 들인다면 뇌를 젊게 만들 수 있다”고 희망을 준다. 그런데 그저 건성으로 듣고 넘겨버릴 독자들을 위해 무서운 이야기도 콕콕 던진다. 그중 하나가 바로 “스트레스가 지금 당신의 삶을 훔치고 있다”는 것.

책의 7장 ‘우울증, 스트레스는 지금 당신의 삶을 훔치고 있다’에 그 이야기가 자세히 들어있다. 흔히 심적으로 힘든 일이 있거나 다양한 상황이나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라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그 슬픔이 너무나 크다면? 스트레스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만성이 되어버렸다면? 그때도 계속해서 시간이 흐르기만을 무기력하게 넋 놓고 기다릴 것인가?

책의 저자인 에이멘 박사는 “스트레스는 시작되었을 때 치유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가장 먼저 나 자신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과일 채소 단백질 물과 같은 영양 공급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뇌의 긍정적인 작용을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내 뇌가 반복하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각 ‘뒤바꾸기(turnaround)’를 하면 좋다.

생각 ‘뒤바꾸기’란, 생각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물면서 더욱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스스로에게 4단계로 질문을 던진다.
1단계: 내가 생각하는 게 진실인가?
2단계: 그것이 진실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가?
3단계: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을 때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4단계: 그런 생각이 없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혹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떤 느낌이 들까?
이를 통해 그 생각 자체가 정말 진실인지를 살펴보고 그 생각에서 벗어난다. 질문 4개를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 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 묻고 또 답하는 과정에서 정말 정리가 된다. 생각에서 감정이 분리되어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눈이 키워질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에이멘 박사는 같은 우울증이라 하더라도 ‘뇌의 유형’에 따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다르다고 제시한다. 에이멘 박사는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뇌 영상 자료를 토대로 뇌 유형을 8가지(충동적인 뇌/강박적인 뇌/충동-강박적인 뇌/침울한 뇌/불안한 뇌/측두엽이 손상돈 뇌/유해물질에 노출된 뇌/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있는 뇌)로 분류했다.

스트레스는 지금 우리의 삶만 훔쳐가는 것은 아니다. 젊음도, 아름다움도, 건강도 모두 훔쳐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가 상하고 흰머리가 나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을 보면 재임 중 해마다 약 2년씩 늙는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고 한다. 2008년 40대 젊은 대통령으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금은 희끗희끗한 머리에 푸석한 피부를 갖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잘 다스려 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이다. 좋은 부모가 자식에게 하듯 자기 스스로를 돌보는 것에서부터 스트레스 다스리기는 시작된다. 스트레스가 내 삶을 훔쳐가지 않도록 오늘부터 바로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