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공정은 한국사가 중국사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조선 강역과 역사와 민족은 중국사가 아니라 한국사라는 것은 중국의 조상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책에는 동북공정을 비판하는 말은 한마디도 없습니다. 단 고조선의 역사를 바르게 세웠을 뿐입니다. 중국이 3조 원을 들여서 동북공정을 했다고 합니다. 그 많은 중국학자들의 논문과 저서는 앞으로 휴지가 될 판입니다.”(청중 웃음)

올해 국학원 첫 국민강좌는 한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장이 포문을 열었다. 13일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서울 종로구 사간동)에서 열린 제138회 국민강좌는 ‘사고전서(四庫全書)에서 다시 찾은 위대한 우리역사’를 주제로 진행됐다.

▲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장(사진=윤한주 기자)

중국 조상들이 기록한 고조선의 역사

고조선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유사’에 나온다. 그러나 심 원장은 중국의 『사고전서(四庫全書)』에서 고조선의 존재를 입증하는 기록을 찾아냈다.  ‘사고전서’는 청나라 시절 편찬된 총서로 중국 고대로부터 당시까지의 저작 7만 9000여 권을 망라한 것이다.

북송 때 군사제도와 군사이론을 기록한 병서 ‘무경총요’에는 ‘조선하(朝鮮河)’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심 원장은 “연경에서 중경을 가는 도중에 조선하를 지나서 고북구에 도달한다고 기록했다”라며 “송나라 때까지는 조하는 조선하로 불리었다. 당시에는 이씨 조선이 없었다. 여기에 고조선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고조선의 주 무대가 평양이나 서울이 아니라 중국 베이징 부근이라는 것이다.

또 송나라 학자 낙사가 편찬한 지리총서 ‘태평환우기’에는 노령현에 ‘조선성(朝鮮城)’이 있다는 기록이 있다. 노령현은 현재 행정구역상으로 허베이성 친황다오시 루룽현이다. 심 원장은 “성이라는 것은 수도를 가리킨다. 옛날에 서울은 한성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1500년 전 요서에서 활동한 두로영은의 비문에는 ‘조선건국 고죽위군朝鮮建國 孤竹爲君’(조선이 건국을 하고 고죽이 임금이 되었다) 여덟 글자가 주목된다.

“일천오백 년 전 비문에 왜 조선이 나오느냐? 이것은 정말로 놀랄 일이 아닙니까? 비문이라는 것은 자기 조상의 뿌리를 밝히는 것입니다. 선비족이 이 지역을 지배한 것은 삼국시대이고 그 전으로 올라가면 백이숙제의 나라 고죽국입니다. 그 이전에는 고조선입니다. 첫마디가 조선이 건국했다라고 했습니다. 단재 신채호, 위당 정인보 같은 분들이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록들은 못 찾았습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최초로 세상에 나온 자료입니다.”

▲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장은 13일 국학원 국민강좌에서 ‘사고전서四庫全書에서 다시 찾은 위대한 우리 역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홍익인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

심 원장은 “오늘날 되찾은 고조선은 과거의 고조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고조선을 위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그토록 위대한 고조선의 자손이라면 미래에도 고조선과 같은 나라를 한번쯤 꿈꿔봐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라고 질문하자 청중은 “맞습니다”라고 답하며 박수를 보냈다.

심 원장은 현재 한국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정신은 빈곤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경제 대국이 됐지만 이혼율과 자살율이 높고 행복지수가 낮다는 점이 그 이유다. 따라서 고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으로 돌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이 단순히 도덕적 개념이 아니라 경제적인 개념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홍익인간은 ‘널리 인간을 사랑하라’가 아니라 ‘이롭게 하라’고 합니다. 이익을 같이 나누면 선이고 혼자 가지면 그것이 악입니다. 옛날 이익이라는 것은 농산물을 말합니다. 그래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은 개인주의로 가지 말고 함께 나누어라. 경제와 도덕을 두 바퀴로 해서 균형해서 발전하라는 것이 고조선의 사상입니다.”

이어 고조선의 정신은 화해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고구려, 백제, 신라처럼 나뉘는 정신으로 남북통일, 동서화합이 됩니까? 고조선은 9개 부족 대화합해서 2천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동안 평화롭게 공존한 나라입니다. 역사상에 유래가 없습니다. 그러니깐 고조선의 민족화해정신이 필요합니다.”

한편 국학원이 주최하고 서울국학원이 주관하는 139회 국민강좌는 내달 10일 같은 장소에 열린다. 이찬구 박사가 ‘광개토대왕릉비의 진실’을 주제로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