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긴다면, 언제로 돌아가서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의 주인공 팀(돔놀 글리슨 분)은 한 가지 비밀을 갖고 있다. 팀의 집안 남자들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건이 있다면 자신이 존재했던, 자신이 기억하는 순간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어두운 곳에서 주먹을 쥐고 눈을 감고 그 순간을 떠올리면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모태솔로인 팀은 진실한 사랑을 하며 찾기 위해 런던을 향하고 그곳에서 메리(레이첼 맥아담스 분)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팀은 '시간 여행'이라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메리와의 사랑을 이뤄나간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팀이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들을 그리고 있다.

▲ 영화 <어바웃 타임>의 스틸컷

 <어바웃 타임>의 설정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주인공이 갖게 되는 '시간 여행'이라는 초능력 또한 흔히 접할 수 있는 영화 소재로 다뤄져 왔다. 하지만 <어바웃 타임>은 다르다.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와 <노팅힐(Notting Hill)>의 리처드 커티스가 감독을 맡았다는 것이 한몫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주연은 물론, 조연까지 어느 하나 생생하지 않은 인물이 없었다. 특유의 영국식 영어는 경쾌하고 영국식 유머도 깨알 같다. 정말 이런 사람들이 영국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2시간 동안 흠뻑 빠져서 볼 수 있다.

 <어바웃 타임>이 진짜 특별해지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 이 흔한 소재의 흔한 로맨틱 코미디 같은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가 초능력을 가진 팀만의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바로 나의 것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완벽한 만남을 꿈꾸고 가족의 사고 앞에서 한없는 후회를 하고 죽음을 앞둔 부모님과의 옛 날을 그리워하는 우리 모두의 삶 말이다.

 영화가 흐르면서 팀은 성장한다. 처음에는 후회했던 일들을 돌이키기 위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했던 팀은 시간이 지나면서 결과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온전한 감사함으로 느끼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윽고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멈추게 된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임을 알고 감사하게 되면서부터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하나의 질문과 그에 대한 하나의 답변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질문 : 과거로 돌아가는 법이 있나요? 제가 제일 행복했던 때가 2009년이라서요…
답변 : 그때보다 더 행복한 미래를 만드세요. 지금.
 

 진짜 초능력은 시간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초능력은 '지금 이 순간'을 나와 당신이 살아가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 뿐이다. 무엇이든 가능하다. 지금 당신이 과거가 아닌, 그렇다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도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고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