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백사마을입니다. 독거어르신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요. 이분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이광모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동장은 16일 추석을 앞두고 노원국학원(원장 권대한)에서 가져온 ‘사랑의 쌀’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 노원국학원은 지구시민운동연합서울지부의 후원을 받고 10kg 쌀 60포대를 백사마을 독거 어르신 60여 가구에 기증했다. 왼쪽부터 권대한 서울노원국학원장, 이광모 중계본동장, 이병열 노원구자원봉사센터 중계본동 캠프장이다.

노원국학원이 주최하고 노원사랑봉사단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구시민운동연합서울지부의 후원을 받고 10kg 쌀 60포대가 독거 어르신 60여 가구에 기증됐다. 도서 <걸음아 날 살려라(한문화)> 100권도 전달됐다.

노원구자원봉사센타 중계본동 캠프(캠프장 이병열)는 직접 빚은 송편과 전 등 명절음식을 준비했다.

이날 자원봉사단과 함께 찾은 백사마을은 중계본동 104번지에 그 이름이 유래됐다. 현재 1천 2백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고 한다.

1960년대 이후 도심개발로 무허가 판자촌을 철거하면서 여러 곳에 있던 사람들이 이곳으로 강제 이주시키며 생겨났다.

▲ 백사마을 독거노인에게 쌀과 송편 등을 전달하고 있다.
“동장입니다.”
“노원국학원입니다.”
라고 인사하면서 찾은 집마다 노인들이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쌀과 송편을 나눠주고 노원봉사단원이 한 명씩 남아서 러브핸즈 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어르신의 어깨와 팔, 다리를 주물러주면서 말동무가 되었다.

박계숙(52, 하계동) 단원은 “건강한 사람도 손길이 닿으면 따뜻하고 좋거든요. 이렇게 혼자 계신 분들은 더구나 감사합니다는 말만 계속 하세요. 됐다. 힘드시다. 그만 하시라. 감사하다. 감사하다는 표현을 너무 많이 하셨어요. 저도 감사하죠. 앞으로 자주 참석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북 정읍이 고향이고 10년 전부터 백사마을에서 사는 서민순 할머니(가명, 80)는 “고마워요. 찾아와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할머니 집은 부엌과 방이 전부였다. 주변은 상추와 갓이 심어져 있었다. 그런데 보일러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겨울을 지내느냐고 물어보니 전기장판으로 보낸다고 할머니는 답했다. 전기요금이 걱정이지만, 그런대로 지낸다고 밝혔다.

“이 동네는 연탄을 다 때요. 엊그제 연탄은행에서 쌀 10kg씩 주더라고. 나는 연탄을 때지 않는다고 빼 버렸어요. 서운하더만. 그런데 이렇게 (쌀 10k) 받아서 감사합니다.(웃음)”

▲ 서울노원사랑봉사단은 추석을 앞둔 16일 사랑의 쌀 60포대를 백사마을 독거노인에게 기증했다. 이들은 집을 방문해서 어르신들의 어깨, 팔, 다리를 주물러주는 러브핸즈 봉사활동도 펼쳤다.

이날 쌀을 직접 배달한 권대한 원장은 “단순히 쌀만 전달하고 사진 찍고 돌아오는 것이 싫었습니다. 직접 러브핸즈도 하고 홍익정신도 알리고자 마련한 것”이라며 “어르신들이 (쌀포대에 있는 명함을 보고) 전화도 주시고 감사해 하는 것을 보면서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힘들고 외로운 분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전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권 원장은 “겨울에는 연탄배달을 할 것이며, 약손교실을 통해 러브핸즈 봉사자도 많이 만들겠습니다”라며 “어르신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