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천안시청 1층 로비에서 러브핸즈 봉사활동이 열리는 가운데 충남 멘탈헬스협회외 3개 단체 활동가들이 공무원들의 어깨를 풀어주고 있다.

“너무 아쉬워요. 계속 오셨으면 좋겠어요.”

천안시청 산림녹지과 유경자 씨(49)는 28일 충남 멘탈헬스협회(회장 신선미)가 매주 수요일 시청 1층 로비에서 진행한 ‘러브핸즈’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자세도 안 좋고 어깨도 아프고 거북이 목처럼 목도 아프고 그랬거든요. 한번 받았는데 시원한 거예요. 수요일이 항상 기다려졌어요.”

그녀는 숲 해설사로 일한다.

“저는 일 할 때도 러브핸즈가 연계가 돼요. 어린 친구들은 신체접촉을 많이 하거든요. 또 약초 좋아하는 어른들도 어깨 두들겨주고 주물러주라고 하면 금방 친해져요. 저도 배워서 교육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컸다.

“운동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그래도 몸과 마음의 여유가 있었거든요. 지금은 컴퓨터와 연계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숲 해설사가 되면 컴퓨터랑 멀어질 줄 알았죠. 그런데 보고서 써야지, 뭐~프로그램을 하려면 컴퓨터로 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팔과 어깨에 무리가 옵니다. 이것이(러브핸즈) 도움이 됩니다.”

▲ (좌) 지난 28일 천안시청 1층 로비에서 러브핸즈 봉사활동이 열리는 가운데 공무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우) 활동가들이 공무원들의 어깨를 두들겨 주고 있다.

천안시청, 힐링 분위기로 바뀌다

러브핸즈는 지난 6월 12일에 시작했다. 이날 봉사활동에 나선 최재호 충남 국학기공연합회장은 “우리가 처음 하게 된 것은 공무원들이 업무량이 많아서 자살했다는 뉴스를 접했다”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공무원들의 지친 어깨라도 풀어보자. 그래서 여러 단체와 함께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충남 멘탈헬스협회, 국학원, 단월드, 국민생활체육 충남국학기공연합회 등 4개 단체가 참여한 러브핸즈 봉사활동은 6월부터 8월까지 매주 수요일 천안시청 1층 로비에서 진행됐다. 오전 12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100명 이상 공무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날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행렬이었다.

러브핸즈를 받은 나광배 씨(체육교육과, 57)는 “오늘 두 번째 받는다. 기분이 좋아 봉사하는 분들에게 음료수를 드렸다”라고 말했다.

장진영 씨(기획예산과, 38)는 “그냥 받는 것이 아니라 어깨가 결릴 때는 어떤 동작으로 풀라고 알려줘서 도움이 된다”라며 “사무실에 돌아와서 동료들과 해보기도 하고 부모님께도 해드렸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직원들과 함께 찾은 김동수 씨(회계과, 56)는 “1주일에 한 번씩 받으면 오후 근무하는데 활력소가 된다. 직원이 다 좋아한다. 과 분위기도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 충남 멘탈헬스협회(회장 신선미)외 3개 단체는 지난 6월 12일부터 8월 28일까지 천안시청에서 러브핸즈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봉사를 마친 활동가들이 사랑의 하트를 그리고 있다. 첫째 줄 왼쪽부터 나원숙, 박효은. 둘째 줄 왼쪽부터 최재호, 김이라, 서양희, 황수민, 염정호 씨

나도 좋고 남도 좋아지는 ‘러브핸즈’

봉사단원 중에는 최고 연장자 활동가 황수민 씨(주부, 64)는 러브핸즈 교육을 받고 가정에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우리 아들이 배가 아프다고 해서 등허리를 풀어주니깐 트림이 나오더라고. 그러면서 배가 안 아프다고 했어요. 며느리는 엊그제 머리와 배가 아프다고 해서 장을 풀어줬어요. 두 번을 풀어주니깐 ‘어머니 너무 시원하고 좋아요. 하나도 안 아파요.’라고 말했어요.”

러브핸즈는 단순한 안마가 아니라 기운(Energy)을 주고받는 것이다.

"받는 분들이 따뜻한 기운이 들어온다고 해요. 해보면 제 몸도 더워지고 좋아지는 것 같아요. 거짓말이 아니고 해보니깐 진짜 좋아요.“

활동가 나원숙 씨(직장인, 51)는 사람을 살리는 힐러(Healer)가 되고 싶은 것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힐러가 되려면 (두 손으로) 많이 만져봐야 한다고 해요. 기감을 느껴야하고, 할 수 있으면 어디든 찾아 다녔어요. 그래서 하게 된 거죠.”

나 씨는 “(러브핸즈를) 하고 나면 제 가슴이 더 밝아지고 환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수요일이 기다려졌어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회사 근처 재가복지센터에 있는 중풍, 치매 어르신들에게 기체조를 가르쳐주고 러브핸즈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재호 회장은 “러브핸즈를 통해서 공무원들이 건강하고 업무능력이 좋아지면 그것이 천안시민에게 좋은 서비스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또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