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식, 1일 2식, 간헐적 단식…. 최근 우리나라에는 단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리가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아마도 다이어트를 통해 아름다운 몸매에 대한 열망 때문일 것이다.

텔레비전을 켜면 여기저기 맛집 투어 방송과 온갖 치장을 한 음식에 대한 소위 전문가들의 예찬으로 우리의 식욕을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곧바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만을 조롱하는 개그프로그램을 보며 깔깔대다 군살 없는 잘빠진 몸매를 가진 선남선녀들의 모습에 부러움을 느끼고는 결국 홈쇼핑몰에서 각종 저칼로리 음식과 착용만 해도 저절로 살이 빠진다는 다이어트 기구 광고에 눈이 가는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비만이란 증오스러운 나의 일부이자 드러내지 말아야할 수치심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다이어트’라는 만병통치약에 빠져들고 만다.

어느새 부턴가 인간은 다이어트와 함께 태어난 것처럼 분간되지 않을 만큼 다이어트는 생활의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이런 강박적인 쳇바퀴 속에서 한번쯤은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도대체 내가 왜 이 짓을 해야 하는 거지?’

영국의 의학사가 루이스 폭스크로프트는 <칼로리 앤 코르셋>을 통해 다이어트 2천 년의 역사를 되짚었다. 이를통해 비만에 대한 당대의 인식과 각양각색의 다이어트 처방법의 변천사를 훑어가면서 비만과 윤리의 문제, 사회계층 간 갈등, 사회구조의 변화, 미적인 측면 등 다이어트를 교차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인류에게 다이어트는 무엇이었고 강박적인 다이어트에 포위당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다이어트는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제안한다.

책을 보면 세계 역사 상 수많은 지성들이 다이어트를 앞에 두고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들로 놀라게 된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뿐만 아니라 성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니체 같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위대한 철학자들도 그렇고, 존 밀튼, 바이런 같은 시인들도 다이어트로 곤욕을 치렀다.

<칼로리 앤 코르셋>을 통해 독자들은 오늘날 다이어트가 지난 2천 년의 다이어트보다 ‘과학적이고, 효과적이며, 건강에 이롭다’는 믿음이 무색할 정도로 형편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오히려 오늘날의 산업화된 다이어트, 유행 다이어트가 과거보다 훨씬 속임수가 판친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제 살은 어떻게 빼야 하는가? 우리는 단지 과거에 사용 된 믿을만한 다이어트 방법들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일까? 인류와 함께해 온 다이어트 2천 년, 그 역사 자체가 가진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살을 빼기 위해 살을 빼는 무한반복의 다이어트로부터 탈출해 총체적인 삶의 방식으로서 정의되었던 다이어트를 발견하는 실마리를 독자들에게 제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