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학교폭력, 묻지마 범죄, 우울증 환자 증가 등 마음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를 치유하자는 힐링(Healing)의 목소리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선후보들의 움직임을 ‘힐링행보’로 표현하고 기업과 학교 등에서는 ‘힐링강좌’가 열리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또한 ‘힐링’이다.

대한민국이 지치고 힘들수록 따뜻한 말 한마디, 손길이 더욱 간절해지는 법이다. 우리 사회 ‘힐링 열풍’이 금방 꺼지지 않도록 학교와 직장 어디에서나 쉽게 동참할 수 있는 힐링 캠페인을 만나본다.

■ 힐링은 구호가 아니라 ‘액션’

▲ 매일 오후 3시에 3분간 명상을 하고 3명을 어깨를 주무르는 ‘힐링핸즈’로 힘들고 지친 대한민국을 살려보자. 사진은 지난 9월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펼쳐진 힐링캠페인.

‘자살률 1위, 저출산 1위, 청소년 행복지수 4년 연속 꼴지…….’ 듣기만 해도 우울해지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문제에 대해 걱정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 보고 어떻게 하라고?’라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서게 된다.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한 무리의 청년들이 서로의 어깨를 마사지하며 즐겁게 노는 기차놀이가 펼쳐졌다.

세계국학원청년단(단장 임종일)이 9월 23일 서울 광화문에 이어 두 번째로 전개하고 있는 ‘힐링캠페인’ 플래시몹이다. 매일 오후 3시에 3분간 명상을 하고 3명을 어깨를 주무르는 ‘힐링핸즈’로 힘들고 지친 대한민국을 살려보겠다는 것.

임종일 단장은 “최근 방송, 산업, 출판가 등 사회 전반에서 '힐링'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이러한 갈증을 구호로 끝내지 않고, 실제로 개인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 구성원을 함께 힐링하자는 캠페인의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 단 2주 만에 ‘힐링지수’ 1만 명 돌파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매일 오후 3시에 스마트폰이나 PC로 '캠페인 사이트(333healing.lptv.kr)'에 접속하면 된다.

사이트를 방문하면 ‘3분 명상’이 주제별 영상으로 만날 수가 있다.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서 엄지와 검지 그리고 중지를 하나로 모으고 편안하게 들이마시고 내쉬며 호흡한다. 이어폰을 통해 산들거리는 나뭇잎 소리와 파도를 듣다 보면 어느새 명상에 잠기게 될 것이다.

이어 양손을 비벼 따뜻하게 만든다. 가족이나 직장동료의 어깨에 양손을 올리고 온기를 전달한다. 어깨를 주무르면서 사랑의 에너지를 전한 ‘힐링핸즈’를 한 뒤에 댓글을 올리면 된다.

사이트 댓글을 읽어보니 “힐링은 두 사람에게 했습니다 무거운 머리와 가슴이 시원하고 가벼워졌다고 합니다”(치유손), “호흡이 편안해졌어요” (정발장군) 나른한 오후 힐링핸즈를 사무실에서 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도토리) 등 다양한 반응들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참여할 때마다 힐링지수가 올라간다. 사이트는 개설된 지 단 2주 만에 1만 명을 돌파했다. (10월 26일 현재 12,130명)

▲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힐링캠페인 사이트333healing.lptv.kr

이번 캠페인의 특징은 힐링핸즈로 다른 사람을 돕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위해 ‘힐링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집단적으로 참여하는 명상은 국가의 폭력사태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로도 뒷받침된다.

1980년대 중반 마하리쉬 경영대학과 공동으로 데이비스 박사팀은 당시 분쟁을 겪고 있는 레바논에서 비교 실험에 착수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단체명상에 들어갔다. 연구결과 집단명상이 열리는 기간에 레바논의 폭력사태가 80%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 연구는 <저널 오브 컨플릭트 레솔루션>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