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약속>은 민병훈 감독이 엄마와 헤어지게 된 아들 시우와 자신의 일 년여의 애도와 치유의 시간을 담은 이터널 힐링시네마다. 아홉 살 소년이 천국의 엄마에게 보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러브레터. 이 작품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다.

영화 <약속>은 <포도나무를 베어라><터치><사랑이 이긴다>의 민병훈 감독은 20년 넘게 영원을 탐구하는 구도자의 시선으로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 온 시네아스트다. 특히 이번 <약속>은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11월 개봉을 앞두고 전 세대의 공감이 기대되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10월 17일(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민병훈 감독과 주인공 민시우 부자는 개봉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에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화 '약속'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민병훈 감독과 주인공 민시우 부자는 개봉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에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 정유철 기자
영화 '약속'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민병훈 감독과 주인공 민시우 부자는 개봉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에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 정유철 기자

기자간담회를 위해 제주도에서 온 주인공 민시우는 생애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감으로 “처음이라 많이 긴장되지만 기자분들이 저를 잘 찍어 주시면 감사할 것 같고 저도 답변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병훈 감독은 “아이와 함께 영화를 만들고 극장 상영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굉장한 기쁨”이라고 밝혔다.

평소 일상을 촬영한 민병훈 감독은 “제주에서 아이와 아이 엄마와 함께 보낸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제가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많이 했다. 그때는 이렇게 영화를 만들 것이라는 생각이 거의 없었다”며 “영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어느 날 시우가 <슬픈 비>라는 시를 저에게 보여줬고, 그 시의 은유와 시우의 마음이 읽혔다. 시우가 은유를 통해 시를 이야기한다면, 저도 제주의 자연과 혹은 인물 등의 이미지를 통해 영화가 갖고 있는 주제를 담아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영화화한 계기를 밝혔다.

주인공 민시우는 영화를 관람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연기를 한 것이 아니라 저의 일상을 담은 영화이다 보니까 정말 마음에 들고 재밌었다. 다른 사람이 영화를 본다면, 저처럼 슬픈 사연이 있는 사람에게 치유가 될 수 있고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영화의 대상으로 아이와 본인을 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과정을 묻는 질문에 민병훈 감독은 “

저와 아이를 담는 것 자체가 그 결정하는 시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아이와 저의 내밀한 일기를 내놓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다. 저희 이야기가 물론 특별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죽음, 혹은 헤어짐을 겪을 것이라 생각한다. 굉장히 보편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우리 부자가 슬픔을 견뎌내는 것이 아니라 마주 보고 대화하고, 그 과정을 애도하고, 그것을 일기로 쓰면서 이렇게 통과하는 모습이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시대에 조금은 우리 이야기지만 당신들의 이야기, 아이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약속> 뒷 부분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장면에 대해 민병훈 감독은 “리버스 장면의 엔딩 장면은 앞에 있는 풍경과 풍광 전사를 마지막에 보여주려고 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시움의 마음이다. 시우가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엄마를 만날 수 있게 해주고 싶고, 우리 모두 죽음이란느 걸 통해서 위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과거 어린 모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라고 하는 저의 믿음도 있고 부활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속>을 촬영한 방식에 대해 묻는 질문에 “독립영화라는 정의는 자본으로부터 완벽한 독립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거나 투자를 받지 않고 오롯이 제가 할 수 있는 힘을 다해 영화를 찍는다. 사실 전문 스태프를 거치지 않고 제가 작품을 찍는 것 자체가 모두 한계이긴 하다. 그런데도 제가 쓸 수 있는 시나리오, 할 수 있는 촬영과 연출이라고 한다면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장소에 가서 열심히 기록하고 촬영하는 것이 저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그 과정 중에 하나가 <약속>이었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민병훈 감독은 “<약속>을 OTT가 아니라 극장에서 상영하자고 뜻을 모았던 것은 스크린이 주는 공감의 형태가 있기 때문”이라며 극장 개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또한 “흥행이나 성공을 바라서가 아니라 이런 영화가 조금이라도 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미 저와 시우는 이 자리,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서 충분한 보상과 마음을 얻었다. 이후에 나오는 모든 부분은 보너스이다. 저희는 이미 영화를 통해 큰 자유를 얻었고 큰 마주 보기를 이뤘으니 이제는 관객들이 저희 영화를 통해 그런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라며 따뜻한 소감과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약속>은 11월 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