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영화제’가 경연, 산보, 풍광, 동행, 여흥 섹션으로 구성된 다채로운 상영작과 상영시간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일상과 삶, 자연과 사람에 대한 새로운 감수성과 미래적 시선을 담은 작품들로 꾸려진 [경연] 섹션은 총 636편의 지원 작품 중 25편이 엄선됐다. 장편영화는 개막작으로 선정된 <땅에 쓰는 시>를 포함해 총 9편이며, 단편영화는 김초희 감독의 <우라까이 하루끼>, 홍석재 감독의 <평행관측은 6살부터>를 포함한 총 16편으로 극영화부터 다큐멘터리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 메인포스터. 이미지 남도영화제사무국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 메인포스터. 이미지 남도영화제사무국

 

개막작 <땅에 쓰는 시>는 〈이타미 준의 바다〉,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등 건축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연출해온 정다운 감독의 신작이다. 도시화와 난개발 속에서 한강의 샛강, 선유도 공원, 경춘선 숲길 등 만인의 사랑을 받는 공원을 만든 대한민국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의 삶을 담았다. 방치된 땅에 길을 내고 조경을 다듬어 동네 전체 분위기가 바뀌는 마법 같은 순간과 아름다운 한국의 자연을 후세에 전달하기 위해 힘쓰는 그의 소망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영화라는 정원을 거닐며 만나는 인간과 자연, 삶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산보] 섹션에서는 세계 각국 영화 총 24편을 볼 수 있다. 그중 <백탑지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네아티스트 장률 감독의 신작이다. 중년의 음식평론가 ‘구웬통’이 후배 사진작가 ‘오양’과 함께 베이징 현지 식당을 답사하며, 40년 전 연락이 끊긴 아버지와 대면할 용기를 얻는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제13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각본상, 최고예술공헌상을 수상했으며,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화제작으로 국내 관객들의 궁금증이 뜨겁다.

남도의 문화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풍광] 섹션은 총 15편으로 구성됐다. 남도를 배경으로 한 작품과 순천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업, 전라남도 지역 청소년들의 단편영화, 그리고 전라남도 로케이션 지원작을 상영한다. 첫 시즌을 맞이해 준비한 특별기획 ‘김승옥, 안개, 무진’을 통해 만나는 <안개>, <감자>, <헤어질 결심> 상영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역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학기 동안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단편영화들도 기대를 모은다.

영화의 정원에서 만나는 이웃들의 이야기 [동행] 섹션은 총 26편으로 구성됐다. 순천과 국제우호교류를 맺은 프랑스 낭트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던 감독 ‘자크 드미 특별전’과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감독 ‘아론 카츠 특별전’, 그리고 한국계 이민자에 관한 이야기들을 만난다. ‘자크 드미 특별전’은 프랑스 낭트를 배경으로 한 <롤라>, <도심 속의 방>, 그리고 낭트가 감독에게 영감의 원천이었음을 엿볼 수 있는 자크 드미 전기영화 <낭트의 자코>(아녜스 바르다 연출)가 상영된다. 또한 <롤라>와 함께 자크 드미 ‘낭만 3부작’인 <쉘부르의 우산>, <로슈포르의 숙녀들>을 스크린으로 다시 만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의 작가주의 감독 ‘아론 카츠 특별전’은 추리물 장르에 포틀랜드의 풍경과 일상적 삶을 생생하게 포착해 평단의 극찬을 받은 <콜드 웨더>와 포틀랜드에서 촬영된 그의 데뷔작 <댄스파티 유에스에이>, 뉴욕 브루클린을 무대로 한 <콰이어트 시티>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2001년부터 이주노동자 인권 운동에 투신해 온 감독 섹 알 마문의 다큐멘터리 <미호의 여정>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 ‘아마리 미호’의 가수 그리고 이주자로서의 여정을 담았다.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귀화한 이주민 보편의 고민과 함께 음악과 뮤지션이라는 ‘아마리 미호’만의 특별한 개성을 아우르며 한국 디아스포라의 삶을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이 밖에도 야외 상영, 공연, 토크 행사 등 다채로운 페스티벌 프로그램이 마련된 여흥 섹션을 통해, 더욱 깊이 있고 다이내믹한 영화 축제의 장을 완성할 것이다.

한편, ‘남도영화제’는 9월 27일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 예약을 시작한다. 예약기간은 해당 상영 시작 20분 전까지다. 전 영화 무료상영인 만큼 비지정석으로 운영되며, 현장에서 사전예약 티켓 QR코드 확인 후 입장이 진행된다.

영화의 정원을 함께 거닐 듯 26개국 98편 내외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은 10월 11일(수)부터 16일(월)까지 6일간, 오천그린광장, 조례호수공원, 가든스테이 쉴랑게, 순천시영상미디어센터, 전라남도동부청사 이순신강당, CGV순천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