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미술관(관장 김진형)은 9월 5일부터 12월 30일까지 개관전으로 오스트리아의 전위예술가 헤르만 니치(Hermann Nitsch, 1938-2022)의 개인전 《Gesamtkunstwerk : 총체예술》을 선보인다.

이번 개관전에서는 광범위한 니치의 작업 중에서 특별한 스토리를 품은 대형 회화 연작 <Schüttbild> 8점과 현장감을 그대로 담은 퍼포먼스 영상 및 무대 위 완성 설치 회화, 타계 직전까지 그려낸 드로잉 20점, 주요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판화 20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Schüttbild>연작은 작가가 2021년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독일의 작곡가이자 음악 비평가 리하르트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의 오페라 ‘발퀴레(Walküre)’의 예술감독으로 초청되어서 한 퍼포먼스를 통해 탄생한 대형 회화 작업이다.

Schüttbild, 2021, Acrylic on canvas, 200×300 cm. 이미지 K&L미술관
Schüttbild, 2021, Acrylic on canvas, 200×300 cm. 이미지 K&L미술관

이번 전시에서는 이 연작을 중심으로 니치 작업의 총체성, 혁신, 확장성과 같은 주요 개념과 바그너가 추구했던 ‘총체예술’의 접점들을 짚어본다. 바그너의 ‘총체예술’은 음악, 시, 춤, 회화, 건축뿐만 아니라 무대장치와 의상이나 조명 등의 제반 효과까지 하나의 집합체를 이루어 본연의 극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었다.

니치는 바그너의 총체예술이론으로 깊은 영감을 얻어 음악, 연극, 시,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종합한 총체예술 작업에 매진하였다. 바그너 탄생 210주년 기념의 기획 의도 또한 담은 이번 전시에서는 2021년 당시 공연 영상 상영과 회화 원작들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바그너의 위대한 음악 세계를 접목하여 자신만의 예술적 가치를 구현한 장대한(cosmic) 니치의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판화작품,  Aus der Serie "Die Architektur des Orgien Mysterien Theaters" Mappe lll, 1984/92 Lithograph in red, burgundy, violated, green and black 115 x 80 cm 45 1/4 x 31 1/2 in. 이미지 K&L미술관
판화작품, Aus der Serie "Die Architektur des Orgien Mysterien Theaters" Mappe lll, 1984/92 Lithograph in red, burgundy, violated, green and black 115 x 80 cm 45 1/4 x 31 1/2 in. 이미지 K&L미술관

헤르만 니치는 1960년대 초 예술의 개념 자체를 새롭게 확장한 빈 행동주의(VienneseActionism)를 이끈 오스트리아의 대표 현대 예술가이다. 회화, 드로잉, 판화 뿐 아니라 퍼포먼스, 작곡, 무대 디자인에 걸친 넓은 스펙트럼의 작업으로 종합예술을 탐구해 온 니치는 오감을 자극하는 과감한 행위예술과 그 행위(Aktionen)의 궤적을 담은 액션 페인팅(Gesturalabstractpainting)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니치는 60여 년간 복합적 장르와 매체를 통해 인간의 실존, 신체와 물성, 욕망의 구조와 억압 등에 관한 심오한 주제를 아우르는 실험을 지속해왔다.

이번에 개관하는 K&L미술관은 포스트모더니즘의 거대한 변화의 시작점에서 새로운 예술 개념을 구축한 헤르만 니치의 실험과 도전 정신, 바그너의 총체예술의 심오함, 혁신성을 진지한 시각으로 비추어보고 이를 통해 K&L미술관의 향후 방향성을 심도 있게 가늠해보고자 한다.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발 퍼포먼스 장면. 사진 K&L미술관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발 퍼포먼스 장면. 사진 K&L미술관

개관전에 즈음하여 K&L미술관 김진형 관장(디렉터)은 "다각도의 예술적 연구와 아카이브의 구축을 통해 국내외 핵심 작가들을 조명하고 시대적 맥락을 통찰하여 우리 삶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다양한 기획전을 이끌어가고자 한다. 더불어 시각예술뿐 아니라 삶을 풍부하고 아름다운 상상의 영역으로 이어주는 다양한 음악적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시각예술, 음악,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자유롭게 이어지는 종합예술의 공간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어 김 관장은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적 랜드마크로서 다양한 예술적 경험의 기회를 공유하고 나아가 동시대 예술의 구심점역할을 하는 기관으로서 예술의 역동적인 변화와 그 흐름을 주도하는 문화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헤르만 니치(Hermann Nitsch, 1938-2022)의 개인전 《Gesamtkunstwerk : 총체예술》은 K&L미술관(경기도 과천시 뒷골 2로 19)에서 12월 30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