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해수욕장에서 들뜬 마음에 폭죽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들뜬 마음에 폭죽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가시나요? 이 질문에 해수욕장을 찾겠다는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만약 여름 휴가를 해수욕장에서 보낸다면 폭죽 놀이를 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글을 읽어주면 좋겠습니다.

폭죽은 터질 때 나오는 것은 화려한 불꽃과 소리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합니다. 폭죽을 감싸고 있는 탄피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기에 폭죽이 터지며 탄피도 함께 배출되는 것이죠.

해양환경단체 ‘시세퍼드 코리아’가 지난 5월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폭죽 탄피를 수거한 결과, 2시간 만에 약 1만 개 이상의 폭죽 탄피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터진 폭죽의 탄피는  미세플라스틱으로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 사진 Pixabay 이미지.
터진 폭죽의 탄피는 미세플라스틱으로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 사진 Pixabay 이미지.

폭죽이 남긴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이 먹이로 오인할 수 있어 해양 생태계를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뿐만 아니라 해양 생태계로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은 해산물을 소비하는 인간에게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지만, 일부 동물 실험에서 염증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난 바가 있습니다.

폭죽은 미세플라스틱 말고도 많은 쓰레기를 남깁니다. 폭죽이 터지고 난 후에 철사, 종이 몸체 등의 잔해를 남기죠. 대체로 폭죽 잔해는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입니다. 폭죽 놀이가 해양 쓰레기를 더 늘리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폭죽이 터지며 나오는 소음과 미세 먼지 또한 지역 주민들과 생태계에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2022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양수 의원실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9월까지 해수욕장 폭죽놀이로 인한 소음, 환경 오염 등의 민원이 약 1만 3천여 건 이상 발생했다고 합니다. 매년 불꽃놀이로 2,200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되는 셈이죠.

폭죽 연기에 포함된 납 등 중금속과 방향족탄화수소는 인간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사진 Pixabay 이미지.
폭죽 연기에 포함된 납 등 중금속과 방향족탄화수소는 인간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이에 더해 폭죽으로 인한 미세먼지가 인체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폭죽 연기에는 납을 비롯한 중금속과 방향족탄화수소가 있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고령자, 어린이, 그리고 폐나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불꽂놀이 장소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질 것을 권고합니다. 불꽃놀이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했다는 측정 결과가 미국 주요 도시에서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해수욕장에서의 폭죽 놀이는 불법입니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8항에 의해 허가받지 않는 해수욕장 불꽂놀이는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대상이죠. 하지만 해수욕장 밖에서 폭죽을 파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기에 해수욕장 인근에서 폭죽을 쉽게 살 수 있고, 지자체에서 불꽃 놀이를 단속하기 어려운 현실이라 불법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폭죽 놀이를 즐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폭죽놀이 대신 파도 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바닷바람을 더 느끼며 추억을 쌓는 시간을 가진다면 지구도 살리고 나 자신도 힐링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 모두 이번 휴가철에는 폭죽놀이 없는 해수욕장에서 추억을 쌓으며 지구를 조금 더 생각하는 휴가를 보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