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분해 능력을 비롯, 암세포 생장 억제 등 유용한 기능을 가진 미생물을 인간의 삶에 유용한 물질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이나 질병 치료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약제와 식품, 기능성 제품 등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미생물 활용의 신기원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알코올로 전환하는 자생 아세토젠 미생물을 최근 발견하고, 미생물을 이용한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민물해면에 공생하는 방선균에서 추출한 ‘페닐알라닌 유도체’가 항암, 항균 및 항염 효과가 있음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농가에서 살균제로 쓰이는 스트로빌루빈계 약제에 내성이 있는 식물 탄저병균을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담수 세균을 발견했으며, 담수 환경에 서식하는 식물인 마름의 추출물에서 어류의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바이러스 감염 및 증식 억제 효능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한편,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지난 2021년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채집한 검노린재나무 잎에서 항당뇨 효능을 갖는 주요 성분을 최초 발굴·규명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분해 능력 뛰어난 미생물 발견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한국과학기술원 및 군산대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알코올로 전환하는 자생 아세토젠 미생물을 최근 발견하고, 미생물을 이용한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진의 실험 결과, 이 미생물은 미국 민간기업 란자테크에서 활용 중인 클로스트리디움 오토에타노게눔(Clostridium autoethanogenum) 보다 이산화탄소 분해 능력이 약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미생물은 이산화탄소 분해 과정에서 알코올을 생산하는데, 향후 온실가스 감축·전환 기술에 활용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철강 및 화학물질 제조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물해면 공생 방선균에서 암세포 생장 억제 신규 화합물 발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민물해면에 공생하는 방선균에서 추출한 ‘페닐알라닌 유도체’가 항암, 항균 및 항염 효과가 있음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국내 민물해면에 공생하는 방선균 연구를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수행했다. 그 결과, 방선균에서 발견된 ‘페닐알라닌 유도체’의 화학 구조식을 밝혀냈으며, 이 신규 화합물을 전립선암과 유방암 세포에 처리했을 때 높은 생장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식중독 균주에 대한 항균 효과 및 항염 효과도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3월에 특허 출원을 마쳤다. 출원한 신규 화합물은 인체 필수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과 구조가 유사해 식품 및 의약외품, 화장품 등의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식물 탄저병 방제하는 담수 세균 발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또 농가에서 살균제로 쓰이는 스트로빌루빈계 약제에 내성이 있는 식물 탄저병균을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담수 세균을 발견했으며,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국립안동대 전용호 교수 연구진과 함께 담수 세균의 기능성 정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브레비바실러스 할로톨러런스(Brevibacillus halotolerans) FBCC-B4359 균주가 탄저병의 발병률을 낮추고 식물생장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그간 생물농약으로 이용되지 않았던 박테리아계 담수 세균이 탄저병 방제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내고, 이 세균이 친환경 미생물농약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담수식물 ‘마름’ 추출물에서 어류 출혈성 패혈증 바이러스 억제 효능 발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와 함께 담수 환경에 서식하는 식물인 마름의 추출물에서 어류의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바이러스(Viral Hemorrhagic Septicemia Virus, VHSV) 감염 및 증식 억제 효능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마름 사진[이미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마름 사진[이미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마름은 강이나 연못 등에서 서식하는 한해살이 물풀로 한의학(동의보감)에서는 마름 열매(능인, 菱仁)를 강장제로 사용해 왔으며, 항염·항산화 등의 효능이 다양한 연구 학술지에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마름 추출물이 어류 세포주와 실험동물에서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바이러스 감염과 증식을 77% 이상 억제하는 효능을 처음으로 밝혔다.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바이러스는 양식 어류의 대량 폐사를 유발하는 병원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1년 양식 넙치에서 감염 피해가 보고된 이후, 피해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넙치[이미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바이러스에 감염된 넙치[이미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양식 어류의 사료첨가제와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 가능한 마름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바이러스의 감염과 증식을 억제하는 유효물질을 밝히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생 검노린재나무 유래 항당뇨 성분 최초 발견

한편,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지난 21년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채집한 검노린재나무 잎에서 항당뇨 효능을 갖는 주요 성분을 최초 발굴·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의 올해 「섬․연안 생물 유래 천연물 확보 및 정보생산」 연구과제를 통해 전남 섬·연안에 자생하는 식물 유래 추출물을 대상으로 주요 성분 및 생리활성 효능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밝혀낸 성과다.

검노린재나무[이미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검노린재나무[이미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이번 연구 결과에서, 검노린재나무잎 추출물이 단백질 당화 억제능을 보이며 이에 따른 항당뇨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성분 분석을 통해 검노린재나무잎 추출물 속 퀘르세틴 배당체와 엘라지탄닌 성분의 존재를 처음으로 발견했고, 이 성분들이 단백질 당화 과정의 중간 물질을 포집함으로써 항당뇨 효능을 나타낼 수 있음을 질량분석법을 통해 밝혀냈다. 

관련 연구 결과는 향후 항당뇨 소재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