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누리에 창작음악극 '줄 없는 나무 인형' 연습 장면. 이미지 극단 누리에
극단 누리에 창작음악극 '줄 없는 나무 인형' 연습 장면. 이미지 극단 누리에

극단 누리에×부산예술회관의 공연장 상주단체 창작사업으로 2017년 초연한 음악극 〈줄 없는 나무인형〉(각색 강경미, 연출 강성우)이 2023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카를로 콜로디(Carlo Collodi, 1826~1890)가 쓴 《피노키오의 모험(Le Avventure di Pinocchio)》은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어로 번역될 만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 중 하나다. 피노키오는 소나무로 만든 작은 아이를 뜻한다.

강성우 연출은 오래전 프랑스 아비뇽축제공연 거리공연에서 보았던 '피노키오' 공연을 오래 기억했다. 그곳에서 혼자 피아노에 바퀴를 달아 돌아다니며 마치 피노키오처럼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있는 배우를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극단 누리에 '줄 없는 나무인형' 연습 장면. 이미지 극단 누리에
극단 누리에 '줄 없는 나무인형' 연습 장면. 이미지 극단 누리에

그때 강성우 연출은 이런 생각을 했다. '모두가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우리 전통의 미학과 연희양식으로 풀어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극단 누리에는 강성우 연출의 원유로 2017년 '피노키오' 공연을 제작했다. 당시 김아라 연출이 한국판 피노키오 <줄 없는 나무 인형>을 탄생시켰다. 강성우 연출은 예술감독으로 참여하였다. 함께 대본을 만들고 피노키오의 이름을 '솔'로 작명하고 집터를 돌보는 성주신과 부뚜막을 지키는 조왕신을 등장시켜 극을 움직였다.

6년이 지나 이번에 재공연을 앞두고 피노키오의 맥락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수정과 함께 음악과 안무를 추가하여 더욱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원작에서 피노키오를 만들어내는 목수 제페토는 장승을 깎는 제씨로, 피노키오에게 충고하는 귀뚜라미의 영혼은 이무기의 꿈을 꾸는 이심이로, 새 생명을 주는 파란 요정은 삼신할망으로, 반대편에서 고난과 시련을 주는 인물로 등장하는 단장과 장난감 마부, 여우와 고양이는 마마신과 바지, 윗도리로 재탄생시켰고, 피노키오를 꾀어 장난감 마을로 데려가려 하는 양초 심지는 개똥이로 등장한다.

이미지 극단 누리에.
이미지 극단 누리에.

생명을 점지하고 탄생을 주관하며 아이들의 행복이 자신의 기쁨이라 여기는 수호신 삼신할망. 소중한 생명을 병들게 하고 끝내는 죽음으로 세상의 행복을 잠재우는 것이 자신의 기쁨인 마마신.

삼신할망은 자신이 생명을 점지하는 곳마다 따라와 전염병을 퍼트리는 마마신을 대적할 비책을 찾는 중이다. 이 동네 목수 제씨에게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장승을 만들 것을 권유하지만 제씨는 나무인형을 만들어 낸다. 삼신할망은 마마신의 액막이를 나무인형으로 하기로 마음먹는다.

삼신할망을 도와 이무기가 되기 위해 덕을 쌓고 있는 이심은 산고 없이 태어나는 나무인형의 존재에 대해 염려하지만 삼신은 나무인형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다.

이름을 얻게 되는 나무인형 ‘솔’.
나무인형이 태어나 걷기 시작하고 말하기 시작하니, 제씨는 바람 잘 날 없는 날들을 보낸다. 솔이 부리고 다니는 말썽에 대해, 마을 사람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항의하러 몰려오기 때문이다. 지친 제씨는 솔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들을 삼신할망에게 쏟아낸다. 그 얘기를 듣게 된 솔은 집을 무작정 뛰쳐나와 제씨를 떠난다.

갈 곳 없이 돌아다니던 솔은 엿을 먹고 있는 말썽꾸러기 개똥과 마주치고 한량골에 대해 듣게 되고 흥미를 느낀다. 개똥은 솔에게 그곳에 가고 싶으면 돈 스무 냥을 구해오라고 한다.

그때 솔이의 눈앞에 펼쳐지는 사당패의 놀이판. 호기심 많은 솔은 그곳에 휩쓸려 놀이판을 망쳐놓는다. 화가 난 놀이판의 주인, 사당패의 단장은 솔을 붙잡아 추궁하다 사당패의 일원으로 끌어들인다.

한편, 솔을 따라다니던 이심은 사당패 단장의 정체를 알고 놀란다. 이심은 삼신할망에게 마을에 마마신의 마수가 뻗치고 있고 그 패거리에 솔이 잡혀있다고 알리는데…

이미지 극단 누리에
이미지 극단 누리에

극단 누리에는 새로운 배우들과 역할, 악사의 등장, 추가된 표현과 이야기의 구성으로 새로운 꿈을 꾸며 2023 <줄 없는 나무 인형>을 시작한다. 기존의 대본과 음악, 안무, 무대, 의상 모든 것을 전면 수정하여 완성도 높은 극을 선보인 70분 공연에 등장하는 곡이 12곡이나 된다.

우리 전통의 미학과 연희양식으로 풀어낸 한국판 피노키오로 7명의 배우와 2명의 악사가 함께 만들어 간다. 한국의 신, 삼신할망과 마마신의 대결구도로 풀어가는 솔(피노키오)의 성장기이다. 출연 강진욱(솔 역), 이재찬(제씨 역), 홍선주(삼신할망 역), 우지현(마마신 역), 김유빈(윗도리 역), 손창민(바지 역).

강성우 연출은 "아름다운 동화와 같은 이야기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잘 견뎌낸 모두가 인간다움은 단순히 살과 뼈가 아닌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받는 위로의 공연이 되길, 한국적 음률의 노래와 대사, 사물악기의 연주로 한국 고유의 미학이 가득한 무대가 되길 기대하며 공연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음악극 <줄 없는 나무인형>는 7월 21일(금)부터 23일(일)까지 부산예술회관에서 공연한다. 공연 시간은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일요일 오후 2시.

음악극 '줄 없는 나무인형' 포스터. 이미지 극단 누리에
음악극 '줄 없는 나무인형' 포스터. 이미지 극단 누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