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Garden, 2022, acrylic on canvas, 72.7 x 60.6 cm. 이미지 갤러리조은
My Garden, 2022, acrylic on canvas, 72.7 x 60.6 cm. 이미지 갤러리조은

갤러리조은은 최명애 작가의 개인전《My Garden 나의 정원》을 7월 13일부터 8월 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2미터가 넘는 유화 ‘빛의 숲’부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룬 드로잉 소품까지 신작 25점을 통해 자연의 정원이 주는 경이로운 생명력과 위로를 선사할 예정이다.

작가의 정원에는 구름, 바람, 돌, 식물, 나무, 비, 향기, 곤충, 새 등 그림의 소재와 작업에 에너지와 위로를 주는 뮤즈들이 가득하다. 정원에서 작가에게 스며든 이미지, 색, 감정, 냄새의 파편들이 작가 특유의 다채로운 색감과 추상 표현주의적 방식으로 표현된다. 20년 동안 직접 다듬어 온 작가의 정원이 고스란히 캔버스로 옮겨 오면서 보는 이들에게 자연의 에너지와 위로를 선사한다.

빛과 색 22-1, 2022, acrylic on canvas,  90.9 x 72.7 cm. 이미지 갤러리조은
빛과 색 22-1, 2022, acrylic on canvas, 90.9 x 72.7 cm. 이미지 갤러리조은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믿는 작가에게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느리지만 재충전의 시간이다. 정원을 주제로 한 작가의 작업은 전쟁 중에도 빛과 색, 선의 세계 속에서 아름다움의 정수를 뽑아낸 마티스의 유미주의자적 성향과 닮아있다.

최명애 작가는 매일 자신이 다듬어 가는 정원에서, 순간순간 숙성된 사유를 끄집어낸다. 정원과 교감으로 유발하는 작가의 사유는 끝없이 반복된다. 때로는 동양 사상과 연결되는 사유의 흔적들을 작업에서 읽을 수 있다. 작가 특유의 자유로운 필체와 붓의 움직임이 동양화의 운필법을 연상시킨다.

작가의 작업을 정종효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붓으로 색을 칠하는 것이 아니라 색칠과 더불어 붓의 움직임에서 나오는 필력이 그대로 화면에 반영되고 그림에서 기운생동(氣韻生動)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색은 다시 빛과 어우러져 구름, 산, 돌, 꽃, 나무, 벌레, 새 등 사물들을 표현하는 응물상형(應物象形)을 반영하고 그 기본은 붓의 움직임과 기운을 기저로 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평한다.

빛과 색-유년기, 2023, oil pastel, acrylic on canvas, 116.8 x 91 cm. 이미지 갤러리조은
빛과 색-유년기, 2023, oil pastel, acrylic on canvas, 116.8 x 91 cm. 이미지 갤러리조은

최근 최명애 작가의 작업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원형의 연결성이다. 꽃 혹은 꽃봉오리가 연상되는 크고 작은 형태의 유기체들이 화면 위에 묘한 평온을 가져다 주며 작품에 한층 더 깊어진 유연함과 감수성을 더한다. 꿈틀거리는 자연의 생명을 품은 원형질과 같다.

최명애의 작품은 사회변혁의 도구로도 그 기능이 확장된다. 정종효 실장은 최명애의 작업이 “자연을 통해서 인간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한다. 무지와 탐욕으로 인류가 더는 자연이 주는 생명과 위로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이에 최명애의 정원은 단순한 장식이나 휴식의 공간을 넘어 ‘때로는 상징적이고, 때로는 명상적이며, 또 가끔은 반성적인’ 무한의 공간으로 끌어가는 힘이 있다.

바람길 Winter Road, 2023, Charcoal, Acrylic on canvas, 130.3 x 97 cm. 이미지 갤러리조은
바람길 Winter Road, 2023, Charcoal, Acrylic on canvas, 130.3 x 97 cm. 이미지 갤러리조은

최명애 작가는 서울대 미대 서양학과,  동 대학원 미학과(석사)를 마치고, 하와이대학 미술대학원(서양화)을 졸업했다. 2022년 갤러리조은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Kiaf+, 아트부산 등 국내 주요 페어에 연이어 소개되며 국내 미술시장에 호평을 받고 있다.

최명애 작가의 개인전 《My Garden 나의 정원》은 갤러리조은(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55가길 3)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