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성장기 아이의 변화는 부모를 당황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은 다양한 검사방법을 통해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어하죠. 아동‧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가의 브레인컨설팅을 통해 아이의 몸과 마음, 뇌의 건강한 변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아이의 기질을 알아보는 브레인컬러 테스트. 사진 BR뇌교육 제공.
아이의 기질을 알아보는 브레인컬러 테스트. 사진 BR뇌교육 제공.

초등학교 3학년 지윤이(가명)는 지역축제에서 브레인 컬러로 알아보는 기질 테스트 부스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지윤이의 브레인 컬러는 초록색으로 모범적이고 도덕적이며 책임감이 강한 유형입니다. 남들의 평가가 중요해서 피드백에 예민할 수 있고 신중하며 완벽해지고자 하는 성향이 있어 무엇을 시작하거나 선택할 때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반면, 어머니 소정 씨는 주황색으로, 초록색과는 매우 다른 특징을 나타냅니다. 활달하고 순발력이 좋고 사회적인 현상에 관심이 많은 유형이죠.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향의 소정 씨는 지윤이의 신중함을 다소 답답해하며 아이의 선택을 기다려 주기보다는 다그치거나 앞서서 끌고 가고자 했을 것입니다. ”지윤이가 마음을 먹도록 기다리고 응원을 해줄 때 초록색 컬러의 리더십이 발휘될 것“이라는 조언에 어머니는 아이를 좀 더 이해하고자 ‘우리 아이 브레인 컨설팅’을 신청했습니다.

우선 소정 씨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아이의 반복적인 행동 패턴(CBC_Child Behavior Checklist)을 분석하면서 아이의 수준과 상태, 향상할 아이의 문제점과 학부모의 심리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어머니 소정 씨가 초3 지윤이의 반복적인 행동패턴(CBC)을 점검한 표. 사진 BR뇌교육 제공.
어머니 소정 씨가 초3 지윤이의 반복적인 행동패턴(CBC)을 점검한 표. 사진 BR뇌교육 제공.

어머니의 점검 사항을 살펴보면, 지윤이는 공부에 흥미가 없고 학습할 때 딴짓을 많이 한다, 혼자서는 학습하기 어려워한다 등 자발적인 학습 태도를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인내심이 부족하고 쉽게 포기하며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잘 표현하지 않아 엄마로서 답답함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학습습관이나 집중력, 감정조절, 바른 생활습관 등에서 어머니는 불만족스러운 행동을 다수 표시한 것과 달리 제가 만난 지윤이는 자기표현을 잘하고, 딴짓 없이 교사의 요구에 매우 잘 따라오며 집중했습니다. 학교나 학원의 선생님으로부터 받는 지윤이의 평가는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머니 소정 씨는 지윤이의 학습습관, 집중력, 감정조절, 바른 생활습관 등 다수항목에서 불만족스러운 행동이라고 표시했다. 사진 BR뇌교육 제공.
어머니 소정 씨는 지윤이의 학습습관, 집중력, 감정조절, 바른 생활습관 등 다수항목에서 불만족스러운 행동이라고 표시했다. 사진 BR뇌교육 제공.

선생님은 모르는 적절치 못한 행동을 엄마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원인을 현재 정서 상태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검사 결과, 규범성의 수치를 본다면 지윤이는 어른에 대한 신뢰가 있고 어른의 말에 수용적인 아이입니다. 그러나 부모에 대한 정서 면에서 부모를 신뢰하면서도 강압적으로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평상시에 엄마인 소정 씨가 지윤이에게 의견을 묻고 그 의견을 존중하기보다 엄마의 판단대로 결정할 때가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참조. BR뇌교육 인적성검사 결과 일부.
참조. BR뇌교육 인적성검사 결과 일부.

엄마가 주도성을 가지는 경우, 아이들은 의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협동심이 강한 지윤이는 또래 관계에서 자기주장을 펼칠 수 있는 아이여서 친구들과 놀 때는 매우 주도적이다가도 집에서나 어른이 개입하는 상황에서는 의존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며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높일 때 가정에서도 또래 관계에서도 일관된 주도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현재 지윤이는 자발적으로 선택해서 과제를 수행하기보다는 칭찬과 격려에 의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상태입니다. 예를 들면, 스스로 신발을 예쁘게 벗어 정리하기보다 어른들의 칭찬을 받기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정서 상태죠.

10대 아이들의 두뇌발달과정을 보면 이 시기에는 학습 뇌가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사고력, 집중력 등 인지적 뇌 발달 뿐 아니라 정서 발달이 매우 중요하게 변화하는 시기여서 재미있고 즐거운 학습경험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때 형성된 정서 안정과 자신감이 학습 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대뇌변연계의 긍정적인 학습경험이 중요한 이유를 ‘보상회로 시스템’으로 설명드릴 수 있죠. 살면서 좋았던 경험은 보상회로 시스템에 의해 반복적으로 하게 됩니다. 만족감, 즐거움을 계속 느끼고자 하는 뇌의 시스템 때문인데 음식이나 게임 등 쾌락의 감정을 유발하는 도파민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체로 향합니다.

도파민을 분비시킨 행동은 감정적으로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기억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행동을 계속하고 싶게 만들어 그런 행동이 좋은 습관으로 이어지게 되고, 혹은 과도하게 반복될 경우 중독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동을 결정하고 계획하는 것이 전전두엽의 보상가치 판단에 의해서입니다.

만약 아이가 학습을 하면서 무척 괴롭고 힘들었다면 우리 뇌에서는 도파민이 아니라 해로운 행동이라고 판단할 때 나오는 호르몬, 글루타메이트를 분비하게 되고 그 행동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하게 됩니다.

긍정적인 감정과 성취감을 느끼며 뇌의 보상회로 시스템을 잘 작동시켜야 앞으로 학습을 발전적으로 할 수 있게 됩니다. 학습뿐 아니라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죠. 또래 관계에서 리더십과 주도성을 발휘하여 긍정적인 경험을 가져야 사회성에서도 적절한 보상회로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지윤이의 성장 솔루션 첫 번째는 “엄마 주도에서 아이 주도로 바꾸기”입니다.

아이들의 뇌 발달 과정을 배우고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부모교육을 받으면서 소정 씨가 먼저 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노력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서부터 지윤이의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엄마가 해줘~”라고 의지하던 모습이 줄고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였죠. 그리고 절대 먼저 사과하지 않던 지윤이가 “나 때문에 엄마랑 아빠가 싸우게 된 것 같아 미안해”라며 사과해서 엄마가 놀랐다고 합니다. 학원도 본인이 선택하니 스케줄이 힘들어도 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아이의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감정을 정화하는 수업. 사진 BR뇌교육 제공.
감정을 정화하는 수업. 사진 BR뇌교육 제공.

두 번째 솔루션은 지윤이의 “감정을 정화하는 수업”입니다. 괜히 동생에게 짜증이 나고, 불쑥불쑥 친구들에게 강하게 튀어나오던 감정들을 다 꺼내어 신문에 담아보고 그 감정을 다 던지고 날려버렸습니다. 감정은 감정일 뿐이며 감정의 주인이 나라는 것, 그래서 그 감정을 버릴 수도 있고 내가 선택할 수도 있다는 원리를 아이가 깨달았습니다.

신나게 신문지 찢기 활동으로 감정을 충분히 발산하고 나서 고요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았죠. 감정 너머에 있는 나를 사랑하면서 나 자신을 가만히 안아주고 존중해주는 명상을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자신을 만나는 명상시간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긍정성이 커지고 편도체의 기억과 감정을 안정시키고 있습니다.

감정 너머에 있는 나를 사랑하면서 나 자신을 가만히 안아주고 존중해주는 명상. 사진 BR뇌교육 제공.
감정 너머에 있는 나를 사랑하면서 나 자신을 가만히 안아주고 존중해주는 명상. 사진 BR뇌교육 제공.

세 번째 솔루션은 작은 활동부터 “도전하고 성취하는 과정을 경험하기”입니다. 예를 들면 할 수 없다고 판단한 GYM 자세를 포기하지 않고 해낸다든지, 힘든 자세를 몇 분간 지속하면서 한계를 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뇌교육 선생님의 지도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메타인지 훈련을 했죠. 처음에는 명상, 체조 등을 열심히 하고 나서도 “재미없었어요”, “지루했어요”라고 하던 말투가 점차 바뀌어 성취감을 느끼며 긍정적인 정보처리 습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정보처리 기관인 뇌는 어떤 정보를 처리하는가가 매우 중요하죠. 긍정적, 도전적, 집중력, 자신감, 그리고 좋은 습관으로 만들어지는 두뇌역량 강화는 현재 필요한 능력을 갖추는 데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성인이 되어서도 우수한 역량을 갖추게 하는 대단히 중요한 뇌 훈련입니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멋진 행동도, 행복하다는 감정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자라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죠.

내 뇌의 주인이 나임을 알 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효심 원장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올해 14년 차의 아동‧청소년 두뇌 코칭 전문가. 현재 BR뇌교육 수원영통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