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성장기 아이의 변화는 부모를 당황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은 다양한 검사방법을 통해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어하죠. 아동‧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가의 브레인컨설팅을 통해 아이의 몸과 마음, 뇌의 건강한 변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진지하고 사려깊은데 불안하고 감정표현이 서툰 초1 진우를 위한 솔루션 책과 친해지는 '행복한 책읽기. 사진 BR뇌교육 제공.
진지하고 사려깊은데 불안하고 감정표현이 서툰 초1 진우를 위한 솔루션 책과 친해지는 '행복한 책읽기. 사진 BR뇌교육 제공.

이번에 화풀이 캠프에서 만난 진우(가명)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진우는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왜소한 체형과 작은 목소리, 수줍어하는 모습이 아직 유아같이 보이는 아이였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친절하고 잘 웃어주는 모습이 관찰되었는데, 집에서는 같이 놀던 친구 때문에 속상해하고 억울해하며 곧잘 울고, 낯선 것에 불안해하는 모습이 많다고 합니다.

밖에서와 집에서 서로 다른 모습에 진우의 정서 상태와 스트레스 정도가 걱정이 된 진우 엄마가 인‧적성검사와 뇌파검사를 신청하여 상담이 진행되었습니다.

초1 진우의 인성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초1 진우의 인성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진우의 정서 상태를 보면 엄마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엄마의 말과 행동, 감정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고, 자신을 믿는 힘과 주도성이 부족하다 보니 해야 하는 일에 있어 성실함이 부족합니다.

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기보다 엄마의 칭찬 혹은 강제성이 아이를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 협동성과 대인관계 영역을 살펴보면, 진우의 가장 큰 강점이 또래 관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리더십과 소통능력을 가지고 있어 부드럽게 친구들을 수용할 줄도 알고, 적절하게 리드할 수 있는 대인관계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성검사결과지 제일 첫 번째 줄에 있는 감정 상태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감정, 즉 진우의 기분이 좋은 상태가 아닙니다. 내면에 심리적인 긴장이나 갈등을 느끼고 있어 불쾌함이 내재된 상태입니다. 이런 감정 상태라면 친구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도 쉽게 기분이 상할 수 있고, 스스로 나쁜 기분을 전환하기는 어려운 감정 상태입니다.

그런데 착하고 배려하는 기질의 아이인지라 애써 괜찮은 척을 하고, 솔직하지 못해서 쌓인 감정 때문에 다시 속으로 우울한 감정을 만드는 악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초1 진우의 적성 평가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초1 진우의 적성 평가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진우에게 가장 맞는 적성 코드를 살펴보니, 적성검사 1위가 철학, 심리학 등의 인문계열입니다. 진우는 깊이 생각하기를 좋아하고 생각한 것을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한, 공동 1순위로 사회학, 사회복지학 등 사회계열로, 친구들을 돕기를 좋아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고, 적성검사 3위는 교육학으로 친구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 지도자 또는 교사의 자질도 가지고 있습니다. 

초1 진우의 지능 평가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초1 진우의 지능 평가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지능검사로 확인한 진우는 말이나 글을 통해 이해를 잘하는 언어이해 능력을 가졌지만, 반면에 자신의 생각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언어감각 능력이 낮습니다. 정보의 수용은 감각적이고 빠른데 비해 분출이 잘 안 되는 뇌회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언어감각 능력이 때에 따라서는 또래 관계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답답하거나 억울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진우의 장점으로는 몸의 순발력이 좋고 상황에 대한 판단력이 우수하여, 주어진 문제를 직면했을 때 “할 수 있겠다” “어렵겠다”를 빠르게 감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진우의 강점인 감각이 빠르다 보니 오히려 쉽게 판단하고 포기가 빠른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초1 진우의 뇌파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초1 진우의 뇌파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뇌파검사에서도 유의미한 점이 관찰되는데 두뇌 활성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평소에도 긴장도가 많고, 불안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학습할 때 정신적 스트레스가 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계속 이런 과부화 상태가 유지된다면 급성피로감, 급성 스트레스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우가 뇌파가 높고, 불안한 정서를 가지게 된 이유는 가정환경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어렸을 때 부모의 잦은 부부싸움과 부부간 폭력이 있었고, 지금은 현재 이혼 상태로 어머니가 양육을 전담하며, 경제적으로도 책임지느라 직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상태입니다.

책임감이 강한 어머니는 아이에게 무척이나 정성을 들이지만, 힘든 감정은 서로 공유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진우는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아이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싶어 하는 아이인데 현재 어머니는 마음이 늘 바쁘고 복잡합니다.

진우의 생각을 들어주고 기다려주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진우는 외로움과 불안한 감정을 가슴에 묻어두고 지내온 것으로 보입니다.

진우를 위한 브레인컨설팅 솔루션

행복한 진우가 되기 위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또래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놀이를 통해 소통하고 풀어내는 활동수업과 여러 명상을 통해 깊숙이 내재한 감정들을 하나씩 건드리고 풀어내는 정화 수업을 했습니다.

이완된 집중상태인 알파파 뇌파에서의 명상은 무의식과 잠재의식에 깃들어있는 부정적인 의식, 감정을 정화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의도적으로 “내가 버려야지!”하지 않아도 호흡을 통해, 그리고 메시지를 통해 뇌 속 깊숙이 있던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과 기억들을 버리고 긍정적이고 힘 있는 나를 스스로 선택하게 됩니다. 이런 명상수업을 하고 나서 진우의 표정에서 밝고 당당함이 느껴졌습니다.

7~8세 시기 아이의 뇌는 뉴런의 솎아내기가 끝나가는 단계로, 이 시기 자기주도성을 기르는 책읽기로 자존감과 소통, 공감,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사진 BR뇌교육 제공.
7~8세 시기 아이의 뇌는 뉴런의 솎아내기가 끝나가는 단계로, 이 시기 자기주도성을 기르는 책읽기로 자존감과 소통, 공감,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사진 BR뇌교육 제공.

그리고 ‘생각이 커가는 아이’라는 행복한 책읽기 수업을 병행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나이는 독서에 재미를 붙이고 학습기초를 잡아주는 시기로, 환상적인 작품이나 동물들이 나오는 이야기, 생활 동화 등이 좋습니다.

지식을 담은 책보다는 책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도서를 선택하여 책 읽기에 대한 즐거움, 긍정적인 느낌을 느끼고, 책 읽기를 통해 정신과 마음의 변화를 느끼도록 해준다면 이 시기의 최고의 독서가 될 것입니다.

특히나 그림책은 아이의 감성과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고 시각적 즐거움과 언어적 쾌감 등 오감 만족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림책 읽어주기는 시각, 청각, 언어 뇌, 상상력을 통합적으로 자극하는 총체적인 두뇌발달훈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책이라는 매개체 자체에 담긴 다채로운 정서적 자극은 아이들이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 체계들과 아이들 세상에서 존재하는 수많은 감정 신호들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7~8세 시기 아이의 뇌는 뉴런의 솎아내기가 끝나가는 단계로, 뇌신경회로의 기초가 완성되고 성인과 비슷한 신경 회로망을 만들어 가게 됩니다,

이해력, 사고력, 기억력 등의 뇌의 기능이 급속도로 활성화되는 시기여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도입하기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공부라는 것은 주입식 학습이 아닌 주도성을 부여하는 공부, 즉 스스로 할 일을 결정하기 위한 질문을 통해 각자가 주체가 되어 결정하고 행동하는 연습을 말합니다.

자존감, 소통과 공감, 상상력의 주제로 진우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선생님과 충분히 소통하는 시간이 힐링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책의 주제, 소재에 따른 진우의 감정과 생각들이 많이 표출되었습니다.

특히, 진우가 좋아했던 책은 감정을 표현한 그림책들이었습니다. 이런 독서프로그램을 하면서 친구들과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을 객관화하여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을 세분화하여 이해하고 표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내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도윤이가 ‘됐어!’라고 말해서 화가 났던 거예요.” “엄마가 동생만 칭찬해주니까 제가 마음이 슬퍼요”라는 감정표현이 많아지면서 어머니도 진우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 친밀한 관계 형성이 되었습니다.

수업한 지 이제 3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지금 진우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들을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기분 상태가 좀 더 많아지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참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와의 진짜 소통이 되어질 때 다른 사람과도 건강한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앞으로 점점 더 행복할 진우를 상상하면 미소가 지어집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가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이라는 감정으로 충만해지기를 응원합니다.

 

 

이효심 원장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올해 14년 차의 아동‧청소년 두뇌 코칭 전문가. 현재 BR뇌교육 수원영통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