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전시《공예의 변주(Shift Craft)》에 전시된 작품을 현지인들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본전시《공예의 변주(Shift Craft)》에 전시된 작품을 현지인들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이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위크 기간인 4월 17일(월)부터 23일(일)까지 개최한 ‘2023 밀라노 한국공예전’이 한국 현대공예 홍보와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달성했다. 

올해로 11회째 참가한 이번 전시에 한국형 라이프 스타일을 이끄는 기획자로 평가받는 구병준 PPS 대표가 예술감독을 맡아 K-공예의 정수를 선보이는 본전시와 함께 한국신진작가의 감각적인 공예상품을 선보였다.

본전시《공예의 변주(Shift Craft)》 전시 모습.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본전시《공예의 변주(Shift Craft)》 전시 모습.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브레라 지구의 ‘펠트리넬리(Fondazione Feltrinelli)’에서 개최된 본전시에는 《공예의 변주(Shift Craft)》라는 주제로 국내 작가 20명의 작품 65점을 전시됐다. 개막 첫날 이후 입소문을 타고 온 세계 각지의 방문객으로 북적인 이번 전시는 7일의 기간 동안 4,300여 명이 관람하고, 문의가 줄지어 한국공예의 인기를 증명했다.

김광우, 2012, 빈 돌 연작, 석기 점토, 가변크기.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김광우, 2012, 빈 돌 연작, 석기 점토, 가변크기.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국 공예만의 미감과 기법을 디자인과 산업으로 확장한 ‘변주’의 가능성을 제시한 구병준 감독의 전시기획에는 ‘디자인위크에 가장 어울리는 공예전시’라는 찬사가 잇따랐다. 조병수 건축가가 한국의 오솔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전시 공간은 산책하듯 기획의도를 따라 전시를 즐기게 함으로써 공간과 작품 사이 조화를 더했다는 평이다.

본전시《공예의 변주(Shift Craft)》 전시 모습.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본전시《공예의 변주(Shift Craft)》 전시 모습.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국 분청의 대가 윤광조 작가의 《산동》 연작, 나무를 구부려 결합한 표면에 와이어를 박은 독특한 형태 및 기법으로 만들어진 김희찬 작가의 작품은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특히 지난해 타계한 故 김광우 작가의 《빈돌》 도자 연작은 현지 예술기관 관계자들이 앞다투어 구매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희찬, 2023, 무제 #15, 물푸레나무, 동선 790x635xH710mm.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김희찬, 2023, 무제 #15, 물푸레나무, 동선 790x635xH710mm.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각국에서 디자인위크를 위해 밀라노에 방문한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한국공예의 매력에 빠졌다. 개막 첫날 방문한 독일 베를린 시립박물관 재단의 아트 디렉터는 “현재 6개의 박물관 중 2개소 재개관을 준비 중으로, 향후 지역 커뮤니티를 주제로 한국의 공예전을 선보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탈리아 산업디자인협회장이자 밀라노 ADI 뮤지엄 관장은 “‘평화로운 오아시스 같은 전시”라며, “생산의 세계를 다루는 한국 장인들의 정신을, 한국-이탈리아 양국간 교류 영역인 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풀어냈다”고 평했다.

본전시《공예의 변주(Shift Craft)》 전시 모습.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본전시《공예의 변주(Shift Craft)》 전시 모습.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이탈리아 인테리어 디자인 매거진 <인테르니(Interni)>는 전 세계가 교류하는 밀라노 디자인위크 정신에 비추어 가장 진취적인 전시로 이번 한국공예전을 꼽으며 “한국의 장인 정신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재정립했다”고 평했다. 유명 건축디자인 매거진 <도무스(Domus)>에서도 올해 디자인위크의 유의미한 20개의 전시 중 하나로 이번 전시를 꼽기도 했다.

윤광조, 2017, 산동山動, 적점토, 화장토, 540x300xH630mm.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윤광조, 2017, 산동山動, 적점토, 화장토, 540x300xH630mm.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편 전 세계 디자이너의 성지인 밀라노의 ‘로산나올란디(Rossana Orlandi)’ 로갤러리(RoGallery)에서 4월 16일부터 23일까지 개최한 국내 작가 6명의 한국공예 상품기획전 《공예의 변주-오브제(Shift Craft-Objet)》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전시 종료 후 로산나 올란디 숍 등 현지 유통처에서 참여작가 6명의 작품을 입점, 판매하기로 결정하여, 상품기획전시 개최 첫해에 이탈리아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본전시《공예의 변주(Shift Craft)》 전시 모습.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본전시《공예의 변주(Shift Craft)》 전시 모습. 사진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이번 한국공예전이 한국 현대공예 홍보와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것이 국내외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