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보라매청소년센터 내 마음풀 공간인 '플레이 그라운드'의 사각사각책상과 마음싱크, 꿈틀책상. 사진 서울시.
시립보라매청소년센터 내 마음풀 공간인 '플레이 그라운드'의 사각사각책상과 마음싱크, 꿈틀책상. 사진 서울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자극에 시청각 감각이 사로잡혀 디지털 기기의 빠르고 자극적인 정보에 주로 반응하는 현대인의 뇌를 일명 ‘팝콘 브레인’이라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 챗GPT AI와 함께 살아갈 첫 세대인 우리 아이들은 갈수록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각종 스크린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종속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2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전년 대비 0.6% 감소한 23.6%인데 반해 청소년은 3.1% 증가한 40.1%, 즉 10명 중 4명이 과의존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에 한 가지 감각이 아닌 오감을 사용해야 하는데 과도한 디지털 매체에 의존해 촉각, 후각, 뇌기능을 떨어뜨려 학습능력 저하와 주의력 결핍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물과 자연을 매개로 불균형한 감각을 회복하고 잠자는 신경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필요하다.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는 2018년 전일중에 학생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열린 공간(마음풀)마련 사례를 조사해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학생들이 ‘마음풀’ 프로그램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 향상, 교우관계‧대인관계 개선의 효과를 보였다.

마음풀은 청소년들이 언제든 찾아가 마음을 풀 수 있는 공간, 풀이 자라는 공간, 마음을 충전(full)할 수 있는 공간이란 의미를 담았다.

서울시는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의 일환으로, 동작구 시립보라매청소년센터와 영등포구 시립문래청소년센터에 ‘마음풀’ 공간을 마련했다. 먼저, 시립보라매청소년센터의 ‘플레이 그라운드(Play Ground)’는 인터넷중독상담센터와 연계 식물과 함께 놀며 대화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탄생했다.

시립보라매센터의 '마음싱크' 공간. 사진 서울시.
시립보라매센터의 '마음싱크' 공간. 사진 서울시.

채소 씨앗을 심고 수확하는 공간인 ‘푸릇푸릇’ 텃밭, 혼자서 여유를 즐기거나 탁 트인 초록빛 공간에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소곤소곤’ 정원, 숲길을 걸으며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디제잉 시스템인 감각 플레이어를 통해 비, 안개, 소리를 연출해 감각을 극대화할 ‘소록소록’ 숲이 있다.

한쪽 벽 부착되 거울에 식물을 포함해 다양한 피사체가 반사되는 모습을 즐기며 친구들과 대화하고 사진을 찍거나 낙서하고 지우며 자기 표현을 할 ‘속닥속닥’거울도 있다.

한 켠에는 감정 카드로 내 마음을 돌이켜보고 일기나 편지, 낙서를 다양한 필기류, 도장, 타자기를 이용해 쓰는 ‘사각사각’ 책상과 쓴 글을 담아 보관할 ‘마음상자’도 있으며 희망자에 한해 익명 전시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나무책 레시피, 테라리움 도시락, 마음톡톡 레시피 등을 제공하는 ‘마음싱크’ 등이 있다.

시립보라매청소년센터는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와 학교 내 상담 프로그램 Wee클래스를 연계해 문제행동을 분석하고 스스로 치유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심리, 정서, 행동 회복과 성장을 돕는다.

시립문래청소년센터의 마음풀 공간 '플랜트 랩'의 '토독토독 방앗간'과 '리플레이 팔레트'. 사진 서울시.
시립문래청소년센터의 마음풀 공간 '플랜트 랩'의 '토독토독 방앗간'과 '리플레이 팔레트'. 사진 서울시.

시립문래청소년센터에는 ‘플랜트 랩(Plant Lab)’ 공간이 마련되어 자연과 함께 다양하게 감각하면서도 폐자원을 모으고 재활용하는 자연순환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곳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으로는 학생들이 폐자원으로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는 ‘리플레이 팔레트’와 다양한 폐자원을 모으는 ‘리플레이 우체통’이 있다. 텃밭에서 키워 수확한 씨앗을 전시하고 저장하는 씨앗라이브러리인 ‘씨앗톡톡’, 모션센서로 물방울이 떨어져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토독토독 방앗간’ 등이 있다.

시립문래청소년센터는 디지털기기 의존도가 높고 다양한 문화활동 기회가 적은 발달장애청소년을 위해 다감각 경험 제공과 심리적 안정, 자존감 향상, 결과물을 통한 만족감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 센터는 방학특강을 활용해 가족프로그램도 연 4회 운영되고, 서울시 50+ 자원봉사자를 통해 식물을 관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