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인 22일을 포함해 설 연휴 기간 고향을 찾고 가족을 만나거나 여행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설 연휴에 여러 이유로 집에 머물며 그동안 바빠서 몰입하지 못했던 드라마에 심취해 정주행하는 이들도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인기가 높은 K드라마는 티빙, 웨이브, 넷플릭스 등 다양한 OTT 서비스를 통해 현재 방영 중 드라마는 물론 완결된 드라마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설 명절에 겨울철 별미 귤, 고구마, 붕어빵을 먹으며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 세상 무해(無害)한 힐링…‘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천재적인 두뇌와 기억력,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우영우(박은빈 분)가 로스쿨 수석 졸업 후 법무법인 한바다의 인턴변호사로 입사했다.

우영우는 유일한 가족 아버지는 물론 남들과 일상적인 감정 교류가 서툴고 사람들에게 당연한 세상이 너무나 낯설다. 유일한 관심사는 고래. 엉뚱하고 솔직한 그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며 혼자만의 세계에서 나와 사람들 속에서 동행한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며 박은빈 배우의 사랑스럽고 뛰어난 표현력으로 첫 화부터 전 세계에서 화제를 몰고 왔다. 봄날의 햇살 같은 동료 최수연 변호사(하윤경 분)뿐만 아니라 강기영(정명석 변호사), 강태호(사무원 이준호), 주현영(동그라미), 주종혁(권민우 변호사) 배우들까지

이 드라마는 사회의 일원으로 동행하는 장애인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 냉혹한 경쟁세계에서 장애인 배려를 역차별로 받아들이는 현실 등을 다뤘다. 신생 채널 ENA가 개국 2개월 만에 내놓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2022년 4주 연속 OTT 콘텐츠 통합랭킹 1위를 차지해 국민 드라마급 인기에 근접했다.

- 2022년 6월~8월 방영 / ENA드라마/ OTT 넷플릭스

▶ 궁중에서도 거센 치맛바람…퓨전사극 ‘슈룹’

품위나 우아함 따위는 개나 주라며 궁에서 가장 빠른 걸음으로 사고뭉치 대군들을 단속하러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화통한 중전 임화령(김혜수 분)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이다.

굳건하고 현명한 왕세자가 맞은 의문의 죽음. 아들을 잃은 고통을 추스를 겨를조차 없이 경쟁자 비빈들과 내 자식 왕세자 만들기 전쟁에 돌입했다. 후궁으로서 왕세자와 중전을 제거하고 아들을 왕으로 만든 시어머니 대비와 극한 대립을 하는 중전은 자신의 지위와 자식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전쟁에서 이겨야만 했다.

권력을 향한 합종연횡 속에서도 중전은 대비가 심어놓은 스파이 상궁은 물론 경쟁자인 비빈과 왕자들까지 내 사람으로 만드는 진심과 카리스마로 진실을 끝까지 파헤치고 통쾌한 결과를 이루며 그들의 진정한 슈룹(우산)이 되어준다.

- 2022년 10월~12월/ tvN드라마/ OTT 티빙

▶ 레트로 열풍, K-POP 1세대 아이돌 팬덤문화…‘응답하라 1997’

지금 전 세계를 휩쓰는 K-POP 아이돌 문화의 1세대 ‘H.O.T’와 ‘젝스키스’, 그리고 서태지에 푹 빠졌던 1990년대 팬덤 ‘빠순이, 빠돌이’들의 모든 기억을 소환한 레트로 드라마이다. 전화선을 이용하던 PC통신을 비롯해 90년대 문화 아이콘들과 당시의 정서를 세세하게 재현해내어 그 시절을 지나온 세대에게 ‘맞다! 그때 그랬어’라며 되돌아보게 했다.

IMF를 지나 33세 평범한 직장인이 된 성시원(정은지 분)과 그 소꿉친구들이 열여덟 살 찬란했던 시절 추억을 그리며 알쏭달쏭한 전개 속에 ‘응답하라’ 시리즈의 화두 “도대체 남편이 누구인가?”로 화제를 모았다.

올해 10주년이 되는 이 드라마는 예능 PD와 예능 작가가 만든 첫 드라마로 기존 드라마 제작의 틀을 깬 독특한 전개가 매력이다.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의사생활’시리즈로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한 신원호 감독표 드라마의 시작이란 점에서 다시 볼 만하다.

2012년 7월~ 9월/ tvN드라마 / OTT 티빙

▶ 모든 죽음에는 이야기가 있다 …‘무브 투 헤븐’

아버지를 도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돕는 ‘유품 정리사’일을 하는 한그루(탕준상 분)는 신경발달장애인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 드라마는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행동이나 관심 분야, 활동 분야가 한정된 그루가 심장질환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금방 출소한 삼촌 상구(이제훈 분)와 함께 살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불법적인 도박격투기를 하다 후배를 뇌사에 빠뜨려 징역을 살았던 상구는 후견인 자리를 욕심내 그루와 유품정리사 일을 도우며 따뜻함으로 배우고 천천히 변해간다. 자신보다 더 험난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을 알게 되고 어린 시절 폭력적인 부모를 대신해 따랐던 형에게 버림받았다고 여겨 가슴에 얼음덩이처럼 박힌 상처의 진실을 알게 된다.

때로 참혹하고 쓸쓸한 죽음의 현장에서 유품을 통해 돌아가신 이의 소중한 삶의 기억과 소망,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겨진 이들에게 대신 전하는 유품 정리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21년 5월/ 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이들을 찾는 사람들…‘미씽’시리즈

우리나라에서 연간 8만 명, 매일 220여 명이 사라지고 있다. 생사를 알 수 없어 가슴에 묻을 수조차 없는 이들이 있다. 드라마 ‘미씽’시리즈는 어느 날 갑자기 납치되거나 사고, 살해 등 여러 이유로 죽었지만, 시체 또는 유골이 그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아 이 세상을 떠나지 못하는 실종된 망자들의 영혼이 머무는 마을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몸을 찾기 전까지 10년, 20년, 100년이 지나도 떠날 수 없다.

다차원세계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영혼의 마을에서 생전 모습처럼 살아가는 이들을 산 사람은 볼 수가 없다. 그런데 악질사기꾼한테 사기를 쳐서 억울한 피해자에게 돌려주고 그 수수료로 먹고사는 생계형 사기꾼 김욱(고수 분)과 어린 딸 현지를 잃고 아이 찾는 일에 평생을 보낸 장판석(허준호 분)에게만은 그들이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김욱과 장판석 두 콤비는 마을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바깥세상에 나가 범죄나 문제를 해결하고 어딘가 파묻힌 몸을 찾아 그들을 애타게 찾는 사람의 품으로 돌려보낸다. 그러면 마을 사람은 평안의 세계로 떠날 수 있다. 때로 위험천만한 사건에 휘말리지만 어둡고 잔혹한 범죄드라마가 아니라 산 자와 죽은 자의 공조를 통해 해결해나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시즌1 2020. 8월~10월. 시즌2 2022년 12월~ 방영중/ OCN 드라마/ OTT 티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