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식물의 효능이 연구기관에 의해 잇따라 확인돼 기능성 식품이나 의약품 등 생물자원으로 활용되는 길을 열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서해 연안에서 분리 확보한 해양 미세조류 나노클로롭시스 균주 추출물에서 피부개선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최근 담수식물인 좀개갓냉이 추출물에서 만성 염증 및 아토피 피부염을 완화하는 효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또 연뿌리(연근) 추출물이 치주 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자생식물 무릇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의 생물막 형성을 억제하는 효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지난 해 8월 거금도에서 채집한 칡 잎 유래 성분인 쿠메스트롤(coumestrol)이 긴장완화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한양대학교(이현규 교수팀)와 공동연구에서 손가락조 ‘핑거1호’의 항고혈압 효능을 확인하고, 지표 성분이 카테킨임을 밝혔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 미세조류 추출물 피부개선 효능 확인

나노클로롭시스 균주 현미경 사진[이미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나노클로롭시스 균주 현미경 사진[이미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서해 연안에서 분리 확보한 해양 미세조류 나노클로롭시스 균주 추출물에서 피부개선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노클로롭시스는 지질함량이 건조 중량의 60%에 달하며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EPA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배양을 이용한 대량배양 및 원료물질의 대량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나노클로롭시스는 오랫동안 어류 양식을 위한 사료의 원료로 활용돼 왔으며, 동물실험 등에서도 독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나노클로롭시스 추출물을 활용한 화장품 제품이 상용화돼 출시되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서해 연안에서 분리 확보한 신규 나노클로롭시스 균주의 배양 추출물이 세포독성이 없고 항산화, 미백, 주름개선, 보습, 자외선에 대한 세포보호 등 광범위한 피부개선 관련 효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해당 추출물에 다양한 기능성 생리활성을 지닌 카로티노이드 성분과 오메가-3 지방산을 포함한 불포화지방산 및 폴리페놀이 다량 포함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본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Marine drugs‘에 게재됐으며 나노클로롭시스 균주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고 추출물의 피부개선 효능에 관련된 특허출원을 마쳤다.

최완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은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해양 미세조류는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다방면의 산업분야에서 원료로 활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대량배양 및 생산이 가능해 산업적으로 유용한 생물자원”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에 서식하는 해양 미세조류 유래의 기능성 소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해양바이오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담수식물 좀개갓냉이, 염증 및 아토피 개선 효능 발견

좀개갓냉이 사진[이미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좀개갓냉이 사진[이미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최근 담수식물인 좀개갓냉이 추출물에서 만성 염증 및 아토피 피부염을 완화하는 효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좀개갓냉이는 십자화과의 한해살이풀로 강가의 습한 곳이나 논밭 근처에서 흔히 자라며, 우리나라 각지에 분포하는 식물이다.

연구진은 천연물을 함유한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최근 경향을 반영해 좀개갓냉이 추출물의 염증 완화 및 아토피 피부염 개선 효능에 대한 약리활성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진은 좀개갓냉이 추출물의 항염증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염증이 유발된 실험용 쥐의 대식세포(RAW 264.7)에서 산화질소(NO) 등 염증유발물질의 생성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좀개갓냉이 추출물이 처리된 실험용 쥐의 대식세포에서 염증유발물질인 산화질소(NO)가 75.2%, 프로스타글란딘(PGE2)이 43.5%,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종양괴사인자(TNF-α)와 인터루킨-6(IL-6)이 각각 37.8%, 49.4%가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항아토피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사람의 각질형성세포(HaCaT)에서 염증성 케모카인(chemokine)의 생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 좀개갓냉이 추출물은 아토피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케모카인(TARC, MDC)의 생성량을 각각 96.7%, 66.6% 억제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특허출원을 마쳤고, 앞으로 좀개갓냉이의 항염증 및 항아토피 효능을 나타내는 유효물질이 무엇인지 세부적으로 규명하고 이에 대한 작용기전을 연구할 예정이다.

연뿌리 추출물에서 치주염 개선 효능 최초로 확인

연뿌리(연근)[이미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뿌리(연근)[이미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또 최근 ‘담수생물 기반 기능성 평가 및 산업화 소재 발굴 연구’를 통해 연뿌리(연근) 추출물이 치주 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연뿌리 추출물이 염증 완화에 효능이 있을 것으로 보고 특히 치주 질환 개선 가능성에 중점을 두었다. 연구진은 치주 질환을 일으키는 인체 치주염 유발세균의 지질다당체(LPS-PG)를 이용해 치은섬유아세포(HGF-1)에 염증을 유발한 뒤에 연뿌리 추출물을 처리해 염증유발물질들의 조절능력과 그에 따른 작용기전을 확인했다. 

연뿌리 추출물은 염증이 유발된 치은섬유아세포(HGF-1)에서 대조군 대비 염증 유발물질인 산화질소(NO), 프로스타글란딘(PGE2),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종양괴사인자(TNF-α), 인터루킨-6(IL-6) 및 인터루킨-1β(IL-1β)의 발현을 최대 60%까지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시현 산업화지원센터장은 “우리에게 익숙한 식재료인 연뿌리가 치주 질환 치료용 천연 의약품 및 예방용 구강청결제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자생식물 무릇에서 식중독균 생물막 형성 억제 효능 발견

무릇(Barnardia jaonica)[이미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무릇(Barnardia jaonica)[이미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최근 자생식물 무릇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의 생물막 형성을 억제하는 효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무릇의 유용성 정보를 토대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담수생물 천연추출물 기반 기능성 생물소재 개발 연구’를 통해 무릇에서 병원성 세균 생물막의 형성을 억제하는 효능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무릇이 병원성 세균으로 인한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의 생물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실험했다. 무릇의 부위별(지상부, 지하부) 추출물(100μg/ml)을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병원성 미생물인 황색포도상구균에 처리한 후 24시간 동안 배양해 생물막의 변화를 확인했다. 실험 결과, 무릇 지하부(뿌리, 구근) 추출물로 처리한 황색포도상구균은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생물막 형성이 75% 이상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세균의 생물막이 항생제의 흡수를 방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릇 추출물을 이용해 생물막 형성이 억제된다면, 항생제에 대한 병원균의 내성을 낮출 수 있는 의약품 소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병원성 세균 생물막 억제용 무릇 조성물에 대해 최근 특허*를 출원했으며, 생물막 형성을 억제하는 유효물질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칡 추출물 유래 성분의 긴장완화 효능 규명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지난 해 8월 거금도에서 채집한 칡 잎 유래 성분인 쿠메스트롤(coumestrol)이 긴장완화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쿠메스트롤의 화학구조식[이미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쿠메스트롤의 화학구조식[이미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쿠메스트롤(coumestrol)은 식물에서 유래하는 쿠메스탄(coumestan) 계열의 천연 유기 화합물로, 콩과식물에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해 8월에 채취한 칡 잎 유래 성분들의 긴장완화 효능 효과를 계속적으로 실험한 결과, 쿠메스트롤이 주요 생체표지자 중 하나인 모노아민 산화효소-A(신경전달물질 산화·분해 효소)를 농도 의존적으로 억제했다.

연구 논문은 식품 영양 분야 국제저명학술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 IF 6.706)’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향후 상용화 유망 소재 개발 기반을 마련하는데 좋은 연구 결과로 활용될 전망이다. 

고혈압 예방에 좋은 국내산 손가락조 ‘핑거1호’

농촌진흥청은 한양대학교(이현규 교수팀)와 공동연구에서 손가락조 ‘핑거1호’의 항고혈압 효능을 확인하고, 지표 성분이 카테킨임을 밝혔다. 

‘핑거1호’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 손가락조 품종이다. 손가락조는 조, 기장과 같은 밀렛류에 속하는 작물이다. 식량작물 중 칼슘 함량이 가장 많으며 비타민비(B), 폴리페놀 등 기능 성분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연구팀이 고혈압을 유도한 쥐에 ‘핑거1호’ 추출물을 8주간 먹여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수축기 혈압은 180.7mmHg(밀리미터수은주)에서 144.4mmHg로 약 20% 낮아졌다. 대동맥 두께도 300.6㎛(마이크로미터)에서 227.8㎛로 약 24% 줄었다. 이는 고혈압 치료 약으로 쓰이는 캅토프릴(captopril) 효과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을 유도하는 혈액 내 효소(안지오텐신Ⅰ을 안지오텐신Ⅱ으로 전환하는 효소)는 약 36% 감소했고, 이러한 작용을 돕는 신장 내 효소(레닌)의 발현은 약 65% 감소했다. 

연구팀은 혈압을 낮추는 효능을 지닌 주성분이 카테킨(catechin)임도 확인했다. 카테킨은 항산화 활성이 뛰어난 폴리페놀 물질로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조절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량작물 중에는 ‘핑거1호’가 1g당 791.85㎍(마이크로그램)으로 가장 많았다.  ‘핑거1호’의 카테킨이 녹차 등 다른 작물에 함유된 카테킨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는 관련 연구를 계속해 밝힐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손가락조 ‘핑거1호’의 항고혈압 효능을 구명한 연구 결과에 대해 산업재산권을 출원하고 국제전문학술지에 게재했다. 앞으로 손가락조가 기능성 소재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산업체에 기술이전하고 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핑거1호’ 종자는 국립식량과학원 기술지원과에서 매년 정기 분양한다. 재배를 원하는 농업인은 지역 시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촌진흥청으로 종자 신청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