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생식물에서 건강을 지켜줄 유용한 기능성 성분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새싹귀리 추출물에 근육감소증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음을 밝히고, 핵심 기능성물질인 ‘이소스웨티신람노사이드’(Isoswertisin-2-rhamnoside)를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은 또 지황의 유용성분 중 하나인 테르페노이드 생합성 과정에 관여하는 174종의 유전자를 발굴하고 이중 핵심 유전자 24종의 기능을 밝혔다. 보통 10-12월에 수확하는 산수유 열매보다 수확시기를 앞당겨 9월에 수확한 열매에서 지방 생성을 억제하는 항비만 활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무궁화연구팀은 국내 육성 무궁화품종인‘평화’의 꽃봉오리 추출물이 지방형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체중 감소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은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함께 국산 피나무꿀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밝혔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농촌진흥청과 산림청 등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술이전 등을 통해 기능성 식품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국산 새싹귀리의 근육감소증 개선 효능 밝혀

새싹귀리 제조공정[이미지 농촌진흥청]
새싹귀리 제조공정[이미지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새싹귀리 추출물에 근육감소증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음을 밝히고, 핵심 기능성물질인 ‘이소스웨티신람노사이드’(Isoswertisin-2-rhamnoside)를 확인했다. 새싹귀리에 특이적으로 많이 함유된 ‘이소스웨티신람노사이드’라는 기능성물질이 근육감소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밝힌 것이다. 

실험 결과, 노화된 근육세포에 새싹귀리 추출물을 처리했을 때 무처리군에 비해 근육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지표 발현이 약 1.3배 증가했고, 근육 단백질 분해에 관여하는 지표 발현이 약 2.8배 감소했다. 

전북대학교 의과대학과 공동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는 근육감소증이 발생한 실험용 쥐의 뒷다리 근육 두께가 약 32% 증가했고, 단면적이 약 28% 유의적으로 회복됐음을 확인했다.

새싹귀리 추출물 제조에는 잎이 빨리 자라고 수확량이 많은 국산 겉귀리 품종 ‘하이스피드’가 적합했다. 기능성물질인 ‘이소스웨티신람노사이드’ 함유*량이 가장 많아지는 시기는 수경재배 시 싹 틔운 지 약 7-9일이 지났을 때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새싹귀리의 근육감소증 개선 효능을 구명한 연구 결과를 특허등록했으며 산업체에 기술이전해 녹즙, 건조 분말 같은 일반 식품 형태로 판매하는 등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최준열 농촌진흥청 작물기초기반과 과장은 “앞으로 새싹귀리의 핵심 유효성분 함량을 늘릴 수 있는 재배 방법을 발굴하고 유효성분 고함량 추출법을 표준화하겠다.”라며 “국산 원료를 사용한 건강기능식품 소재를 개발해 농가소득 향상을 이끌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 ‘지황 유용성분’ 강화 유전자 발굴
 

농촌진흥청은 지황의 유용성분 중 하나인 테르페노이드 생합성 과정에 관여하는 174종의 유전자를 발굴하고 이중 핵심 유전자 24종의 기능을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활용하는 약용작물인 지황은 보약으로 손꼽히는 경옥고의 주원료다. 항암, 항염, 스트레스 저감, 불면증이나 소화불량 개선 효능이 있어 약재나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쓰인다.

현재까지 ‘토강’, ‘다강’ 등 13품종이 농촌진흥청 주도로 육성됐으며, 최근 기계로 수확하기 쉬운 품종인 ‘한방애’가 개발, 보급돼 산업적 활용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지황의 잎, 줄기, 뿌리, 꽃 등의 전사체를 비교 분석해 주요 약리 성분인 테르페노이드 생합성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174종을 발굴하고, 테르페노이드 생합성을 증진하는 핵심 유전자 24종의 기능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 결과, 지황의 주요 유용성분인 베타시토스테롤과 사포닌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 18종, 이리도이드계 물질 생산을 조절하는 유전자 3종, 카로티노이드(지아잔틴) 생합성 관련 유전자 3종 등 테르페노이드계 물질 생합성 관련 유전자가 약재로 활용되는 뿌리에서 함께 발현돼 핵심 유전자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난달 유전체 분야 국제학술지 Genes (IF 4.1)에 게재했다. 앞으로 이들 유전자를 테르페노이드 고함량 우수품종 육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찍 수확한 산수유 열매, 항비만 활성 더 높아

수확시기별 산수유 열매의 외관[이미지 농촌진흥청]
수확시기별 산수유 열매의 외관[이미지 농촌진흥청]

보통 10-12월에 수확하는 산수유 열매보다 수확시기를 앞당겨 9월에 수확한 열매에서 지방 생성을 억제하는 항비만 활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산수유 열매 수확시기에 따른 항비만 활성을 분석하기 위해 9-12월에 걸쳐 각 수확 시기별로 산수유의 ‘항비만 활성’과 ‘기능 성분 함량’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항비만 활성’을 평가한 실험(in vitro) 결과, 9월 수확한 열매(미숙과)는 10-12월에 수확한 열매보다 세포의 지방 생성 억제 효과가 최소 2배에서 최대 3배까지 높았다. 지방 생성과 관련된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는 효과도 9월 수확한 열매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주요 ‘기능 성분의 함량’도 9월 수확한 열매가 11월 수확한 열매보다 높았다. 산수유 기능 성분 중 함유량이 가장 많으면서 항비만 등 생리활성이 높은 ‘모로니사이드(morroniside)’와 ‘로가닌(loganin)’ 성분은 9월 열매가 11월 열매보다 각각 67%, 35% 더 많았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산수유(미성숙과)를 이용한 항비만 소재의 새로운 제조 방법에 대해 특허출원을 마쳤다.

김금숙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이용과 과장은 “앞으로 산수유 미숙과를 이용해 항비만 기능성 식품 개발과 제품화가 활발해져 산수유가 국민 건강식품으로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서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무궁화, 비만 개선에 뛰어난 효능 입증

무궁화 품종 ‘평화’꽃봉오리[이미지 국립산림과학원]
무궁화 품종 ‘평화’꽃봉오리[이미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무궁화연구팀은 국내 육성 무궁화품종인‘평화’의 꽃봉오리 추출물이 지방형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체중 감소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항산화 활성이 우수하고 비만 예방 효과가 있어 즐겨 마시는 히비스커스차의 원료인 로젤(roselle, Hibiscus sabdariffa)이 국내 무궁화와 분류학적으로 동일 속(屬) 식물임에 착안해 연구를 수행했다.

보유한 국내외 무궁화품종 200여 종을 비교 분석한 결과, 품종별 효능이 매우 다양했는데, 평화 꽃봉오리의 더운물 추출물을 10ug/ml 농도로 처리했을 때 지방형성을 65%까지 감소시켰고 히비스커스차보다 약 3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방식이로 비만을 유도한 동물에게 정상식이, 고지방식이, 고지방식이와 평화 추출물을 각각 투여한 결과, 평화 추출물이 지방 크기을 감소시키고 지방형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고지방식이군이 정상식이군과 비교해 체중이 약 20% 증가했지만, 고지방식과 평화 추출물을 함께 먹인 경우는 체중 변화가 정상식이군과 비슷하게 유지됐고 내장지방이 50%까지 감소했다.

내장지방 세포조직을 분석한 결과, 평화 추출물 동시 섭취군이 고지방식 단독 섭취군보다 지방조직의 크기를 31%까지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서정원 소장은 “이번 연구는 무궁화 꽃봉오리를 더운물로 추출해 효능을 입증함으로써 침출차 등으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해당 무궁화품종을 유용한 항비만 소재로 고도화해 임가에 보급함으로써 새로운 소득 창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국산 피나무꿀’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피나무꽃[이미지 농촌진흥청]
피나무꽃[이미지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한국한의학연구원(최장기 박사 연구팀)과 함께 국산 피나무꿀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밝혔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피나무꿀은 피나무(Tilia amurensis) 꽃의 꿀샘에서 분비하는 꿀을 꿀벌이 수집한 것으로, 7월에 강원, 경기 일부 지역에서만 생산하는 특수 밀원 벌꿀 중 하나다. 향과 맛이 좋으며, 상처 치유에 도움을 주는 프롤린을 비롯해 무기물과 수용성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한국양봉농협에 따르면 국내 피나무꿀의 평균 생산량(2014-2022년, 수매 입고 기준)은 38톤 정도로 추정된다.

국산 피나무꿀을 면역세포에 처리(5mg/mL)한 결과, 선천면역반응에서 가장 빠르게 작용하는 항바이러스 물질인 인터페론(INF-β)의 발현이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42배 증가했다. 면역세포에서 면역 신호 물질로 알려진 종양괴사인자(TNF-α)의 발현은 90배, 인터류킨(IL-6) 등 사이토카인의 발현은 8배 늘었다. 또한, 국산 피나무꿀을 면역세포에 처리(5mg/mL)한 다음 인플루엔자 에이(A) 바이러스에 감염시켰을 때 바이러스 감염을 44% 억제했다.

 농촌진흥청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Biomedicine & Pharmacotherapy (IF=7.419)에 논문으로 게재하고,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이번 연구로 국산 피나무꿀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산 피나무꿀을 일반 식품은 물론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산업의 고부가가치 소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열렸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성과를 관련 산업체에 이전하고 다양한 제품 개발을 추진해 국내 양봉농가의 소득 창출과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