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삼겹살 데이’처럼 ‘한우 데이’도 있다.

소 우(牛)자의 획을 십(十)과 일(一), 일(一)로 풀어 11월 1일이자 한우가 최고라는 의미에서 으뜸을 뜻하는 1이 세 번 겹친 날을 한우협회 등 관련 단체가 2008년부터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해 정한 기념일이다.

칡소. 몸 전체에 칡넝쿨같은 무늬가 호랑이를 닮아 범소, 호반우, 얼룩소로 불렸다. [사진 농촌진흥청]
칡소.[사진 농촌진흥청]

우리나라 소의 역사는 서기 전으로 올라가며, 김해패총 속 소뼈와 고구려 벽화 등으로 살펴 볼 때 2,5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재래 소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황색 한우 외에도 털 색이 매우 다양했다. 1399년(정종 1)에 발간된 수의학서 ‘신편집성마의방우의방( 新編集成馬醫方牛醫方)’에는 황소, 흑우, 백우, 청우 등 9종이 확인되며, 현재는 황색 한우, 칡소, 흑우(내륙 흑우), 백우, 제주 흑우 총 5종이 있다.

황색 한우만 한국 재래소로 인식하게 된 것은 1938년 일제강점기 일제가 ‘조선우 심사 표준’을 만들어 일본은 흑색소, 조선은 황색소로 표준을 삼고, 제주 흑우와 칡소 등을 잡소로 분류하면서 도태되어 개체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흑우. 제주를 제외한 한반도와 그 주변 섬에 사는 검은 소로 등에 황색의 만선이 있고 입 주변에 흰색 테두리가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흑우. [사진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한우데이’를 맞아 1일 황색 한우 외 현재 남아있는 재래소 4계통의 특징, 보존현황, 연구 성과를 밝혔다.

칡소는 황갈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 혹은 검은색 바탕에 갈색의 세로줄 무늬를 지녀 온몸에 칡넝쿨 같은 무늬가 호랑이와 닯았다고 하여 ‘범소’ , ‘호반우(虎斑牛)’로 불렸으며, 임금에게 진상되던 소였다.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 속 얼룩빼기 황소가 바로 칡소이다.

칡소는 황소보다 자라는 속도가 늦지만, 질병에 강하고 육질이 연하며 지방함량은 낮다. 일제강점기 이후 도태되었으나 1996년 자치단체에서 복원사업을 시작해 2007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국립축산과학원이 관리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2,300여 마리가 있다.

흑우는 제주 흑우와 구분해 ‘내륙 흑우’라고 불리는데 제주를 제외한 한반도와 그 주변 섬에 살며, 털색이 검고 등에 황색의 만선과 입 주변 흰색 테두리가 특징이다. 현재 1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백우. 현재 30여 마리가 보존, 사육되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백우. [사진 농촌진흥청]

백우는 황우 중 털색과 망막에 색소가 없는 알비노증(백색증)을 갖고 태어난 멸종 위기 가축 유전자원으로, 국립축산과학원이 2009년 농가에서 백우를 수집한 후 유전자원 증식을 통해 현재 30여 마리를 보존 및 사육하고 있다.

제주흑우는 제주에 사는 검은 소로 1마리당 500~600kg으로 몸집이 작지만, 체질이 강건하고 질병에 강하며 지구력이 좋다. ‘조선왕조실록’과 ‘탐라순력도’ 등에 의하면 제향과 진상품으로 공출된 기록이 있다.

제주흑우. [사진 농촌진흥청]
제주흑우. [사진 농촌진흥청]

제주흑우는 혈통 고유성을 인정받으며 2013년 천연기념물 546호로 지정되었다. 제주 흑우의 고기는 올레인산 함량이 55%로 일반 한우(47~48%)에 비해 높고, 일본의 와규(和牛)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제주흑우 350여 마리, 제주흑우와 황색한우를 교배한 흑한우 63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박범영 국립축산과학원 원장은 “재래 소인 칡소와 흑우, 백우, 제주흑우의 유전자원 보존과 연구를 꾸준히 추진해 칡소나 제주흑우 같은 재래소의 차별화된 육질과 영양적 특성을 과학적으로 밝혀 소비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