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충북 옥천. [사진=정영신 제공]
1987 충북 옥천. [사진=정영신 제공]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600여개의 오일장을 35년째 기록한 ‘장돌뱅이 사진가’이자 소설가 정영신 작가가 사진집 《어머니의 땅》을 펴냈다. 또한 사진집 출간에 맞춰 서울 종로구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9월 23일부터 10월 4일까지 전시를 한다.

사진집 《어머니의 땅》은 정영신 작가가 장터 다니면서 장에서 만난 엄마들과 함께 시골마을로 들어가 그들의 삶을 기록한 것이다. 사진집 《어머니의 땅》은 지난해 ‘길 위의 인문학’에 선정되어 작가는 필름을 하나하나 찾아 스캔하고 정리하면서 내 오랜 숙제를 마무리 한 작업이다.

1987 전남 영암. [사진=정영신 제공]
1987 전남 영암. [사진=정영신 제공]

 

눈빛출판사 이규상 대표는 “인문학으로서의 사진-정영신의 어머니의 땅에 부쳐”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정영신은 한국의 대표적인 장터 사진가이지만 이번 책에서는 장터뿐만 아니라 고향과 어머니' 라는 새로운 테마를 보여주고 있다. 그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발품을 팔아 촬영해 남긴 1980년대 이후의 농촌 사진은 피폐한 고향에 남아 있는 어머니들의 모습이다. 글로써는 불가능한 1980년대 농촌의 시대상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감을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어느 인류학자도 하지 못한 작업을 그가 해냈다.”

1987 전남 영암2. [사진=정영신 제공]
1987 전남 영암2. [사진=정영신 제공]

이규상 대표는 “정영신의 오래된 앨범에서 찾아낸 사진들에서 우리는 어머니를 만나고 고향을 본다. 모두 사라져 버리고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우리가 대지(땅)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 가난하고 누추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어머니가 서 계시다는 것을 사진은 말해 준다. 고향이 어머니이고 어머니가 고향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고향을 찾는 현대의 탕아들에게 넌지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1988 전남 강진. [사진=정영신 제공]
1988 전남 강진. [사진=정영신 제공]

 

정영신 작가에게 고향은 도시라는 공간과 다른 원초적인 생명력과 어머니의 사랑과 한이 고여 있는 곳이다. 그는 고향이 곧 어머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어머니는 땅이고, 삶이다. 고향의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어머니의 사랑이다.

1988 전북 진안. [사진=정영신 제공]
1988 전북 진안. [사진=정영신 제공]

 

“고향은 인간 삶의 근원적 뿌리임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잊은 채 살아간다. 잊는 것이 아니라 아예 고향을 잃어버린다. 경제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앞만 보고 치달리는 동안 우리민족과 함께 호흡하며 오랫동안 내려오던 옛 풍물들이 훼손되고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빠른 속도로 훼손되고 사라져가는 고향에서 마주쳤던 풍경을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소환해 본다.”(작가의 말, ‘어머니의 땅, 고향’)

1988 전남 해남 옥천. [사진=정영신 제공]
1988 전남 해남 옥천. [사진=정영신 제공]

사진집 ‘어머니의 땅’ 출간에 맞춰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나무아트’ 9월 23일부터 10월 4일까지 전시를 한다.

“80년대 후반의 고향의 모습과 우리어머니들의 모습을 오래된 흑백사진으로 소환한다. 가뭄 끝에 비가 내려 모내기철이 되면 사방이 초록으로 물든 논에서 어머니가 써레질을 하고, 모심을 논을 고른다. 고무다라 가득 모내기할 모를 이고 곡예사처럼 걸어가는 어머니들의 모습은 숭고하다. 검정고무신을 신고 정강이까지 올라간 몸빼바지, 무거운 모를 이고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 등은 고향이 주는 따뜻함이자 어머니들의 공동체가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이다.”(작가의 말)

정영신 사진집
정영신 사진집 "어머니의 땅" 표지. [사진=정영신 제공]

 

문의 전화 : 02-722-7760(나무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