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문화사 관점에서 조선시대 제주를 보다
지식문화사 관점에서 조선시대 제주를 보다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0.09.14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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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분야 전문 학술지 '한국학' 2020년 가을호, “조선시대 제주문화: 학풍·회화·복식·의례” 기획 특집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욱, 이하 한중연)은 대표적 한국학 분야 전문 학술지 『한국학』(구 정신문화연구) 2020년 가을호(통권 160호)를 9월 10일 발간했다.

이번 2020년 가을호 특집은 “조선시대 제주문화: 학풍·회화·복식·의례”를 주제로 하여 조선시대 제주를 지식문화사 관점에서 관찰하고, 그것이 갖는 한국문화사 체계 내 보편성과 특수성이라는 흥미롭고 유의미한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대표적 한국학 분야 전문 학술지 "한국학" 2020년 가을호(통권 160호)를 9월 10일 발간했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대표적 한국학 분야 전문 학술지 "한국학" 2020년 가을호(통권 160호)를 9월 10일 발간했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먼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김학수 교수는 “제주지역 유교 지식(知識)‧문화(文化)의 수용 양상과 ‘제주학풍(濟州學風)’: 주자학적 예교론(禮敎論)과 사림파 학풍의 유입을 중심으로”이라는 논문에서 조선시대 제주지역의 유교 지식·문화 수용과 적용 양상을 분석하고 그것이 지역 특유의 학풍으로 정착되어가는 과정을 규명했다. 김 교수는 제주학풍의 원천이 되는 조선 주자학 갈래 중에서 ‘기호학’과 ‘퇴계학’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았다. 여기에는 제주목사・판관 및 정의・대정현감 등의 관인과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유배를 온 지식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들에 관한 연구는 향후 제주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과 관련한 연구를 더욱 다채롭게 해 줄 마중물이 될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 논문은 “현재까지 관련 연구 성과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상황에서 연구사적으로 주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정은주 선임연구원은 “조선후기 지도와 기록화를 통해 본 제주”를 주제로 지도 및 실경도 등의 회화 자료를 통해 제주라는 역사·문화 공간을 좀더 다면적으로 조망하여 제주문화 연구의 시각을 크게 확대하였다. 시각적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기존에 문헌 자료 중심으로 한 조선시대 제주의 풍속과 문화 연구의 외연 확장에 기여하였다. 특히 지도와 기록화 및 실경도 등의 시각적 사료에 반영된 인문 정보와 지명 표기 등은 조선후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제주의 풍속과 문화를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가 될 것이며, “제주도와 관련된 미술사, 지리학, 역사학의 시각을 융합하려는 의미있는 시도”라고 평가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이민주 선임연구원의 특집 논문 “제주 복식의 다름이 조선의 ‘갓’문화에 끼친 영향”은 제주복식, 그 중에서 특히 제주의 다양한 모자 문화의 다름과 습합의 양상을 제주 풍토와 유기적으로 접목하여 매우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또한 제주의 특산물인 말총과 망건을 비롯해 총모자와 양태를 공급할 수 있는 항구의 발달은 제주의 원천기술과 육지의 유통산업을 연계하여 조선의 갓문화의 확산에 영향을 주었음을 확인하였다. 제주 고유의 모자 문화가 조선의 갓문화에 습합될 수 있었던 원인을 분석한 이 연구는 제주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두루 고찰한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이욱 연구원의 “조선후기 국가 제사와 제주도 흑우(黑牛)의 진상”은 흑우라는 희생의 양육 및 공급 양상 변화를 세밀하게 분석한 논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조선시대 국가의례에서 차지하는 제주의 역할과 존재성을 확인하였다. 조선시대사 연구에서 중앙과 지방의 유기적인 관계를 다룬 연구가 극히 부족한 상황에서 이 논문은 ‘흑우’를 주제로 이를 다룬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 제주 진상품으로서의 말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흑우는 상대적으로 소홀하였다는 점에서도 이 논문은 의의가 있다. 더 나아가서 진상된 흑우가 조정의 제례에 사용되었음을 밝힘으로써 흑우는 제주도와 육지, 제주와 중앙, 그리고 백성과 국왕을 연결하는 국가 제향의 상징이 되었음을 논증하였다.

네 편의 특집 논문은 한국학 연구자들에게 제주에 대한 참신하고 새로운 문화사적 연구와 시각을 제공하고, 이와 더불어 한국문화사의 저변이 더욱 확장되고 동시에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집 논문 이외에도 『한국학』 2020년 가을호는 한국 전통 철학, 역사, 종교, 지리, 언어, 정치, 건축, 심지어 식물민속지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온 8편의 개별 연구 논문으로 더욱 다채로운 구성을 이루었다.

『한국학』은 1983년 창간이래 한국학 제 분야 괄목할만한 연구 성과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해 온 우수한 한국학 분야 전문 학술지로서 연 4회 발간되는 계간지이다. 학술 전문성, 학술지 신뢰성과 권위 등을 평가하는 한국 학술지 인용색인 KCI(Korea Citation Index)에 2004년부터 등재되어 원문이 배포되고 있다.

『한국학』은 매 호마다 전통 한국사회 및 문화와 아울러 근현대 한국과 관련하여 살펴볼 만한 유의미한 주제로 특집호를 꾸준히 발간하고 있으며, 향후 겨울호에는 “조선시대 향촌 사회조직과 공동체”를 특집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한국학』 2020년 가을호 목차

<기획논문> 조선시대 제주문화: 학풍・회화・복식・의례

○ 제주지역 유교 지식(知識)・문화(文化)의 수용 양상과 ‘제주학풍(濟州學風)’: 주자학적 예교론(禮敎論)과 사림파 학풍의 유입을 중심으로 / 김학수

○ 조선후기 지도와 기록화를 통해 본 제주 / 정은주

○ 제주 복식의 다름이 조선의 ‘갓’문화에 끼친 영향 / 이민주

○ 조선후기 국가 제사와 제주도 흑우(黑牛)의 진상 / 이욱

<연구논문>

○ 한국과 베트남의 유교 수용과 예교 시행 비교 – 한재훈

○ 초기 재일유학생의 주권인식(1905-1910): 태극학보, 대한학회월보, 대한유학생회학보, 대한흥학보를 중심으로 / 왕신(王晨)

○ 신자유주의와 종교관련 연구사 검토: 경제위기에 대한 종교계의 대응 모색 / 이혜정

○ 일연의 역사지리 인식 / 정천구

○ 방송에 나타난 한국어 모어 화자와 비모어 화자 간 상호작용 전략의 사용 양상 / 황선영

○ 20세기 초의 식물민속지식: 동의보감 초부 수록 식물을 중심으로 / 노무라 미찌요(野村美千代)

○ 정조대 국조오례통편 편찬의 정치적 배경 / 박수정

○ 읍취헌 박은의 「영후정자(營後亭子)」 시제(詩題)와 관련된 영보정 창건내력 검토 / 김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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