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 하하하~! 저 여기 숨었다고 알려주지 마세요!” 한 아이가 뛰어 들어와 벽장에 숨었다.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로 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가인 이재수 원장(BR뇌교육 불당지점)은 지점을 놀이터 삼아 아이들과 숨바꼭질로 뇌교육수업을 시작했다.

놀이로 그날 겪었던 스트레스를 충분히 푼 아이들은 각자의 단계에 맞춰 체력, 뇌력, 심력을 키우는 HSP12단과 명상, 과정 수업을 했다. 그런데 한쪽 구석에는 수업에 참여할 마음이 없는지 매트들을 성처럼 쌓아놓고 숨은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수업에서 제외된 것이 아니었다. 이재수 원장은 그 아이의 현재상태를 세심하게 살펴 스스로 의욕이 생기는 시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 이재수 원장. [사진=김민석 기자]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 이재수 원장. [사진=김민석 기자]

“한 수업에 7~8명이 참여해도 결국 뇌교육 선생님과 아이는 일대일 교육입니다. 일률적인 기준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죠. 그 아이에 맞는 도전목표를 제시하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이루는 과정들을 통해 점진적으로 자신이 충분히 할 수 있고 성장한다는 기쁨을 찾게 해주죠. 그렇게 뇌의 힘이 커지면서 자존감을 찾고 자신감을 키우면 아이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이재수 원장은 수업시간에 어느 때보다 집중한다. “아이와 긴밀하게 교감하기 위해서는 컨디션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예전에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며 어울리고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뇌교육 선생님이 된 이후 끊었다고 한다.

올해로 아동청소년 뇌교육을 지도한 지 16년 차인 이 원장은 2004년 뇌교육 선생님 제안을 받았다. “20대 초반 큰 수술로 건강이 좋지 않아 뇌교육명상을 하면서 건강을 찾았죠. 그때 정보를 선택하면 된다, 내 삶에 소중한 가치가 있고, 그 가치를 실현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뇌교육 메시지가 가슴에 확 꽂혔어요. 그걸 어릴 때 빨리 준비한다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왔을 때, 정말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교육과정을 마친 그는 초창기 아산에서 수업을 했다. “뇌교육 수업을 하면서 변화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어떤 때는 아이가 선생님이 좋다고 매달려 2시간 씩 묶여 있을 때도 있었죠. 돌아보니 제가 열정적이었네요.(하하)”

그가 지도한 많은 아이 중에 성민(가명)이는 매우 허약해서 하루에 먹어야 하는 약이 많았다. 축구공에 스친 것만으로도 골절이 될 정도였다. 어머니는 서울 강남학군에서 성장해서 공부를 매우 중시했고, 성민이는 많은 학원을 다녔다. 이 원장은 “잘 따르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엄마에게 좌우될 뿐 자기 의견이 없었어요. 수업 때 아이 표정이 어두워서 물어보면 그날 새로 영어나 노래, 피아노 등을 시작한 거예요. 싫고 힘든데도 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제가 어머니께 ‘성민이에 대해 상의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처음에는 이해를 못하셨죠.”

그는 성민이를 위해 정규수업 외에 매주 한 번씩 특별한 수업을 했다. 그날은 맛있는 것을 같이 먹으며 낚시든, 마트에 가는 것이든 성민이가 하고 싶은 걸 무엇이든 하는 날이었다. 또한, 그는 몸이 약하고 예민한 어머니에게도 매주 한 번씩 집에 가서 뇌교육명상을 지도했다. “아이가 바뀌려면 어머니가 바뀌어야겠더군요. 6개월이 지나면서 어머니가 센터에 가서 본격적인 수련을 하셨죠.”

그러면서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야외활동을 하거나 집을 떠나 어딘가를 가는 것도 못하던 아이가 성큼 성장했다. “성민이가 어느 날 일지영재를 선택하고 뼈밖에 없는 몸을 번쩍 들어올려 HSP12단(물구나무서서 걷기)을 성공시킬 때는 정말 감동이었어요. 한걸음씩 내딛으며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외치던 아이가 튼튼하게 자라 일지영재가 되고,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죠. 지금도 성장 중입니다.” 공부방을 운영하던 성민이의 어머니는 뇌교육 철학을 이해하고 지금 그와 같이 뇌교육 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이재수 원장은 각 아이의 상태에 맞춰 수업을 진행한다.
이재수 원장은 각 아이의 상태에 맞춰 수업을 진행한다. "아이가 스스로 의욕이 생겨 도전하고 이루는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기쁨을 찾고 그 과정에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우도록 합니다." [사진=김민석 기자]

이 원장은 “아이들 중 떼를 쓰거나 울어서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는 아이는 그나마 낫다고 생각해요. 너무나 순종적이고 의사표현을 하지 않는 아이는 그 가슴 안에서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이 깊이 곪아 고여 있는 게 더 문제죠.”라고 했다. 그는 규칙에 얽매이고 어른이 시키면 두려워서 해내는 아이에게 “네가 하고 진짜 뭘 하고 싶은지 해봐. 잘 하고 있어. 편하게 하면 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때로는 방황도 해보라고 합니다. 한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자였는데, 학교를 다니고 싫다고 해서 다니지 않았어요. 불안해하는 그 아이에게 ‘나는 너를 위해 고민하고 있는데 너는 네 자신을 위해 고민하니? 지금 너 자신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자기 고민을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며 펑펑 울었다고 하더군요.

어머니께 아이가 불안하고 힘들어도 무조건 빨리 벗어나려 하지 말고, 스스로 고민할 시간을 주자고 했어요. 엄마나 선생님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법을 자신이 찾아야 자기 것이 되니까요. 속도보다 방향이라고 합니다. 뇌교육을 하면서 방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황을 하더라도 돌아온다는 걸 믿습니다.”

아침을 명상으로 시작하는 이재수 원장은 그동안 만난 아이들을 한명씩 떠올린다고 한다. 최근에는 HSP12단 물구나무서서 걷기에 도전 중이다. 그는 “예전에 11단까지 했는데, 바쁘다고 오래 안하면서 못하게 되더군요. 아이들이 저를 보고 배울 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스스로 걸리는 한계를 넘고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아이들에게 공약을 했어요.”라며 “제가 정체되면 아이들의 성장이 더디어 지는 것 같아 열심히 살 수밖에 없어요. 아이의 성장이 더디면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라고 했다.

그는 누구나 쉽게 다양한 통로를 통해 뇌교육을 만날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그중 하나로 학교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한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창의체험수업으로 아산청소년문화센터를 찾는 학생들에게 진로교육을 합니다. 먼저 홀랜드 적성검사를 하고 모두에게 각자의 능력이 있다는 걸 알려주죠. 아이들은 공부를 못하면 다 못한다고 생각해서 자존감이 떨어져 있어요. 그럴 때 ‘공부를 잘해도, 못해도 5%밖에 활용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뇌는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 몸을 잘 쓰는 것도 뇌가 발달한 것이다.’라고 전합니다.

아이들 중에는 ‘너한테 가능성이 있어’라는 말에 눈을 반짝이며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아이들이 있죠. 그 눈빛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그리고 소감문을 받아보면 엎드려 있던 아이도 어느새 귀를 열고 듣고 있었구나 하고 알게 되죠.”

이다래 원장은
이재수 원장은 "아이가 불안하고 힘들어도 무조건 빨리 벗어나려 하지 말고 스스로 고민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엄마나 선생님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자기 것이 되니까요."라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최근에는 학부모와 그 지인들을 모아 ‘홈 파티’를 통해 교류하고 있다. 아파트단지 내 작은 도서관에서 지난달에 1번, 이달에 2번 학부모와 함께 하는 뇌교육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미술을 전공한 학부모를 초빙해 뇌교육과 접목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예술적 감각을 깨워주고자 합니다. 선생님이 뇌교육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면 미술은 물론 수학이나 영어도 수업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다양한 통로를 열어 뇌교육에 날개를 다는 것이죠. 저는 지점이 재미있고 신나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누구든지 꿈을 꾸고 그걸 실현하는 곳이 되었으면 하죠.”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수 원장은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국내에서 뇌교육을 확산하고 나서 해외에 나가 뇌교육을 전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이탈리아의 경우, 경제몰락이후 청소년들이 희망을 잃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고 합니다. 뇌를 깨워 물질 이상의 정신적 가치를 찾고 행복해지도록 하고 싶습니다. 문화적 자긍심이 있는 나라이니 더욱 잘 전해질 것 같습니다. 중남미 엘살바도르가 유엔을 통해 도입한 뇌교육으로 한 나라의 교육과 사회 환경을 바꾸었죠. 저도 그런 일을 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