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계를 넘는 게 재미있어요. 도전이 거듭될수록 한계 너머에 새로운 장벽이 보이더라고요. 한계에 부딪히면 그 한계를 돌아가는 게 아니라 넘을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넘어야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송재영(충남 온양중2)군은 세 번의 도전 만에 올해 일지영재 6기에 합격했다. 지난 3년간의 도전으로 재영 군은 우선 체력이 좋아졌다. 동네 뒷산만 올라가려도 허덕거리던 재영이는 지난해 가족과 함께 한라산을 거뜬하게 등반할 정도가 되었다.

3번의 도전 끝에 일지영재 6기에 합격한 송재영 군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조절하는 힘과 한계를 넘는 도전정신을 키웠다. [사진=김민석 기자]
3번의 도전 끝에 일지영재 6기에 합격한 송재영 군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조절하는 힘과 한계를 넘는 도전정신을 키웠다. [사진=김민석 기자]

그러나 재영이가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을 읽거나 게임을 할 때는 시간가는 줄 모르는데, 막상 중요한 시험이나 공부할 때 집중해야 할 순간에 산만해져서 잘 하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이제 이 순간 집중해야지라고 마음먹으면 곧바로 집중할 수 있어요. 일지영재가 되기 위해 HSP12단(물구나무서서 36걸음 걷기)를 연습할 때 힘들어도 선택하고 매일 연습하면서 길러졌어요.”

어릴 적 재영이는 친구들 앞에 나와 춤추고 노래하는 걸 무척 좋아했다. 그러나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보다 제 흥에 겨워 마음대로 하니 친구들은 재영이를 ‘나댄다.’고 짜증내기도 했다. 활달하기보다는 다가오는 친구하고만 친한 편이었다.

재영이 어머니 서미정(49) 씨는 세 살 터울인 형과 함께 아동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기관인 BR뇌교육(비알뇌교육) 불당지점에서 뇌교육 수업을 받도록 했다. “재영이 형이 집중력이 부족하고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한다고 해서 보냈는데,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아서 함께 보냈죠.”

재영이는 뇌교육 수업과 캠프활동을 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미국에서 한 달간 원어민과 교류, 승마, 수영 등 다양한 체험을 하는 ESL캠프를 갔을 때는 처음 부모님과 오래 떨어져 있었다. 현지 도착 이틀째 부모님과 통화할 때는 눈물을 쏟았으나, 어느새 적응해 친구들, 선생님들과 신나게 보내며 많은 것을 배우며 독립심을 키워왔다.

또한, 21일간 참가한 뮤지컬캠프에서는 자신이 영어가사를 빠르게 외우는 재능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타악기를 배워 뮤지컬 공연 때 친구들의 박자와 호흡을 맞춰주는 경험을 했다. 어머니 서미정 씨는 “랩과 힙합만 좋아하더니 뮤지컬 등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갖더군요. 캠프 후 가족과 연극을 보러 갔는데 무척 좋아했어요.”라고 했다.

재영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형과 함께 일지영재 4기에 첫 도전을 했다. 언젠가 할 것이라 생각했고 형이 도전하니 자신도 해보고 싶어 무작정 도전했다. 그러나 형을 합격했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재영이는 떨어졌다. 책 읽는 것만 좋아하고 야외활동을 하지 않던 재영이는 머리대고 물구나무를 서는 4단과 6단이 되지 않아 1년 7개월이 걸릴 정도였다.

그 다음해 재영이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평일에는 지점에서 매일 연습을 하고, 주말에는 대전에서 여러 도전자들과 연습했다. 의지만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차근차근 체력과 함께 심력과 뇌력을 키웠다. 힘들어도 때로는 하기 싫었을 때도 참고 했다. 그 동력은 일지영재에 도전하면서부터 달라진 형의 모습이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형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던 재영이는 형과 우애가 깊었다. 형이 믿음직스럽고 당당해진 모습을 본 재영이는 꼭 하고 싶었다. 지난해 8월 44걸음으로 통과되었다.

HSP12단(물구나무서서 걷기) 시범을 보이는 재영 군. 체력이 약했던 재영 군은 도전과정에서 체력이 향상되어 한라산 등반도 거뜬하게 해냈다. [사진=김민석 기자]
HSP12단(물구나무서서 걷기) 시범을 보이는 재영 군. 체력이 약했던 재영 군은 도전과정에서 체력이 향상되어 한라산 등반도 거뜬하게 해냈다. [사진=김민석 기자]

그러나 2차 면접에서 재영이는 탈락했다. 다 되었다는 안도감에 한 자세로 호흡을 하며 자신에게 집중을 하는 HSP GYM을 할 때, 팔을 내렸다 올리고 기마자세를 풀기도 하며 산만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일지영재는 체력이나 조건뿐 아니라 일지영재로서 가치관과 인성이 중요했다. 잔뜩 기대했던 재영이의 실망은 무척 컸다.

지도했던 이재수 원장은 재영이에게 물컵을 머리 백회혈에 올리고 20분간 천문명상을 하는 과제를 주었다. 이 원장은 “네가 더 이상 도전하지 않아도 좋아. 하지만 지금 이 과제를 끝까지 한번 해봐. 그럼 네게 도움이 될 거야.”라고 했다.

뇌감각을 깨워 수직수평 조율을 해야 하는 천문명상은 그냥 버틴다고 되지 않고, 안정된 호흡과 함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20분간의 천문명상을 통해 재영이는 고요하게 자신에게 집중하는 순간의 새로운 감각을 깨우고 즐거움을 찾았다.

그리고 올해 1월 형과 함께 뉴질랜드 명상여행을 하며 비로소 자신이 왜 일지영재가 되고 싶은지 목표가 분명해졌다. 그곳에서 세계지구시민운동본부를 방문하고 깨어있는 인재로서 지구경영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슴에 품고 돌아왔다. 재영이는 “끝까지, 제대로 도전하자”는 마음으로 올해 6기 일지영재에 도전했고, 부모님의 적극적인 응원 속에 합격했다.

일지영재가 된 후 재영이는 더욱 변화 중이다. 공부를 할 때도 전에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공부를 했지만, 지금은 어떤 과목을 얼마나 공부할지 계획을 세우고 뇌교육에서 배운 뇌활용 학습법을 적용한다. 주제를 정하고 맵(개념도)을 그리고 브레인스크린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공부한다.

재영이는 그동안 역사와 국어를 좋아하지만 수학을 못했는데, 수학을 집중하면서 월등하게 늘었다. 또한 그림에 재능이 있는 재영이는 최근 지점에서 뇌교육과 접목한 그림수업을 하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제가 전에는 누가 시키면 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스스로 할 줄 알게 되었어요.”

재영이는 최근 1365 자원봉사포털에 등재된 봉사활동시간이 100시간을 넘었다. 독거 어르신에게 연탄을 배달하고 빵과 케이크를 만들어 전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재영이는 “제가 커서 어떤 일을 해도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송재영 군과 어머니 서미정 씨(오른쪽). 서미정 씨는
송재영 군과 어머니 서미정 씨(오른쪽). 서미정 씨는 "우리 집에는 중2병이란 말이 어색합니다"라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어머니 서미정 씨도 “재영이가 본인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인성이 바른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학부모를 위한 힐링캠프에 참여하면서 교육관도 달라졌어요.”라며 “저는 캠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문제해결에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받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경험을 했어요. 그리고 상대방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이라는 것도 알았죠. 남편도 그렇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우리 집에는 중2병이란 단어가 어색하죠.”라고 환하게 웃었다.

재영이는 올해 자신처럼 도전하는 후배들을 돕고 싶어 한다. “한두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말았으면 해요. 계단이 아무리 높아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그 계단 끝에 벽이 있더라도 그것까지 넘어갈 준비를 하라고 해주고 싶어요.”

재영이는 자신의 꿈에 대해 “저는 글과 그림, 그리고 랩과 노래를 하는 예술가가 되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요즘에는 친구들도, 어른들도 우울한 사람이 참 많아요. 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행복하게 하는 예술을 하고 싶어요.”라고 당차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