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자라 고치를 짓기 직전의 누에를 수증기로 쪄서 동결건조한 익힌 숙잠 ‘홍잠(弘蠶)’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잠’은 익힌 숙잠의 새 이름으로 대국민 공모에서 선정되었으며, ‘넓고 다양한 기능성으로 인간을 이롭게 하는 누에’라는 뜻이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국책기술개발사업으로 연구를 추진한 한림대학교 일송생명과학연구소 고영호 교수 연구진은 홍잠이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홍잠이 알츠하이머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위)다 자라 고치를 짓기 직전의 누에-숙잠(견사단백질로 가득차 맑게 보인다) (아래)왼쪽부터 정상쥐, 치매 쥐(홍잠 미섭취), 치매 쥐(홍잠 섭취) 녹색 현광색 중 밝은 점이 베타-아밀로이드로 홍잠을 먹지 않은 치매 쥐에만 나타남. [사진=농촌진흥청]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홍잠이 알츠하이머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위)다 자라 고치를 짓기 직전의 누에-숙잠(견사단백질로 가득차 맑게 보인다) (아래)왼쪽부터 정상쥐, 치매 쥐(홍잠 미섭취), 치매 쥐(홍잠 섭취) 녹색 현광색 중 밝은 점이 베타-아밀로이드로 홍잠을 먹지 않은 치매 쥐에만 나타남. [사진=농촌진흥청]

홍잠은 단백질(70% 내외)과 각종 아미노산, 오메가3지방산(5% 내외), 각종 비타민을 비롯한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등 다양한 기능성분이 함유되어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는 75만 명에 달하며, 65세 이상 고령자의 10% 정도에 이른다. 이 중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70% 이상인데, 고령화로 뇌의 신경연접이 줄어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발병한다. 특히 기억력, 사회성은 낮아지고 공격성은 커지며, 수명도 줄어든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실험쥐에 홍잠을 50주 동안 먹이고 뇌에 축적되는 베타-아밀로이드의 양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홍잠을 섭취하지 않은 대조군 쥐의 뇌에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많이 축적된 반면, 홍잠을 먹은 쥐는 정상 쥐와 마찬가지로 전혀 축적되지 않았다.

행동학적으로는 홍잠을 먹지 않은 쥐는 새로운 이웃, 물건에 관심이 적고 새로운 길을 잘 찾지 못했으며, 공격적으로 변해 싸움이 심했다. 불편한 조건에서 자세 조절 능력도 떨어지는 등 치매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였다.

이에 반해 홍잠을 먹은 쥐의 경우 새로운 이웃, 물건에 왕성한 호기심을 보이고, 새로운 길을 잘 찾는 등 공간기억력이 높게 나타났다. 다른 쥐와도 원만하게 지내고, 자세 조절 능력이 우수해 치매 관련 증상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아울러 단기기억상실제를 투여한 결과, 홍잠을 먹지 않은 쥐는 직전에 일어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했고, 홍잠을 먹은 쥐는 직전에 일어났던 일을 잘 기억해 대처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아울러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홍잠을 섭취한 경우,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도 15% 내외로 증가했다. 홍잠을 꾸준히 섭취한 경우 미토콘드리아 활성이 증가해 ATP 생성량이 늘고 신경세포가 보호된다. 이로 인해 신경연접이 증가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지 않게 되어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홍잠 생산용 누에 품종을 비교한 결과 백옥잠과 골든실크로 만든 홍잠이 신경연접 개선 효과가 좋았다. 특히 골든실크로 만든 홍삼은 단기기억력 개선과 신경세포보호 등에서 뛰어난 효과를 나타냈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와 올해 국내외 특허출원을 마쳤으며, 홍잠을 이용한 치매 예방용 건강기능식품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