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6세기 실경산수화 2점 아름다운 기증으로 돌아오다
조선 16세기 실경산수화 2점 아름다운 기증으로 돌아오다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19.07.19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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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윤익성 씨 유족, ‘경포대도’·‘총석정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7월 18일(목) 재일교포로 자수성가한 고故 윤익성(尹翼成)(1922-1996)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의 유족으로부터 조선 16세기 중반 제작 ‘경포대도鏡浦臺圖’와 ‘총석정도叢石亭圖’ 2점을 기증받았다.

이번에 기증된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는 현재 전하는 강원도 명승지를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이다. 특히 16세기 감상용 실경산수화 제작 양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현존작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두 작품은 16세기 중엽 관동(關東)지방의 빼어난 풍경을 유람하고 난 후 감상을 그린 것이다. 기증받은 두 작품은 강원도 총석정과 경포대를 각각 단독으로 그린 실경산수화이다. 그림은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세세한 묘사까지 매우 흥미로우며 전체적인 표현 방법에서 16세기 화풍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장의 특징에 맞게 화면 구성과 경관 표현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킨 것을 볼 수 있다.

'총석정도'. ‘총석정도’는 그림 상부에 발문(跋文)이 있어 이 작품이 제작된 내력을 알 수 있다.조선, 16세기 중반, 비단에 수묵과 담채, 100.0×54.0cm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총석정도'. ‘총석정도’는 그림 상부에 발문(跋文)이 있어 이 작품이 제작된 내력을 알 수 있다.조선, 16세기 중반, 비단에 수묵과 담채, 100.0×54.0cm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총석정도’는 그림 상부에 발문(跋文)이 있어 이 작품이 제작된 내력을 알 수 있다. 그림의 발문에는 덕원(德遠) 홍연(洪淵)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아직 신원을 밝히지 못한 상산일로(商山逸老, 아호)가 쓴 글에 따르면, 1557년 봄에 홍연(洪淵)과 함께 금강산(풍악산)과 관동 지역을 유람하고 유산록(遊山錄)을 작성하였으며 시간이 흐른 뒤 그중 몇몇 명승지를 그려 병풍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홍연은 본관 남양(南陽)이고, 자는 그동안 덕원(德源)으로 알려져 있었다. 명종 1년(1546) 사마시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고, 명종 6년(1551)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이후 예문관 검열·사간원 정언·사헌부 지평·세자시강원 문학 등을 역임하였다.

'경포대도' ‘경포대도’는 아래쪽에 위치한 ‘죽도(竹島)’, ‘강문교(江門橋)’로 시작하여 경포호를 넘어 위쪽에 있는 경포대와 오대산 일대를 올려보는 구도이다.조선, 16세기 중반, 비단에 수묵과 담채, 102.0×55.0cm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경포대도' ‘경포대도’는 아래쪽에 위치한 ‘죽도(竹島)’, ‘강문교(江門橋)’로 시작하여 경포호를 넘어 위쪽에 있는 경포대와 오대산 일대를 올려보는 구도이다.조선, 16세기 중반, 비단에 수묵과 담채, 102.0×55.0cm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관동팔경 중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총석정은 북한지역인 강원도 통천에 있는 명소로 이 그림을 보면 총석정을 가지 않고도 실경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작품이다.

‘경포대도’는 아래쪽에 위치한 ‘죽도(竹島)’, ‘강문교(江門橋)’로 시작하여 경포호를 넘어 위쪽에 있는 경포대와 오대산 일대를 올려보는 구도이다.

재일교포로 자수성가한 고 윤익성(尹翼成)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의 유족이 18일  조선 16세기 중반 제작 '경포대도鏡浦臺圖'와 '총석정도叢石亭圖' 2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재일교포로 자수성가한 고 윤익성(尹翼成)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의 유족이 18일 조선 16세기 중반 제작 '경포대도鏡浦臺圖'와 '총석정도叢石亭圖' 2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 두 작품은 본격적인 순수 감상용 16세기 실경산수화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한국 실경산수화 이해의 폭과 수준을 높인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실경산수화의 전통이 정선鄭敾(1676-1759) 이전부터 확립되어 있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을 실견한 원로 미술사학자 안휘준 교수(전 문화재위원장)는“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16세기의 대표적인 실경산수화로, 이러한 작품은 한번 보는 인연도 맺기 힘든 그림”이라 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를 7월 22일 언론에 처음 공개하며 다음날인 7월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조선시대 실경산수화》특별전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아울러 특별전과 연계하여 ‘조선 전기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관동명승도’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오는 7월 31일(수)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기증은 고 윤익성 회장 유족의 기부금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고 윤익성 회장의 유족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를 환수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할 것을 조건으로 (사)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 신성수)에 기부금을 출연하였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교토(京都)에 전해지던 두 작품을 조사하고 외부 자문위원의 검토를 받아 기증 대상품을 선정하였다. (사)국립중앙박물관회는 구입과 운송 업무를 담당하여 기증품이 국내로 돌아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될 수 있도록 협조하였다.

이렇게 기부금으로 박물관이 필요한 작품을 구입하여 기증하는 방식은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새로운 방식으로 성사된 기증이라는 점에 의미가 남다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앞으로 ‘다각적인 기증 방식 등 수집 정책의 다변화를 통해 박물관 콜렉션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박물관 본연의 역할인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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