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발효…갑질‧폭언‧따돌림 안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발효…갑질‧폭언‧따돌림 안돼
  • 강나리 기자
  • heonjukk@naver.com
  • 승인 2019.07.18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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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 근로감독관, 판단전문 위원회 운영 등, 상호존중문화 확산돼야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에 따라 지난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본격 가동되었다. 최근 몇 년간 대한항공 땅콩회항을 비롯해 폭언과 엽기적인 행각 등 각종 사건이 보도되면서 직장 내 갑질과 따돌림이 일부가 아닌 사회 곳곳에 퍼져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 119’가 최근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 갑질 감수성 지수는 68.4점으로 D등급 ‘갑질위험 직장인’에 해당된다. 이는 대한민국 직장이 갑질에 매우 둔감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는 18일 직장 내 괴롭힘의 판단 기준의 모호함을 해소하고 산업 현장에 조기 정착을 위해 자주 제기되는 질의를 모아 판단기준과 구체적 예시를 들어 설명 자료를 발표했다.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본격 시행된다. [사진=고용노동부 누리집 갈무리]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본격 시행된다. [사진=고용노동부 누리집 갈무리]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정의된 직장 내 괴롭힘의 기준과 사례를 살펴보자.

우선 직위‧직급 체계상 우위를 이용한 경우뿐 아니라 같은 근로자 간에도 나이, 학벌, 성별, 출신지역, 인종 등 인적 속성이나 근속연수 및 전문지식 등 업무역량, 노조직장협의회 등 근로자 조직의 구성원 여부, 업무의 직장 내 영향력, 정규직 여부 등에 따른 우위를 이용하는 것도 해당된다. 사례를 보면 대졸 출신이 다수인 직장 내에서 유일한 고졸 사원에 대한 따돌림, 특정대학 출신이 다수인 직장에서 다른 출신 학교 사원에 대한 따돌림도 해당된다.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의 경우, 설령 행위자에게 의도가 없었더라도 객관적으로 피해사실을 입증할 수 있으면 인정된다.

상사의 업무상 질책이 인격모독에 해당할 정도로 과도하거나 업무상 정당한 근거나 이유 없는 질책,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등 사회적 통념에 벗어난 수준이면 괴롭힘에 해당된다.

‘최근 애인이 생겼냐?’ 등 사생활에 대한 질문은 원칙적으로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 평균적인 사람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업무상 적정 범위를 벗어나 사적용무를 지시하는 것 경우, 예를 들어 선배가 후배에게 ‘술자리를 마련하라. 그렇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반복한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

또한 업무상 필요성‧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업무를 부여하거나 특정한 노동자를 괴롭힐 의도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될 수 있다. 사례를 보면 하급자에게 남들 모르게 영어를 가르쳐 줄 것을 지시하여 다른 직원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고 과도한 작업을 한 경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었다.

파견근로자와 하청근로자가 피해자인 경우, 원-하청 근로자 간에는 법상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로 인정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파견법 및 판례 입장에서는 사용사업주 및 그 소속근로자와 파견근로자 간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그리고 고객에 의한 괴롭힘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지 않으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는 고객응대 근로자에 대한 고객의 폭언 등 행위의 예방 및 보호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직장 내 성희롱 사안의 경우 남녀고용평등법이 우선 적용된다.

정부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에 앞서 지난 2월과 5월 각각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과 소책자를 배포 게재했다. 또한 지방관서별로 제도 안내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체계 구축지원을 위한 간담회설명회,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했고, 앞으로도 사업주 단체와 연계한 현장설명회, 우수사례 발굴 등을 통해 상호 존중 문화를 확산하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방노동관서별로 ‘직장 내 괴롭힘 전담 근로감독관’제도를 운영하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직장 내 괴롭힘 판전 전문 위원회’를 구성해 괴롭힘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위원회를 거쳐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등 처벌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미흡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처벌보다 사업장이 자율적으로 예방조치하는 시스템을 구축토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노동존중 문화의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근로복지공단은 상시 300인 미만 사업장 소속 근로자라면 누구나 근로복지넷(www.workdream.net)를 통해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 상담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으며, 상담내용은 철저하게 비밀로 보장된다.

고용노동부 김경선 근로기준정책관은 “노동자들이 상호 존중하고 건강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면 노동자 보호도 강화될 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 할 수 있다”며 “정부는 직장 내 괴롭힘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구성원 간에 서로 존중하는 직장문화를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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