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고 공유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만 성장하고 배운 것을 나누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성공은 아니죠. 누가 주인인가 하는 기준은 받는 쪽이 아니라 더 많이 주는 쪽이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유능한 일꾼을 키우는 교육이 아니라 주인이 되는 교육을 합니다.”

올해로 교직 40년을 맞는 서울 목운초등학교 박인화 교장은 파워브레인 수업과 방과후 국학기공 동아리 활동을 도입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파워브레인수업은 뇌교육을 기반으로 활기찬 몸 상태를 만드는 뇌체조와 호흡, 명상, 기공과 놀이를 통해 브레인트레이닝으로 집중력과 잠재력을 키우는 모듬교육이다. 또한 아이들에게 홍익리더로서 공감하고 배려하는 사회성과 꿈을 키우는 인성교육이기도 하다.

지난 29일 목운초등학교 파워브레인 수업시간 체력측정을 하는 아이들. [사진=김민석 기자]
지난 29일 목운초등학교 파워브레인 수업시간 체력측정을 하는 아이들. [사진=김민석 기자]

목운초등학교는 지난해 3학년과 4학년 학생들이 파워브레인수업을 한 후 아이들의 호응은 물론 정서와 체력, 인성 면에서 교사들의 좋은 평을 받았다. 박 교장은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1학기에 3,4학년, 2학기에 1, 2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다. 지난 3월 4일 열린 입학식에서는 지난해 파워브레인수업과 국학기공동아리 활동으로기공을 배운 학생들이 무대에서 당당하게 시범공연을 펼쳐 학생과 학부모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 3월 4일 서울 목운초등학교 2019학년도 입학식 무대에서 국학기공 시범을 보이는 선배들. [사진=박수인 강사 제공]
지난 3월 4일 서울 목운초등학교 2019학년도 입학식 무대에서 국학기공 시범을 보이는 선배들. [사진=박수인 강사 제공]

지난 3월 29일 이 학교에서 진행하는 4학년 파워브레인 수업과 국학기공 동아리활동을 취재했다.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서울 목운초등학교에 들어서자마자 교사입구에 보이는 ‘즐기며 배워서 멋지게 남을 위해 쓰는 홍익리더’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인상적이었다.

파워브레인 수업이 열리는 하늘채 실내체육실에 모인 아이들은 2차시 수업에 앞서 먼저 척추를 바로 세우고 인사하는 법을 배우고 지난 한 주간 생활을 돌아보았다. 수업을 진행한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박수인 국학기공 강사는 “지난 일주일동안 나한테도, 친구한테도 실수 OK를 했나요? 친구에게 간섭하거나 지적 또는 비난을 하지 않았나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100% 집중하는 긍정적인 시각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라고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오늘 수업의 주제는 ‘내 몸은 내 것이다’로, 체력테스트를 통해 몸의 주인되기 과정이었다. 박 강사는 “내 몸이 내 것이 되려면 내 마음대로 쓸 수 있어야겠죠? 여러분 얼마나 건강한가요? 건강한 사람은 초롱초롱한 눈과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귀, 친절하게 말 할 줄 아는 입술, 당당하게 쫙 펴진 가슴, 바른 허리와 언제든 바로 바로 행동할 줄 아는 가벼운 엉덩히, 그리고 튼튼한 다리, 친구의 손을 잡아주고 어깨를 다독일 수 있는 손을 가져야겠죠?”라고 취지를 알려주었고, 아이들은 힘찬 목소리로 답했다.

서울 목운초등학교 파워브레인 수업시간 (위) 뇌교육 명상을 하는 아이들. (아래) 손 안에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을 친구와 주고 받는 명상을 하는 아이들. [사진=김민석 기자]
서울 목운초등학교 파워브레인 수업시간 (위) 뇌교육 명상을 하는 아이들. (아래) 손 안에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을 친구와 주고 받는 명상을 하는 아이들. [사진=김민석 기자]

신나는 댄스로 활기를 찾은 아이들은 팔굽혀 펴기와 아랫배 힘으로 버티기, 균형잡기 등 동작을 해나가며 자신의 체력과 유연도를 기록해나갔다. 장난 끼가 발동한 아이들도 어느새 집중했고, 진지하게 끝까지 해내며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아이들도 있었다.

이어서 아이들은 차분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허리를 바로 세우고 명상을 했다. 평온한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자신에게 집중한 아이들은 손 안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을 친구들과 주고받는 명상도 했다.

수업을 마친 박수현 양은 “답답한 가슴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시원해요. 작년부터 명상을 배웠는데 학원을 늦게 마치고 힘들 때 명상을 하면 기분이 좋아져요.”라고 했고, 임성준 학생은 “파워브레인수업을 함께 하면서 친구들과 관계가 좋아졌어요. 제 자신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실수 OK'를 할 수 있게 된 게 좋아요. 전 홍익리더가 되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목운초등학교 파워브레인 수업을 마친 4학년 3반 박수현 양, 임성준 군, 전민준 군, 김수연 양. [사진=김민석 기자]
목운초등학교 파워브레인 수업을 마친 4학년 3반 박수현 양, 임성준 군, 전민준 군, 김수연 양. [사진=김민석 기자]

전민준 군은 “놀이도 하고 몸을 많이 쓰니까 기분이 좋아요. 저에게 이렇게 힘이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공부할 때 집중력도 좋아졌고요. 파워브레인수업을 해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또한 김수연 양은 “전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약했는데 지금은 힘이 커진 것 같아요. 남동생이 장난치면 금방 화를 냈는데 이제는 화를 낼 것인지 한번 생각하고 결정해요. 오늘 버티기 동작을 할 때 다리가 내려가려고 떨렸을 때 호흡을 하고 집중하니까 끝까지 할 수 있었어요.”라고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박수인 브레인트레이너는 “몸과 마음, 뇌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 시절에는 좋은 습관, 시냅스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자기 삶의 주인은 자신이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도전하면서 실수와 실패의 과정을 이겨내고 성숙한 삶의 주인이 되는 게 목적이죠. 끼가 참 많은 아이들인데 발산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더군요. 바른 자세 만들기, 큰 소리로 구호하기, 친절하게 대화하기, 끼를 살려주기 등 아이들에게 행복한 순간을 많이 만들어주는 체험을 위주로 진행합니다.”라고 파워브레인 수업과정의 취지를 전했다.

서울 목운초등학교 4학년 파워브레인수업과 국학기공동아리 활동을 지도하는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박수인  국학기공 강사. [사진=김민석 기자]
서울 목운초등학교 4학년 파워브레인수업과 국학기공동아리 활동을 지도하는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박수인 국학기공 강사. [사진=김민석 기자]

목운초등학교 김경훈 체육정보부장은 “우리 학교는 전교생 1,700명으로 학생이 많은데 비해 운동장이 좁아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한 편입니다. 그리고 미세먼지로 인해 야외수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죠. 지난해 파워브레인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작은 공간에서도 몸을 마음껏 쓰면서 활기차게 변화했습니다.”라고 했다.

오후에는 진행된 국학기공 동아리 수업에는 각 학년에서 신청한 학생들이 모였다. 오는 4월 20일 서울시장기 국학기공대회 출전을 앞두고 자신의 동작을 찍은 영상을 통해 장단점과 문제점을 확인한 아이들은 기공 동작을 한 동작씩 연습했다. 수업 초반 산만하던 아이들은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며 구슬땀을 흘렸다.

방과후 수업으로 국학기공동아리 활동에 참여한 목운초등학교 학생들이 오는 4월 20일 서울국학기공협회장배 대회 출전을 앞두고 기공수련을 하는 모습. [사진=김민석 기자]
방과후 수업으로 국학기공동아리 활동에 참여한 목운초등학교 학생들이 오는 4월 20일 서울국학기공협회장배 대회 출전을 앞두고 기공수련을 하는 모습. [사진=김민석 기자]

한 다리로 균형을 잡고 날개를 펴는 독수리 자세를 멋지게 해낸 윤지민(초5) 양은 “운동을 못하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달리기도 잘하고 체력측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요. 마음이 편안하고 화를 다스릴 줄 아니까 언니하고도 잘 싸우지 않죠. 전에는 까칠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은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요. 수업시간에 집중도 잘해서 성적도 좋아지고 성격도 좋아졌다고 부모님이 잘 하라고 칭찬하세요.”라고 했다.

5학년 김명욱 군은 “3학년 2학기 때부터 2년 반 정도 국학기공을 했어요. 하고 나서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자신감, 사교성이 많이 생겼어요. 작년 국학기공대회때 선생님들이 1등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지만 욕심이 났어요. 막상 무대에서 2~3번 틀려서 민망했는데 그래도 단체전을 마치고 나니 뿌듯했어요.”라고 했다. 김명욱 군은 올해 입학식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홍익리더로서 실천해보겠다는 자신감으로 학생회장 선거에 나가 선출되었다. 오는 서울시장기 국학기공대회때 개인전에 출전한다.

목운초등학교 국학기공 동아리 활동에 참가한  5학년 윤지민 양, 김명욱 군, 유상우 군, 4학년 최지안 양. [사진=김민석 기자]
목운초등학교 국학기공 동아리 활동에 참가한 5학년 윤지민 양, 김명욱 군, 유상우 군, 4학년 최지안 양. [사진=김민석 기자]

5학년 유상우 군은 “집중력이 커지니까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어요. 태극기공을 배울 때가 제일 재미있었고 대회에 출전하는 게 쉽지는 않은데 하고나면 제 자신이 자랑스러워요.”라고 했고, 4학년 최지안 양은 “제가 산만했는데 집중을 잘하고 시험 때도 명상을 하면 걱적이 없어져요. 전에 엄마가 자세가 안 좋다고 병원에 가자고 했는데 국학기공동아리하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고 실제로 좋아졌어요.”라며 대회 출전에 대한 기대로 설렌다고 했다.

학생들을 위해 지난 3월 실내체육실 ‘하늘채’를 마련한 박인화 교장은 “우리 교육이 지식교육에 치우쳐 있습니다. 몸과 마음, 지식공부가 지덕체 교육인데, 체력을 키우는 몸 공부와 인성을 키우는 마음공부가 되면 지식공부는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고 봅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서울 목운초등학교 박인화 교장선생님. [사진=김민석 기자]
서울 목운초등학교 박인화 교장선생님. [사진=김민석 기자]

박인화 교장은 “지금 전 세계에서 뇌의 비밀을 밝혀지는 추세이고 새로운 형태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뇌활용 행복교육을 하는 것이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발현시키는데 탁월하다고 느꼈어요. 얼마 전 중남미 엘살바도르 공교육을 바꾼 한국 뇌교육이 좋은 사례”라며 “다중지능 이론으로 보면 이제는 9번째 실존지능, 영성지능을 계발할 시기이기 때문에 뇌활용 교육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마음의 그릇을 키워 나에게 머무는 의식을 우리, 나라, 세계로 확장하는 게 필요하죠.”라고 했다.

박 교장은 “정적인 명상과 동적인 신체활동과 국학기공이 어우러진 파워브레인 수업을 이전 학교에서 도입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새로운 교육을 도입하는 것은 학교장의 의지뿐 아니라 학생들과 학부모, 선생님들의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재작년 10월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학기공 동아리를 만들어 먼저 적용했습니다. 양천구국학기공협회장배 대회, 서울시국학기공협회장배 대회 등에 출전하면서 학생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자긍심이 높았죠. 학부형님들은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참석했고 교사들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라고 했다.

박 교장은 파워브레인 수업과 국학기공 동아리에 참여한 이예서학생의 놀라운 변화 사례를 소개해주었다. “발달지연이 있어서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러웠죠. 박수인 강사님과 박연숙 담임선생님이 서울국학기공협회장배 대회에 그 아이도 함께 출전시키겠다고 하니 엄마는 친구들에게 민폐를 끼칠까봐 만류하고 주위 친구들도 예서를 위하는 마음에 말렸죠. 그런데 두 분 선생님이 설득해서 참가한 후 아이의 표정이 밝아졌고, 전에는 잘 알아듣지 못하게 웅얼거리던 아이가 발음을 정확하게 의사표현을 하고 교유관계가 매우 좋아졌습니다. 부모님이 감동해서 학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오셔서 봉사활동을 해주시죠.”

학부모 정연봉 씨는
학부모 정연봉 씨는 "딸이 발달지연이 있어 저도 자신이 없었는데, 강사님이 아이의 가능성을 가지고 상담해주었어요. 딸이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변화해서 정말 기쁘다."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이날 오후 국학기공 동아리 수업 참석한 이예서 학생의 어머니 정연봉(39, 자영업) 씨는 “언니 예서(초5)가 작년부터 했고, 예린이(초4)가 올해 수업을 받았다. 예서가 말과 행동이 어눌하다보니 친구들과 하는 놀이에서 늘 빠지고 소심했는데, 이제는 언제든지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로 변화했어요.”라고 했다.

그는 “제 아이의 가능성에 대해 저도 자신감이 없었는데, 박수인 강사님이 아이 뿐만 아니라 제게도 인생 멘토처럼 상담을 해주고 이끌어주었습니다. 따뜻하게 설명도 잘해주고 아이의 가능성을 가지고 상담해주어서 감사했어요. 제게는 큰 복이었죠.”라며 “인천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 오늘 아이들이 마지막 수업을 받았어요. 동생 예린이는 너무나 아쉬웠는지 다음 달에 열리는 대회에 나가는 꿈까지 꿨다고 하더군요. 파워브레인수업과 국학기공 동아리가 다른 지역에도 널리 퍼져나가서 아이들이 같은 수업을 받았으면 합니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박 교장은 “요즘 교육에서 핵심역량만 강조하지 핵심가치를 잊는 것 같습니다. 존재의 핵심가치를 알고 진정성 있는 리더, 주인이 되는 교육이 중요하죠. 핵심은 자존감을 높이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의 원인을 살펴보면 가해학생이나 피해학생이나 자존감이 낮습니다. 자기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일깨워주는 교육법으로 파워브레인 수업과 국학기공이 유용하다고 봅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