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송삼초등학교(교장 공영숙)는 뇌활용행복(모델)학교이다. 지난 10월 11일 오후 학교를 방문하니 교문 위에서 ‘뇌활용행복학교 송삼초등학교’라는 펼침막이 반긴다. 학교 앞으로 익어가는 벼가 황금물결을 이루고, 학교 주변 숲에는 단풍이 들어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운동장 놀이터에서 사이좋게 그네를 타던 4~5명 아이들이 기자를 보고 “안녕하세요?” 인사한다. 아이들이 밝은 얼굴로 먼저 다가온다.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송삼초등학교는 뇌활용행복(모델)학교로 교사, 학생, 학부모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송삼초등학교는 뇌활용행복(모델)학교로 교사, 학생, 학부모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교실로 들어가는 현관 안에 옆으로 학생들의 활동상이 사진과 함께 적혀 있다. "우리 송삼초등학교 전 교직원은 학생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교육’, 학부모에게는 ‘기쁨을 주고 신뢰받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교육 전문(前文)에서 송삼초등학교의 교육방향을 알 수 있다. 학부모는 첫 번째가 '자녀를 자주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는 뇌활용행복학교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한다. 뇌활용행복학교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교육의 주체로서 행복한 교육을 만들기 위해서 인성을 기반으로 한 뇌가 가진 무한한 가치를 개발하고 뇌를 활용하여 교사 학생 학부모가 모두 행복해지는 학교이다.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아 지식 중심 교육보다는 감성 중심의 ‘인성 기반 두뇌 계발 교육’을 하고, 미래 지식정보화 시대를 대비해 학생 두뇌 성향 및 기제를 고려한 개별 맞춤형 진로, 인성, 학습 능력을 향상하는 교육을 한다.

송삼초등학교는 지난해 뇌활용행복(모델)학교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교직원과 교육과정 워크숍을 통해 많은 논의 끝에 올 3월 교과과정에 맨발걷기, 뇌체조, 명상 등을 도입했다. 뇌활용행복(모델)학교 프로그램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인성교육연구원의 지원을 받았다.

송삼초등학교 박정자 부장교사는 “뇌활용행복(모델)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교사연수, 학부모 연수, 학생연수, 진로인성캠프, 가족힐링캠프 등을 시행하였다. 스스로 효과를 체험한 후 도입했다. 가족힐링캠프에서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해하니까 학부모의 만족도로 높았다. 학부모들이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송삼초등학교 교사와 아이들이 신체활동으로 운동장에서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송삼초등학교 교사와 아이들이 신체활동으로 운동장에서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학생들이 아침 학교에 등교하여 맨발 걷기를 하고, 중간놀이 시간 20분 동안 맨발 걷기를 한다. 교사들도 학생들과 함께한다. 교실에서는 수업 첫 시간에 뇌체조와 명상을 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더 하기도 한다.

박정자 부장교사는 “올 3월부터 해보니 학급에서 얼마나 꾸준히 뇌체조와 명상을 하느냐가 중요했다. 교과과정에 포함한 것도 그런 이유이다. 꾸준히 한 학급에서는 학생들의 변화가 크다.”고 했다.

이날 중간놀이 시간에 전교생이 운동장으로 나와 맨발로 걸었다. 출장에서 돌아온 공영숙 교장을 비롯해 모든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맨발로 운동장을 걸었다. 아이들은 술래잡기를 하듯 달려 다니기도 하고, 삼삼오오 친구들과 함께 줄을 지어 걷거나, 선생님과 나란히 걷기도 했다. 운동장 주변에는 나무에서 떨어진 상수리가 굴러다녔다.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하였다.

맨발걷기가 끝나고 아이들은 강당에 모였다. 교실에서 하는 뇌체조와 명상을 오늘은 강당에 모여 함께하기로 했다. 박정자 부장교사가 뇌체조와 명상을 지도했다. 2명씩을 짝을 지어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는 게임을 시작하자 아이들은 금세 집중한다. 몇 차례 박수게임을 한 후 뇌체조를 하고 스스로 자신을 칭찬하는 자기 칭찬을 한다. 이어 명상에 들어간다. 박정자 부장교사는 명상음악을 들려주며 아이들이 몸에서 집중할 곳을 말해준다. 자기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지는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껴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정자 교사는 “OO야! 사랑해. 자기 이름 세 번 부르고 사랑해라고 말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눈을 뜬 아이들이 몰라보게 차분해졌다. “편안해졌어요.”“머리가 맑아요.” 박정자 교사가 느낌을 물으니 아이들이 대답한다.

송삼초등학교 박정자 부장교사는 뇌활용행복(모델)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한 후로 학생들이 건강해지고 밝아졌다고 말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송삼초등학교 박정자 부장교사는 뇌활용행복(모델)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한 후로 학생들이 건강해지고 밝아졌다고 말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맨발걷기와 명상을 한 후 6학년 최가온 군은 “맨발걷기를 하여 체력이 좋아졌다. 명상을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지금 공부하면 공부가 엄청 잘 될 것 같다. 오늘 조금 졸렸는데, 재미있었다”고 했다. 최 군은 맨발걷기와 명상을 계속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자 부장교사는 뇌활용행복(모델)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한 후로 수업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몸도 건강해지고 즐거워한다. 집중도 잘하고 수업분위기도 좋아졌다. 3~5분 명상을 하게 하면 금방 차분해진다. 아이들이 중간놀이를 더 하고 싶어 한다. 내년에는 30분으로 늘리려고 한다.”

교장실에서 공영숙 교장에게 뇌활용행복(모델)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 배경을 물었다. 통상의 교장실과는 다르게 '교육상담실’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고, 실내에는 크고 긴 회의용 탁자를 놓았다. 공영숙 교장이 직접 차를 내놓으며 “교장실이 아니라 회의실, 상담실, 아이들의 방앗간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카페에 온 느낌이었다.

송삼초등학교 학생들이 박정자 부장교사의 지도로 명상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명상을 하면서 차분해지고 집중력이 좋아졌다. [사진=김경아 기자]
송삼초등학교 학생들이 박정자 부장교사의 지도로 명상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명상을 하면서 차분해지고 집중력이 좋아졌다. [사진=김경아 기자]

벽에는 송삼교육의 약속이 게시되어 있다. 학생의 약속, 교사의 약속, 학부모의 약속을 각각 서로 협의하여 정했다고 한다. 학부모의 약속은 1. 인성교육에 동참하는 학부모가 되겠습니다. 2. 공감하고 경청하는 학부모가 되겠습니다. 3. 아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학부모가 되겠습니다.로 되어 있다. 학교와 가정이 함께하는 송삼초등학교 교육이다.

2017년 3월에 송삼초등학교에 부임한 공영숙 교장은 무엇보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그 전에 안양에서 근무할 때부터 참여한 지구인교사학교의 뇌활용 프로그램 연수에 계속 참여했다. “뇌활용 프로그램도 좋았는데, 전국에서 참여한 선생님들 마인드에 존경심이 들었다. 다 훌륭했다. 이런 선생님들만 있으면 대한민국의 교육이 절로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뇌활용 프로그램을 한 선생님들은 소통이 잘 되어 교사가 행복했다.”

공영숙 교장은 자발적 도입을 위해 뇌활용프로그램을 일부 교사들에게 소개하며 서서히 체험하도록 했다. 공영숙 교장이 지난해 혼자서 맨발걷기를 시작하여 이를 본 교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유치원생들이 적극 참여했다. 올해 뇌활용행복(모델)학교 프로그램을 교과과정에 도입하게 되기까지 박정자 부장교사가 큰 역할을 했다며 교감, 행정실장, 교사 등 모두 훌륭하다고 공 교장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 교장은 “뇌활용행복(모델)학교 프로그램을 선생님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론으로 알아서 도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몸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뇌활용행복(모델)학교는 생활교육이고 꾸준한 실천교육이다. 해보면 좋다는 것을 몸이 느낀다. 몸이 말을 한다”고 말했다. 공 교장은 100일 맨발걷기 목표를 세워 82일째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고 보여주었다.

송삼초등학교 공영숙 교장은 뇌교육을 만난 것이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송삼초등학교 공영숙 교장은 뇌교육을 만난 것이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뇌활용행복(모델)학교 프로그램 도입 후 학생들의 변화를 공 교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에는 복도에서 제멋대로 뛰는 학생, 서로 곱지 않은 언어로 상처 주는 친구들이 있었다. 올해는 그런 것이 사라졌다. 나도 학급수업을 꼭 들어가는데 지난해에는 앉아 있지도 못했던 학생들이 올해는 차분히 앉아서 공부를 한다. 큰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서 와서는 적응을 잘 한다. 우리 학교 최고라고 한다. 뇌활용행복(모델)학교는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송삼초등학교 학생들은 얼굴이 밝고 즐거워했다. 공영숙 교장은 “지금 즐거워야 한다. 지금 아이들이 즐거워야 하고 싶은 것도 찾고 꿈도 찾는다. 제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제가 행복하니까, 그게 선생님들에게 고스란히 간다. 선생님이 행복해야 아이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 그런 학교를 만들고 싶다. 이런 활동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영숙 교장은 송삼초등학교를 모두 부러워하는 미래형학교로 만들 꿈에 부풀어 있다. 송삼초등학교는 작년에 공간재구조화 대상학교로 선정되어 그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놀이터를 교실 가까이 하여 아이들이 쉽게 뛰어 놀 수 있도록 하고, 마을도서관을 만들어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도록 하고, 나무도 다듬고 텃밭을 가꾸어 자연친화적인 학교로 만들 예정이다. 공 교장은 이런 과정에서 항상 긍정의 마음으로 늘 될 것만 생각했다. 박정자 부장교사는 옆에서 "교장 선생님은 긍정의 에너다이저"라고 말했다.

공 교장은 평화로운 학교를 강조했다. “아이들의 뇌가 평화로워야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 제가 뇌교육을 만난 것이 행복하고 감사하다. 아마 아이들에게 뭔가 하라는 소임인 것 같다.”

인터뷰가 끝나고 학부모가 학교를 보고 싶다는 전갈이 오자, 공 교장은 쌍수를 들고 반기며 서둘러 맞이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