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종합시장 한가운데 단돈 1천 원에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바로 ‘기운차림식당.’ 사단법인 기운차림봉사단 인천지부(단장 엄지현)가 운영하는 곳으로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문을 연다. 지난 14일, 기운차림식당 인천 부평점을 찾아 그곳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왔다.

시장 안쪽에 자리잡아 시장 상인들과 장을 보러 오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 유명하다. 때로는 멀리서도 오는 어르신들도 종종 보인다.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이날 반찬으로 나온 콩나물무침과 멸치볶음, 김치와 된장국을 받아들며 봉사자들과 기분 좋게 인사한다.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기운차림식당에서 손님들이 1천원에 제공되는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기운차림식당에서 손님들이 1천원에 제공되는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시장에 올 때마다 기운차림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한옥현(69세) 씨는 “맛도 좋고, 자원봉사자도 착하다. 시장 근처만 오면 이곳이 생각나 자꾸 들러 밥을 먹는다. 시장에 와서 이발하고, 장도 보면서 밥까지 먹고 가게 된다.”며 기운차림식당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식당에는 80여 명이 방문해 점심식사를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날 식당에는 80여 명이 방문해 점심식사를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한 끼에 1천 원이지만 지역사회에서도 기부가 이루어진다. 기운차림식당 부평점은 현재 이 자리에서 9년 동안 매일 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였는데, 부평4동주민센터와 부평구청으로부터 매달 식재료를 후원받는다. 

기운차림봉사단 인천지부 엄지현 단장은 “10년 가까이 같은 곳에서 매일 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후원을 하려고 한다. 초창기에는 꽤 힘들었지만, 지금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히며 "주변 식당을 고려해 하루 100분까지 모시는 데, 오늘은 80여 분이 오셨다."고 했다. 

지난 14일, 기운차림식당에서 손님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기운차림봉사단 회원들. 왼쪽부터 이경진 회원, 한송이 사무국장, 오나경 실장, 엄지현 단장, 김양미 부실장, 공유남 회원. [사진=김경아 기자]
지난 14일, 기운차림식당에서 손님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기운차림봉사단 회원들. 왼쪽부터 이경진 회원, 한송이 사무국장, 오나경 실장, 엄지현 단장, 김양미 부실장, 공유남 회원. [사진=김경아 기자]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들도 종종 기부한다. 1천 원에서 1만 원까지 다양하게 기부하고, 때로는 쌀이나, 채소 등 식재료를 후원하기도 한다. 이날 박정용(68세) 씨는 식사를 마치고 딸기 한 바구니를 슬며시 내놓고 나갔다. 

그는 “우연히 지나가다가 식당을 발견하고 처음 오게 되었는데 한 끼에 1천 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맛도 좋고 위생이 철저하다. 혼자 지내다보니 밥을 잘 챙겨먹지 않는데 이곳에 오면서 매일 점심시간마다 식사를 하고 간다.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어 딸기를 기부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기운차림식당에 방문한 박정용 어르신이 기부한 딸기. [사진=김경아 기자]
지난 14일, 기운차림식당을 방문한 박정용 어르신이 기부한 딸기. [사진=김경아 기자]

손님들에게 맛있는 반찬을 제공하는 오나경 실장은 “솜씨가 좋은 편도 아니고 집에서 하던 대로 하는데, 다들 맛있게 드시고 '잘 먹었다'고 하실 때 뿌듯하다”며 “가끔 손님들이 후원을 해주실 때마다 기적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기운차림봉사단(단장 남상찬)은 세상을 두루 이롭게 하는 홍익의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단체이다. 소외계층을 위한 기운차림식당 운영 및 쌀, 반찬 나누기, 겨울캠페인, 어버이날 및 명절 효 잔치, 봉사문화 캠페인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