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는 태극기를 마음껏 휘날리자
6월에는 태극기를 마음껏 휘날리자
  • 장영주 국학원 상임고문
  • spiritpr@naver.com
  • 승인 2017.05.2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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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의 국학칼럼

계절의 여왕이자 가정의 달인 5월이 지나고 봄의 끝자락인 6월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은 나라를 보호하고 보훈은 충성의 공훈에 보답하는 것이다. 그 뜨거운 충성을 높이 들어 기리는 날이 현충일이다. 현충일이 6월 6일로 지정된 것은 보리가 익고 모내기가 새로 시작되는 날인 ‘망종(芒種)’을 기해 성묘를 하는 풍습과 무관하지 않다. 농경 사회에서는 “가장 좋은 날”인 만큼 마땅히 선열에 제사지내는 날이었다. 고려 현종 5년 6월 6일에 조정에서 장병의 유골을 집으로 보내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다. 1956년 현충일 제정은 당시 6·25동란과 역사상에 기록된 풍습을 고려해 그 해의 망종을 현충일로 정하였다.

​6월은 수많은 호국의 역사가 피로 기록된 달이다.

▲ 6·25 동란 중 중앙청의 태극기 게양 장면.

 

‘의병의 날’인 6월 1일은 1592년 홍의장군 곽재우가 정암진(鼎巖津)에서 임진왜란의 첫 승리를 거둔 날이다. 장군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채 열흘도 안 된 4월 22일, 고향 의령에서 의병을 일으켜 곧바로 승리함으로써 왜군의 전라도 점령 야욕을 분쇄하였다. 그러나 조선 최고의 명장 신립 장군이 이끄는 정규군은 6월 초(음 4월26일~28일) 충주의 탄금대 전투에서 전부 몰하여 천추의 한을 남긴다. 관군의 주력이 괴멸되었지만 의병이 전국에서 일어나 굳세게 저항하였다.

근세 조선말, 의병의 정신을 이어받은 전남 함평의 심남일(1871~1910) 의병장은 “아침에 적을 치고 저녁에 조국의 산에 묻히는 것"이 의병의 본뜻이라고 했다. 상해 임시정부 2대 대통령, 백암 박은식은 “나라는 멸할 수 있어도 의병은 멸할 수 없다. 의병은 우리 민족국가의 정수(精粹)이다.”라고 했다. 의병은 한민족의 국수(國粹)로서 대한민국은 의병의 정신을 이어온 나라이다. 1949년 6월 26일, 평생 독립운동하며 모든 것을 바친 김구 선생이 동란을 막고자 동분서주하다가 흉탄에 쓰러지셨다. 이듬해 6월 25일, 북한 김일성이 기습 남침하여 동족상잔이라는 세기의 비극을 벌여 지금에 이른다.

유·무명의 가슴 뜨거운 의사, 열사들이 한민족의 명을 잇기 위해 ‘부단히 자신의 생명을 바침’의 중심에는 우리의 태극기가 존재한다. 국기는 한 나라의 역사, 민족성, 소망이 담겨 있기에 가히 ‘나라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지구상의 모든 나라의 국기는 하나같이 해, 달, 별처럼 시각적 존재이거나 또는 평등, 자유, 독립 등 상대적 가치의 상징으로 일관되어 있다. 예컨대 캐나다의 국기는 중앙에는 나라 나무인 붉은 ‘단풍나무 잎’을, 양쪽의 붉은색은 대서양, 태평양을 뜻하여 그들의 넓고 청결한 국토를 의미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기에는 초록색의 바탕에 칼과 함께 “알라 외에는 신(神)이 없고, 무함마드는 예언자이다.”라는 《코란》 1절을 적었다. 사막 땅에서 초록은 생명의 색을 상징하고 생명을 부지하려면 ‘코란이냐 칼이냐’를 선택하라는 뜻처럼 느껴진다.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의 국기 또한 다섯 개의 별이 모인 ‘오성기(五星旗)’로 공산당의 정치 이념 달성을 위한 표상이다. 일본의 일장기는 자신들만이 태양의 후예라는 강력한 제국주의를 소망하고 있다. 북한은 건축 초에는 태극기를 국기로 삼다가, 곧 김일성의 지시로 지금의 붉은 별을 그린 인공기로 대신하였다.

 

우리 대한민국 태극기 중앙의 둥근 원은 하늘의 양기와 땅의 음기가 조화를 이루어 ‘하늘’, ‘땅’, ‘생명’이 온전히 ‘하나(一)’라는 뜻이다. 꼬리를 잇고 순환하는 붉은색과 푸른색은 물 에너지는 올라가고, 불 에너지는 내려오는 우주질서인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상징이다. ‘수승화강’이 단절되면 모든 생명은 소멸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우주의 원리가 도형으로 입력된 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태극기이다. 세계적인 소설가이자 신부인 ‘25시’의 작가 게오르규(1918~1992)는 존경스러운 시각으로 우리의 태극기를 보았다. “한국의 국기는 유일한 것으로 어느 나라 국기와도 닮지 않았다. 거기에는 세계 모든 철학이 요약돼 있다. 태극기는 멋지다. 거기에는 우주의 대질서, 인간의 조건과 생과 사의 모든 운명이 그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칼 세이건(1934~1996)은 천문학자답게 “별이 그려진 미국의 국기나 태양을 상징삼은 일본이나 대만의 국기, 그리고 반달을 그린 이슬람국가들의 그것에 비해 한국의 태극기는 우주 자체를 상징하는 것으로서 매우 특징적이며 나아가 태극기의 그런 상징성과 특징이야말로 세계주의적인 보편성을 지니는 것이다.” 라고 말하였다.

태극기를 통하여 ‘보이는 세상 너머의 보이지 않는 우주의 심오한 질서’를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 할 수 있음은 민족의 뛰어난 지혜를 증명한다. 유구하고 거룩하게 혈맥으로 전승되어온 우리의 철학과 역사와 문화를 스스로 귀하게 알고 그 은혜를 갚아야 할 것이다.

이번 6월은 새 대통령과 정부가 들어서고 첫 번째로 맞이하는 호국 보훈의 달이다. 위로는 선열들의 뜻을 잇고, 안으로는 국민 대통합을 위하여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우리의 태극기를 마음껏 휘날려 보자.

 

국학원 상임고문, 한민족 원로회의 원로 위원,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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