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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작뮤지컬 ‘단군왕검’제작으로 청춘을 홍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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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9  19:46:26
강나리 기자  |  heonjukk@naver.com

- ‘양아치’라 불리던 문제청소년, 인성 깨우는 콘텐츠 제작자로
- 창작뮤지컬 ‘단군왕검’ 기획, 문체부 ‘학교밖청소년문화예술지원사업’에 선정
-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기회를 얻다


청년들이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이라고 절망을 말하는 우리 사회를 ‘생명보다 이익이 우선시되는 인성이 무너진 사회’ ‘원칙이 무시되는 사회’ ‘나아갈 방향을 잃었다’고들 한다. 청년들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롤 모델을 심각한 담론이 아니라 신나게 뮤지컬을 즐기며 우리 역사에서 찾아보자는 청년들이 있다.

   
▲ 창작뮤지컬 '단군왕검'을 제작 기획하는 허재범 군(21세).

뮤지컬 ‘단군왕검’(가제) 제작을 처음 기획하고 제작팀을 이끄는 허재범 군(21)을 만났다. 재범 군은 공연을 만들고 대회에 출전하고 도전하는 것이 제 또래 친구들이 클럽 가서 밤새며 노는 것보다 더 즐겁게 노는 법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뮤지컬 제작 기획서를 작년 검정고시 준비 때 도움 받은 전라북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선생님에게 선보였다. 공감을 불러일으킨 그의 기획은 사업계획서로 만들어져 문화체육관광부 ‘학교밖청소년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사업지원금으로 뮤지컬 기획 제작 공연에 필요한 교육과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저는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5년간은 누가 봐도 ‘양아치’였어요. 방황하던 시절 체격이 좋다고 깡패조직에 스카우트되기도 했고 자퇴도 했었죠. 매일 담배 두 갑씩 피고 술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못 잤어요.” 그는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실제 자살시도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2년간의 경험이 자신의 인생을 180도 바꾸었다고.

방황하는 그를 보다 못해 아버지가 재작년 “1년간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실컷 도전해보는 학교에 가보라”고 권했다. 그곳이 고교 자유학년제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였다.

“초반에는 열심히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워크숍 때 벤자민학교 김나옥 교장선생님께서 ‘100% 에너지 쓰라’며 온 힘을 다해 자기선언 시범을 보였을 때 ‘진심이구나. 우리를 사랑한다.’는 심정이 느껴져 울컥 감동이 밀려왔어요. 그때부터 학교과정에 정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벤자민과정은 끊임없이 나를 바라보고 격려하며 도전할 수 있게 했어요.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고 인정받으며 자만심에 차면 스스로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기회도 주어지고.(웃음)”

그는 친구들과 ‘아련새길’이라는 공연팀을 만들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무대를 마련해 청소년의 꿈을 노래해 호응도 얻고 여러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 허재범 군은 자신이 제작할 뮤지컬 '단군왕검'에 인성을 깨우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고 밝혔다.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는 벤자민학교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더 큰 세상을 보고 자신의 진짜 가치를 찾도록 끊임없이 뇌 활용법을 배우고 직접 체험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달라졌어요. 전에는 내가 태어나서 살아갈 100년까지가 제가 보는 전부였다면, 지금은 우리가 지나온 역사, 앞으로 후손이 살아갈 미래까지 보게 되었어요. 제 또래가 희생되었던 세월호 문제 말고는 세상일들이 나와는 상관없었는데 이제는 관심을 갖게 되고 뭔가 내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벤자민학교는 나를 바꾸었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재범 군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인가.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방황하던 시절 유일한 위로가 되어준 것이 노래였어요. 살기위한 발버둥이었죠. 전 노래가 부르는 사람의 스피릿을 전하는 매개체가 된다고 생각해요. 아련새길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게 기뻤어요. 노래를 통해 누구나 사람들 안에 있는 소중한 마음을 깨우고 싶어요. 제가 경험한 것을 다른 사람도 할 수 있게 해야 이기적이지 않은 것이겠죠.(웃음)”

   
▲ 허재범 군은 뉴질랜드 명상여행을 통해 뮤지컬 '단군왕검' 제작에 대한 강렬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뮤지컬의 ‘단군왕검’을 창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작년 6월, 아버지와 뉴질랜드 명상여행을 가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지구시민운동가 이승헌 총장님이 지구시민으로 성장해 2020년까지 인성회복이 된 1억 명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지구와 인류가 나아가는 방향을 바꾸자는 비전을 들었을 때 나도 하고 싶다고 공감했죠. 그리고 명상을 했을 때 놀라운 경험을 했어요. 뇌 속에 뮤지컬 엔딩장면이 생생하게 펼쳐졌어요. 배우들의 연기, 무대와 분장, 관객들 표정까지 또렷했죠. 이것이 지구시민으로서 내가 해야 할 몫이라는 자각이 들어 장면 하나하나를 빠르게 스캔해서 입력했어요.”

왜 주제를 단군왕검과 고조선 시대에서 찾았나

“고조선은 인성이 회복된 사회의 롤 모델입니다.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인간완성을 최고의 가치로 하는 홍익인간 이념으로 2,000여 년을 이끌었어요. 그 동력은 47분의 단군이 지배하고 지시하는 통치자가 아니라 본인이 몸소 모범을 보여 주는 스승이었다는 점이죠.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제가 새롭게 찾은 리더의 모습은 직접 참여해서 이끌어주는 사람입니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만든 나라인지 역사인식과 홍익인간 정신을 깨어 인성을 회복한 대한민국을 다 함께 꿈꾸자고 하고 싶죠.”

뮤지컬 단군왕검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나.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취준생(취업준비생) 주인공과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단군왕검의 만남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입니다.”

뮤지컬 제작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벤자민학교 때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전국에서 참여해 제작팀을 꾸렸어요. 올해 영국 유학을 가는 육동현 군도 몇 달 미루겠다고 기꺼이 참여했죠. 지금 시나리오 팀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매주 월·수·금요일 밤에 화상회의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주말에 만나 연극분석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역사고증에 대한 조언을 받고자 ‘(사)우리역사바로알기’ 허필열 사무총장님도 만나 도움도 받았고, 멘토를 소개받아 찾아가며 내실을 다져가고 있습니다.”

   
▲ 뮤지컬 단군왕검 제작팀 허재범 군과 방다현 양(왼쪽 편)은 지난 24일 고조선시대의 역사적 고증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사단법인 우리역사바로알기 사무실을 찾아 허필열 사무국장과 송시내 교육국장을 만났다.

무모할 만큼 용감하다. 앞으로 진행되는 계획은.

“우리는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가며 멘토를 찾아 배우고 일을 이뤄나가며 즐기는 것을 벤자민학교에서 체험했어요. 크라우드 펀딩을 4월부터 전개하고 4월~5월 중에 오디션으로 배우를 섭외할 계획입니다. 기존 연극배우나 경력이 없는 청소년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놓을 겁니다. 10월까지 배우와 스텝 연습을 해서 11월 첫 공연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벤자민학교 졸업 후에는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하다.

“2월에 벤자민학교를 졸업하고 청춘노래자랑(딜라이브 TV)이나 각종 축제, 오디션대회에 나가 수상도 했고, ‘더 테너’의 주인공인 배재철 교수님을 소개받아 3개월간 성악도 공부했어요. 한 달 만에 발성이 제대로 나온다고 ‘정말 열심히 했구나’ 칭찬도 받았죠. 벤자민학교 다닐 때 PDCA(Plan-Do-Check-Action)를 연습한 덕분이죠. 예전에는 한 목표를 향해 가다 수많은 곁가지로 빠질 때가 많았는데,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면서 ‘나 지금 어디쯤 가고 있나’ 점검해서 바로 행동해 길을 잃지 않고 가는 법을 배웠어요.

4월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진학도 생각해봤는데 저는 정해진 틀 안에서 배우는 것보다 몸으로 부딪혀서 깨지면서 제 음악을 만드는 것이 더 좋습니다. 꼭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때 가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검정고시 준비를 하면서 여러 일들이 있었다고.

“전북 꿈드림센터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했어요. 선생님들이 ‘노래 잘하는 재범이가 거리에서 학교밖 청소년들에게 꿈드림센터를 알리면 어떠냐?’고 해서 버스킹을 했는데 호응이 아주 좋았어요. 저 말고도 벤자민학교 학생들이 검정고시 준비 차 왔는데 꿈드림센터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다고 해요. 워낙 밝고 또래 입장에서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주고 실제 경험을 전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어요. 열심히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남달랐다며 꿈드림센터도 관심이 커져 벤자민학교 전북학습관과 MOU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 허재범 군(오른쪽)과 방다현 양(왼쪽)은 지난 3일 20대 청년을 위한 벤자민 갭이어에 입학했다. 이들은 올 한해 뮤지컬 '단군왕검'을 제작하며 청춘을 홍익하겠다고 했다.

올해 20대 청년들을 위한 벤자민갭이어를 입학한 이유는.

“졸업하고 각종 대회에도 출전하고 경험과 나름 스펙도 쌓았다고 할 수 있지만 아쉬움이 있었어요. 벤자민학교 때만큼 자신을 바라보고 중심을 잡아가는 의식이 성장하진 못했어요. 어느새 상, 성과 등에 매달리는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제게 더 훈련하고 성장할 기회를 만들고 싶어 입학했어요. 갭이어를 해보니 청소년 때와 또 다르게 청년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의식은 무한성장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연령대든 각 세대별로 의식성장할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본인이 꿈꾸는 미래 모습은 무엇인가.

“문화기획사업을 할 계획입니다. 기존 엔터테인먼트와는 다른 방향으로. 뮤지컬, 연극, 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 안에 있는 인성을 깨우는 콘텐츠를 확산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뉴질랜드 얼스빌리지의 지구시민학교 한 쪽에 제 손으로 직접 센터를 만들어 힐링아티스트들을 키워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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