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멀리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하고, 학부모는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 입니까?”

한 공익광고의 내용이다. 누구나 부모가 되고 싶지만 지금의 교육현실에서 학부모가 될 수밖에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아이에게 꿈을 찾을 1년의 기회를 주고자 자유학년제를 선택한 부모들이 있다.

 

▲ 지난 12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016학년도 면접전형에 참석한 김하늘 학생과 부모님.

지난 12일~13일, 고교 최초의 완전자유학년제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의 2016학년도 신입생 면접이 충남 천안 국학원에서 있었다.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면접을 보는 현장에 온 학부모와 학생을 만났다.

김근덕(51세, 사업) 씨는 2~3년 전만 해도 여느 학부모와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운동을 좋아하고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들 하늘(17세) 군이 컴퓨터와 TV에 빠져 게임만 한다고 컴퓨터를 부술 정도였다고.

"저는 계속 큰 소리치고 아이는 계속 상처받는 게 반복되었다.  이러다 아들과의 관계가 무너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바꿨다. 예전에는 공부 안 하는 아들, 게임만 하는 아들이라고 불평했는데, 휴대폰 속 이름도 ‘멋진 아들’로 바꾸고, 평소에 ‘멋진 아들’하고 부른다. 야단을 치지 않고 무조건 칭찬하는 쪽으로 제가 바뀌니까 아들도 대단히 많이 바뀌었다."

아들 하늘 군도 아버지와 대화가 잘 통하는 편이라고 했다.

아들과 함께 전국일주하는 벤자민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김근덕 씨는 지금의 교육 현실에 대해 “아이들이 교육받고 사회에 나와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데,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 다른 사람의 판단에 의한 삶을 강요받는 것이 싫었다. 나까지는 그렇게 살았지만 아이만큼은 그 틀에서 벗어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시간을 주고 싶었다.”며 “공교육도 자기 꿈을 찾고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인성교육 쪽으로 가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김근덕 씨는 "벤자민학교에서 아이가 시간 관리하는 것을 배웠으면 한다. 아들에게 온전히 1년이라는 자기만의 시간을 주어졌는데 처음에는 쉽지 않아도 학교생활을 하면서 많이 배울 것 같다. 벤자민 학교설명회와 인성영재캠프에 참가해서 2기 학생들이 제일 많이 변한 것이 자기가 시간관리하면서 본인들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고 이야기했는데 우리 아이도 여기서 변화될 수 있겠다. 벤자민 학생들의 발표하는 모습이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아들이 1년을 잘 관리하면 앞으로의 인생도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교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아버지는 벤자민학교의 과정 중에 하나로 자신만의 기획으로 실천하는 ‘벤자민 프로젝트’로 “아들이 좋다고만 하면 함께 제주도부터 우리나라 전국일주를 하고 싶다.”고 했다.

▲ 생애 첫 면접을 마친 김하늘 군과 함께 참석한 아버지 김근덕씨, 어머니 이미자씨

교실에서 무기력했던 나를 놓고 진지하게 꿈을 찾아가고 싶다

축구, 배구, 배드민턴 등 운동을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하는 김하늘 군은 “쉬는 시간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 같았죠. 수업시간에 진도를 따라가기가 힘들어도 잘하는 친구들이랑 수준차이가 나니 손을 들어 물을 수가 없었어요. 반에 30명 정도 있는데 잘하는 친구들 중심으로 진도가 나가니까 나머지 친구들은 엎드려 자거나 책조차 펴지 않는 아이들이 많았죠. 저는 책을 펴놓고 멍하니 있으면서 무기력했어요.”고 학교생활을 표현했다.

김 군은 “어머니가 벤자민학교를 알려줘서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나도 1년 동안 바뀔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진지하게 내 꿈을 고민해볼 기회죠.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열심히 노력할 겁니다. 우선 몸부터 가볍게 살도 빼고 멋지게 바꾸고 싶어요. 목표를 가지고 태권도, 마라톤 등 운동을 해서 대회에 나가 상도 타고 싶어요.”라고 했다. 또한 “벤자민학교에서 두 분의 멘토를 만날 수 있다고 들었는데 한 분은 운동멘토, 또 한 분은 공부를 잘 가르쳐주시는 멘토를 만나고 싶어요. 공부도 안 해봤으니까 해 봐야죠”라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