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을 앓던 두훙이라는 중국의 60대 여류작가가 인체 냉동수술을 받았다고 18일(현지시각) 충칭만보 등이 보도했다. 두훙은 50년 후의 과학기술이 해동한 자신의 뇌와 신체를 결합해 생명을 부활시킬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고 한다. 지난 16일에는 자신의 뇌를 냉동 보관하고 죽은 미국 여성 암 환자 킴 수오지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수오지 역시 미래의 기술로 뇌를 전자화해 정신을 복원할 수 있기를 바랐다. 

평범치 않은 생의 마감, 이 두 여성은 무슨 연유로 특이한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정말 미래에서는 가능하리라 믿었던 것일까? 이들의 바람대로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인간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생명연장 너머 신의 성역인 생명부활을 꿈꾸기에 이르렀다.

그러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인류의 가장 큰 꿈은 '영원불멸의 삶'이 아닐까 싶다. 중국의 진시황이 영생을 위해 불로초를 찾아 헤맸듯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 또한 각종 건강식품과 의학기술에 의존하며 인생을 연장하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만약 인간이 소원대로 영원불멸의 삶을 산다면 정말 행복해질까? 주어진 물리적 시간을 온전히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낼 수 있을까? 행복은 시간의 길이에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이다. 인성을 회복해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이롭고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면, 생에 대한 집착과 미련없이 죽음을 편안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도 있다.

죽음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기도 한다. 죽음을 단순히 육체적 생명기능의 멈춤이라고 생각한다면, 인간의 가치는 육체에 국한된 존재로 축소됨과 동시에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그러나 죽음을 인생을 완성하는 종착지로 여긴다면, 좀 더 당당히 죽음을 향하여 인생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우리나라 고유의 선도(仙道) 문화인 ‘천화(天化, 하늘로 돌아감, 하늘과 하나됨)’ 사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삶과 죽음을 따로 보지 않았다. 그렇기에 죽음은 기피해야 할 대상이 아닌 삶의 일부로 즐겨야 할 대상이었다. 소위 요즘 유행하는 ‘웰빙(Well-being)-웰에이징(Well-ageing)-웰다잉(Well dying)'의 비결도 이처럼 생사의 문제를 꿰뚫어볼 줄 아는 지혜와 통찰력에 달린 것은 아닐까?
 

 

 

 

 

 

 

글. 이효선 기자 sunnim03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