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 만큼 어려운 질문 중 하나가 “왜 공부하는가?”가 아닐까 한다. 청소년 시절에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또 대학 시절에는 일생을 좌우할 수 있는 자격증을 따든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막상 사회생활을 시작해보면 공부란 끝이 없는 것임을 절감하게 된다.

요즘 신세대 직장인 용어 중 ‘샐러던트’란 말이 있다. 샐러리맨(salaried man)과 스튜던트(student)의 합성어로서 공부하는 직장인을 지칭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제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전문가 집단이랄 수 있는 의사, 변호사 등도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흐름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공부가 필수가 된 지 오래되었다.

▲ 내가 공부하는 이유 (이미지=걷는나무)

공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가정 주부들도 더 풍성한 인생을 위한 공부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은퇴 이후 인생 2막을 위해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버드대 조지 베일런트 교수의 <행복의 조건>이란 책에 보면 행복의 주요 조건 중 하나가 ‘평생 공부’라고 한다. 평생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이 행복도가 높다는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책 <내가 공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추천한다. 일본 메이지대학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저서인데 일본어 원제를 직역하면 ‘사람은 왜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가?’이다. 저자 스스로 꾸준히 공부하면서 깨달은 체험들과 공부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공부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지 등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필자에게는 공자와 소크라테스에게 배우자는 Chapter 3이 가슴에 많이 와 닿았다.

공자는 모두 다 알다시피 배움 그 자체를 즐긴 이로 알려졌고, 배움을 좋아하는 부분에서는 스스로 최고라고 자칭했던 이이다. <논어>의 첫 구절이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시작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질문을 통해 성찰을 유도하는 철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질문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생각하고 의심하고 다시 생각하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공부하는 과정을 통해서 내 생각을 가다듬고, 나만의 가치관과 인생관을 확고히 정립해 나간다면 더 풍요로운 인생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책의 후반부에 ‘최선을 다한 공부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거기에 90년대 중국의 탁구 스타 덩야핑의 스토리가 나온다. 덩야핑은 92년과 96년 올림픽 여자탁구 단식과 복식 2관왕을 2연패 하면서 ‘탁구 마녀’로 불린 세계적인 탁구 선수였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밖에 몰랐던 그녀가 선수 은퇴 후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더니 현재는 중국 인민일보 계열의 검색엔진사이트 ‘지커닷컴’의 CEO가 되었다고 한다. 놀라운 변신의 연속이다. 한 기자가 “탁구와 박사 학위, 그리고 비즈니스 가운데 무엇이 당신에게 가장 쉽고, 무엇이 가장 어려운 일인가?”라고 질문했더니 덩야핑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안 되는 일도 없다.”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공부한 사람만이 답할 수 있는 신념이 담긴 답변이라 생각한다. 무언가 변화를 원하면서도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기를 주저하는 독자라면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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