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언론 기사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에서 나라 걱정을 가장 많이 한다는 글을 읽었다. 정확한 기억인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70%에 육박하는 국민이 나라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 압도적인 비율이었다. 우리나라 국민들 대부분이 애국자이기에 나라의 앞날을 그렇게나 걱정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라의 앞날에 대한 우국충정으로 깊게 고민하고 작은 변화라도 이루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도 분명 있겠지만 대부분은 경제 여건이 나빠지면서 느껴지는 불안감에서 개인적인 걱정이 늘어만 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1989년 초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이미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 복수로 합격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 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건 아니었다. 면접은 비교적 까다롭게 진행이 되었지만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경제 호황기였기에 취업에 큰 어려움이 없었단 얘기다. 그런데 26년이 흐른 지금 필자의 연령대는 각 회사에서 말년에 접어들면서 정년 이후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세대가 되었다. 필자의 자녀 중 대학 졸업반인 딸은 구직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회 진출의 험난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26년 전의 필자와 비교해서 소위 말하는 ‘스펙’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좋은 데도 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오늘 소개하는 <장하준의 경제학강의>를 통해 함께 생각해볼 기회를 가져보자. 

 

인간은 경제 활동을 통하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들다. 고립된 산속이나 무인도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꿈꾸지 않는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경제 활동은 필수다. 그런데 우리는 경제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마냥 오르기만 할 줄 알았던 아파트를 무리하여 빚을 내서 샀다가 이자 부담으로 ‘하우스푸어’가 된 이야기, 자본시장의 꽃이라는 주식시장의 장기 불황으로 증권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이 구조 조정되었다는 이야기 등등 멀지 않은 주변에 흔히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불황의 그림자는 아주 넓고 깊게 퍼져 있는 듯하다. 상황이 이러니 대체 나라님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인, 관료들은 뭘 하는 사람들인지 개탄하는 소리가 나온다. 최근에는 이익을 많이 내는 대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든지 직원들 급여를 올리라는 정책 시행 여부가 논란이 된 바도 있다.

경제를 잘 이끌어간다는 것, 경제 상황을 잘 이해하고 대처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제는 국민 개개인도 진지한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주장이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요, 경제학은 원래 정치경제학으로 출발한 학문이라 정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주관적인 면이 많다고 한다. 따라서 개인들도 최소한의 관심과 노력으로 경제에 대한 안목을 기르고 전문가라 자칭하는 경제학자들의 언변에 넘어가지 말고, 당당히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쓰고 있다.

이 책은 경제학 전반의 역사부터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까지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서 고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경제학이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널리 인간이 이로워지려면 경제도 ‘홍익경제’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꿈꿔보며 이 책을 통해 함께 고민해보길 권하고 싶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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