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일지아트홀(서울 강남구)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1회 설립식 및 입학식이 열리는 가운데 학부모 대표 송숙영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이효선 기자)

공부 잘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은 숨길 수 없다. 명문고, 명문대 진학이 성공이라는 이유로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과외를 맡긴다. 학부모 중에는 이러한 현실이 아니라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은 아니냐고 말한다. 17살 큰딸 조민영 양을 둔 학부모 송숙영 씨(경기도 과천시)도 마찬가지였다.

송 씨는 3일 일지아트홀(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1회 설립식에서 학부모 대표로서 인사말을 했다.

“고교 3년 동안 야간자율학습을 하면서 학원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이 길밖에 없는 것인지 답답했어요. 그냥 죽었다 생각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참고 지내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깐요. 제 양심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러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알고 나서 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송 씨는 딸이 다녀온 1박 2일 캠프가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학교를 합격하고 선발캠프에 참석했어요. 다녀와서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생겼는지 자기가 크게 될 것 같다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확신을 얻었어요.”

▲ 3일 일지아트홀(서울 강남구)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1회 설립식 및 입학식에서 송숙영 씨가 학부모 대표로 인사말을 했다. 행사를 마치고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버지 조찬형 씨, 딸 조민영 양, 어머니 송숙영 씨.(사진=윤한주 기자)

5분 인사말을 마친 송 씨를 행사장 바깥에서 만났다. 이날 민영 양이 캠프를 다녀와서 책상이나 침대 등을 중고시장에 내다 판 일화가 궁금했다.

“민영이가 학교를 선택하면서 새롭게 태어나고 싶은 거 에요. 힘쓰지 말고 그냥 다녀오면 안 되겠니? 라고 말했지만, 지금 바뀌지 않으면 못 바꾼다고 하는 거죠.(웃음)”

다니고 있던 학교를 자퇴하거나 휴학해서 1년 동안 세상을 배우면서 인생을 설계하는 것은 멋있어 보인다. 그러나 쉬운 선택은 아니다. 이에 대해 민영이 아빠 역시 걱정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송 씨는 전했다.

“어떻게 자기 인생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학교만 다니는 것도 문제가 있는 거잖아요. 제가 (남편에게) 이야기했어요.”

송 씨는 결심했다. 딸에게 맡기자고. 딸의 선택을 존중해주자고. 그 선택이 오늘의 입학식 참석으로 이어졌다. 그녀의 바람은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딸의 모습이다. 이날 인사말에서 마지막을 남긴 말이다.

“우리 딸이 당당한 인성영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우리 딸 민영아. 너의 선택을 존중하고 너무나 사랑한다.”